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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9 우리는 왜 페이스북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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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 종사하는 제 중고등학교 친구나 대학동창들은 페이스북을 모릅니다. 영화 때문에 이름은 들어봤겠지만, 아마 접속해 본 적도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제가 페이스북 이야기를 하면 이렇게 묻습니다.

“그걸 왜 하는 거야?”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변이 궁색해집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페이스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열어보면서도 왜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입니다. 그냥 “너도 한 번 해봐. 해보면 알아”라고 답을 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우리는 왜 페이스북을 하는 걸까요?

IT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로저스(Michael Rogers)는 이 같은 질문에 흥미로운 해석을 내 놓습니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하는 것은 일종의 ‘그루밍(Grooming)’과 비슷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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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이란 동물이 자신이나 다른 동물을 쓰다듬고, 핥아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고양이가 스스로를 핥아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나 원숭이들이 서로 이를 잡아주고 털을 쓰다듬는 것입니다.

원숭이가 털을 쓰다듬는 이 행동은 관계를 확인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원숭이들은 “내가 너를 잘 보살피고 있다. 내가 너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그루밍으로 보여준다고 합니다.

로빈 던바라는 영국의 인류학자는 유인원들이 사회적으로 더 많은 그루밍을 하기 위해 언어가 탄생했다는 이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손으로 만져줌으로써 관심을 표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입니다. 반면 언어는 훨씬 효율적입니다. 즉 언어는 유인원들이 더 많은 다른 유인원에게 관심을 표하고, 부족간의 유대감을 키우기 위해 진화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이클 로저스는 유인원들의 그루밍이 언어로 진화된 것과 현대인들이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는 같다고 봅니다. 더 많은 사회적 그루밍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사회적 그루밍을 합니다.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연하장을 쓰고 가끔 안부 전화를 합니다. 우리가 인맥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이런 행동들은 원숭이들이 부족을 유지하기 위해 그루밍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전화와 편지, 연하장도 훌륭한 그루밍 도구이지만, 페이스북은 이런 것들보다 몇 배는 더 효율적인 사회적 그루밍입니다. 친구의 담벼락 글에 간단히 댓글을 달아준다거나 이마저도 귀찮을 땐 ‘좋아요’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관심을 표할 수 있습니다.

유인원들이 더 많은 그루밍을 위해 언어가 진화했다는 던바 박사의 주장을 적용하면, 사람들은 더 많은 사회적 그루밍을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평소에 전화나 연하장으로 관리하는 인맥이 10명 안팎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100명 이상씩 친구를 맺고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화, 연하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인 사회적 그루밍 도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덧) 다만 그루밍이 소통행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원숭이의 그루밍은 서로의 관계를 확인시켜주는 행동일 뿐, 의견이나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럼 페이스북은 사회적 그루밍을 넘어 소통의 역할까지 하고 있을까요?
2011/03/29 16:07 2011/03/29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