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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9 KT發, SW 산업 혁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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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KT가 소프트웨어(SW) 산업계에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SW 개발 용역에 대한 대가 기준을 헤드가운팅이 아닌 SW의 가치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또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유지보수요율도 12~20% 정도로 현실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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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의 가격은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투입됐느냐에 따라 결정돼 왔습니다. SW 개발 프로젝트가 발주되면, 초급 몇 명, 중급 몇 명, 고급 몇 명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얼마짜리 사업인지 결정됩니다.

때문에 불필요한 인력이라도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처럼 꾸며 프로젝트 규모를 키운다거나, 아니면 거꾸로 적은 인력이 필요한 것처럼 꾸며 제안 비용을 낮춰 수주하는 사례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반면 오늘 KT의 발표는 앞으로 투입된 개발자 머릿수가 아니라 SW의 비즈니스 가치에 따라 가격을 쳐 주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KT의 SW 개발 사업에서는 ‘가격이 공정한가’가 가장 큰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공정한 가격이란, KT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주는 SW는 비싸게 사고, 비즈니스에 별로 도움 안 되는 SW는 싸게 사는 것입니다”

KT BIT 추진단장 이재 상무의 말입니다.

뜻은 훌륭하지만 과연 비즈니스에 대한 SW의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SW 가격을 KT 마음대로 정한다는 불평불만만 커질 수도 있습니다.

대 부분의 SW 개발 프로젝트에 맨/먼쓰(Man/Month) 기준의 헤드카운팅(사람수에 따른 대가산정) 방식이 사용돼 온 이유는 ‘뒷말’과 ‘잡음’이 적기 때문입니다. 사람수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대가산정을 두고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SW 산업을 좀먹는 대표적 병폐로 꼽히고 있습니다. SW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힘쓰기보단 인력장사에 몰두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기여도’라는 모호한 기준은 SW 업계를 혼란스럽게 할 지도 모릅니다. 수백 명이 달라붙어 고생하며 개발한 시스템을 비즈니스에 별 도움이 안 됐다고 싸구려 취급하면 SW 개발사는 속 터질지도 모릅니다.

SW가 비즈니스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도 중요하지만, 이용하는 회사의 문화와 프로세스 등 비(非)IT적인 요소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에 대해 이재 상무는 “현재 합리적인 기준을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SW 가치를 평가할 전담조직을 만들어 가치를 산정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시험 삼아 몇 건 진행했고, 올해에도 두 세건 더 진행하면서 정형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의문은 있습니다. KT 비즈니스에 기여하는 가치는 크지 않지만 꼭 필요하고 개발에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기준이라면 이런 SW는 낮은 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 상무는 “당장 KT 비즈니스에 대한 기여도는 낮지만 가치가 있는 소프트웨어라면 M&A나 지분투자 등의 방법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아 울러 반가운 소식 중 하나는 국산 SW 유지보수 요율을 현실화 하겠다는 발표입니다. 유지보수 요율은 국산 업체들이 가장 차별받는 분야입니다. 오라클이나 SAP 같은 글로벌 기업에는 22%의 유지보수 요율을 쳐주면서, 국산 업체들은 낮으면 2~3%, 많아도 8% 정도의 요율을 적용 받습니다.

유지보수비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밑거름이기 때문에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SW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 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KT가 이런 정책을 도입한다고 해서 SW 예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 KT는 소프트웨어에 1년에 약 6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씁니다. 이 중 개발 프로젝트는 약 3000억 원입니다.

새로운 정책이 도입된다 해도 예산 규모는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쓰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지 쓸 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유지보수 요율도 높여주고, SW 제값주기도 한다는 데 어떻게 예산은 그대로일까요?

이 재 상무는 “가치기반으로 SW 값을 매기고, 유지보수 요율을 올려도 더 많은 예산이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현재 보면 유지보수가 제대로 안돼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낭비되는 예산도 않고, 완성된 소프트웨어의 재사용을 높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2011/09/29 15:01 2011/09/29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