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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DB분야의 중요 트랜드 두 개를 고르라면 ‘어플라이언스’ ‘인메모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트렌드는  DB 성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존의 DB관리시스템의 성능 향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나온 방안이 ‘어플라이언스’와 ‘인메모리’인 것입니다.

어플라이언스는 DB를 단순히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와 최적화 해서 공급하는 움직임입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오라클입니다.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썬의 하드웨어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공급하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오라클은 테라데이타나 네티자 등 데이터웨어하우스(DW) 업체들의 어플라이언스 전략을 OLTP용 DB에 적용했습니다.

인메모리는 SAP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SAP는 HANA라는 인메모리 기반의 DB 어플라이언스를 개발했습니다. 올해부터는  HANA 기반으로 작동되는 ERP 신제품도 출시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인메모리 DB기반의 ERP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가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플라이언스와 인메모리라는 두 축은 오라클과 SAP의 주요 경쟁포인트입니다.

오라클이 어플라이언스 기반의 DB를 개발하자, SAP는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 DB인 ‘HANA’로 맞섰고, 오라클은 다시 지난 해 하반기 ‘엑사데이터 인메모리 머신’이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SAP HANA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SAP의 ‘HANA’ 와 오라클의 ‘엑사데이터 인메모리 머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두 제품은 인메모리 기반의 어플라이언스라는 점에서는  유사한 듯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당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인메모에 대한 정의부터 다릅니다. SAP가 말하는 인메모리는 ‘메인 메모리’입니다. 즉 컴퓨터의 주기억 장치인 ‘램(DRAM)’을 말하는 것입니다. SAP는 모든 데이터를DRAM에 올려놓고 그 위에서 데이터를 처리합니다. 이 때문에 SAP HANA 어플라이언스는 DRAM 용량이 매우 큽니다.

물론 이는 성능향상을 위한 것입니다. 랜덤 엑세스 방식이기 때문에 DRAM은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또 보조기억장치와의 I/O가 없기 성능은 극대화 된다고 SAP 측은 강조합니다.

SAP 측은 “HANA를 도입하면 일반적으로 100~1000배 업무가 빨라지고, 어떤 경우에는 10만배 빨라지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DRAM은 휘발성 저장장치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장애로 서버가 재부팅 되면 DRAM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는 사라집니다. 기업의 핵심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DB가 데이터를 모두 잃어버린다면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 때문에 SAP HANA 어플라이언스에는 하드디스크 저장장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메모리 상의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데이터 백업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의 데이터를 메모리로 올려 처리하고 다시 디스크에 저장하는 반면, HANA 디스크는 데이터를 백업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반면 오라클의 엑사데이터 인메모리 머신에서 ‘인메모리’는 DRAM보다는 플래시메모리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데이터를 하드디스크가 아닌 플래시메모리에 저장해 데이터 스캔 속도를 향상시키자는 것이 오라클의 접근법입니다.

SAP가 “주기억장치에서 모든 것을 다하자”는 접근법이라면 오라클은 “보조기억장치의 성능을 극대화하자”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DB 소프트웨어도 두 회사는 다릅니다. SAP는 인메모리 컴퓨팅을 위한 DB를 별도로 개발했습니다. 반면 오라클은 기존의 오라클 DB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라클과 같은 전통적인 관계형 DB는 데이터 연산을 SAP 넷위버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 진행합니다. 반면 SAP  HANA는 이를 DB레이어에서 처리합니다.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는  처리 프로세스를 지시하고 결과값을 전송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오라클은 대신 특정 분야에 인메모리 전용의 DB를 투입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이미 타임스텐이라는 인메모리 전용의 DB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타임스탠은 오라클 엑사리틱스와 같은 어플라이언스 장비에 탑재돼 있습니다.

여기서 SAP와 오라클의 극명한 전략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SAP는 인메모리 전용 DB를 기업의 모든 업무에 활용하자는 접근이고, 오라클은 인메모리 전용 DB를 요소 기술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일반 업무에는 오라클 DB나 엑사데이터를 쓰되 성능의 극대화가 필요한 특정 요소 분야에 타임스텐을 쓰는 것입니다.

두 회사의 다른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2013/03/20 13:59 2013/03/20 13:59
글로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산업은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영역에 속했습니다. 기업들은 DBMS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서버와 스토리지에 연결해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DBMS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산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DBMS 라이선스와 서버, 스토리지를 각각 사서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하드웨어 박스를 사면 그 안에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들어있는 것입니다. 마치 각종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를 사듯 DBMS라는 하드웨어를 사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글로벌 IT 트렌드를 이끄는 공룡 기업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IBM은 지난 9일 ‘퓨어데이터시스템(PureData System)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IBM은 이미 DB2와 인포믹스라는 전통적인 DBMS 소프트웨어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새로운 제품을 표한 것입니다. 퓨어데이터시스템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서버와 스토리지, DBMS 소프트웨어 등이 통합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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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밀스 IBM 부사장은 이에 대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설계 단계에서 최적화하고, 전문가의 지식을 내장한 제품”이라며 “이를 통해 시스템 도입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운영 및 유지보수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21세기에 어울리는 베스트 패키지”라고 설명했습니다.

IBM의 이런 행보는 최대 경쟁자 오라클을 벤치마크 한 것입니다. 오라클은 지난 2008년 ‘엑사데이터’라는 이름으로 박스형 DB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라클 오픈월드에서는 인메모리 DB 기능까지 탑재한 엑사데이터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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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최강자 SAP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SAP는 100% 인메모리 기반의 DB박스인 SAP HANA를 개발했습니다. 다만 SAP는 자체적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HP 등과 같은 외부 하드웨어 업체와 함께 DB 박스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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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은 소비자 시장의 IT 트렌드가 기업용 IT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최적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 업체의 가치가 높아진 것입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스로를 “디바이스 회사”라고 정의하는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엑사데이타와 같은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애플의 아이폰 모델을 기업용 IT 시장에 반영한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앨리슨 회장은 고(故) 스티브잡스 애플 CEO와 오랜 친구 사이입니다.

앨리슨 회장은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2 도쿄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직한 이후 나와 산책을 함께 하면서 MS, 인텔, HP 등이 함께 만드는 PC의 세계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의사결정도 늦으며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회사가 소프트웨어도 만들고 하드웨어도 개발하고, 온라인 서비스도 다루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스티브잡스가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결과 애플의 시가총액은 50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애플은 MS나 HP보다 더 적은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훨씬 더 큰 업적을 이뤘다. 이것이 바로 오라클의 전략이다”

이런 오라클의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함에 따라 IBM, SAP와 같은 경쟁 회사들도 유사한 전략을 쓰게 된 것입니다.
2012/10/11 11:24 2012/10/11 11:24
지난 몇 년간 IT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뉴스는 뭐니뭐니해도 인수합병 소식입니다. 글로벌 IT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거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시장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은 IT트렌드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들이 이 변화에 맞춰 어떤 전략을 취하는지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회사는 IBM과 오라클, SAP 입니다.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을 주도하는 이 회사들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시장이 들썩거리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이 이 세 회사의 인수합병이 경쟁하듯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회사가 A라는 회사를 인수하면, 다른 두 회사는 지체 없이 A의 경쟁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3월 오라클이 33억달러를 들여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소프트웨어 업체 하이페리온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SAP는 그해 10월 67억8천만달러에 비즈니스오브젝트 인수의향을 밝혔습니다. IBM도 뒤지지 않고 바로 한 달 후 50억달러에 코그너스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인수 러시와 함께 BI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의 빅데이터 열풍도 BI와 무관치 않습니다. 기존 BI가 정형 데이터를 주로 분석했다면,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비정형∙스트리밍 데이터 등으로 확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커머스 시장도 세 업계의 인수경쟁은 계속됐습니다. SAP는 지난 해와 올해 B2B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 크로스게이트와 아리바를 인수했습니다. IBM은 스털링, 유니카를 인수했고, 오라클은 아트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가장 최근에는 인사관리솔루션 시장에서 인수 경쟁으로 불꽃이 튀었습니다. IBM은 며칠 전 13억달러에 인적자원관리 솔루현 업체 케넥사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오라클도 지난 2월 인적자원관리 솔루션 강화를 위해 ‘탈레오’를 19억달러에 인수키로 했고, SAP도 지난 해 12월 HR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석세스펙터를 3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인수전 결과 세 회사는 모든 영역에서 전방위적인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과거의 경우 DB는 오라클, 미들웨어는 IBM, 애플리케이션은 SAP 등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DB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았던 SAP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하고, HANA를 개발하면서 DB 시장에 뛰어들어 오라클과 IBM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은 하지 않겠다던 IBM도 지난 2~3년간 애플리케이션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IBM이 아직 ERP(전사적자원관리)는 없지만 인적자원관리(HR) 업체, 특정 산업용 애플리케이션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전방위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DB뿐 아니라 미들웨어와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결국 세 회사는 거의 모든 IT영역에서 부딪히는 형국이 됐습니다. 여기에 주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합쳐, 네 회사가 글로벌 IT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앞으로 10년 뒤엔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 이 네 개의 업체만 살아남아 있을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을 내 놓기도 합니다. 다소 과장된 시각이라고 해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산업의 이 4개의 회사 중심으로 수렴돼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 보입니다.
2012/08/30 11:07 2012/08/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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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프트웨어 업계가 세일즈포스닷컴 따라잡기에 한창입니다. 오라클, IBM, SAP 등 내로라하는 SW 업체들이 한참 후발주자이자, 규모도 훨씬 더 작은 세일즈포스닷컴의 경쟁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온라인 상에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선두 주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상징인 아마존이나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이 10억 달러(1조 2000억원) 정도인 반면, 세일즈포스닷컴은 2012년 매출 30억 달러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SW 기업들은 이미 전통적인 CRM 소프트웨어 시장을 상당부분 세일즈포스닷컴에 넘겨줬고,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다른 영역까지 세일즈포스닷컴에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최근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을 들여 세일즈포스닷컴의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한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현재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만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장기적으로 성장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세일즈포스닷컴에 따라잡힐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IBM은 지난 달 12일(미국시각) ‘스마터 커머스’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마케팅 및 세일즈 소프트웨어 업체인 디맨드텍(DemandTec)을 4억4000만 달러(한화 약 498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디맨트텍은 유통∙소매업자들을 위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로, 온라인 상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IBM보다 일주일 전에는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석세스팩터(SuccessFactors)라는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인수가는 무려 3조9000억 원입니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인사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9월에는 오라클이 1조7300억 원에 라잇나우(RightNow)라는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라잇나우는 제품 수요조사나 고객 서비스를 온라인 상에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오라클이 라잇나우를 인수한 것은 특히나 흥미롭습니다. 래리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그토록 비난하던 멀티-태넌시 기술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업체 중 하나가 바로 라잇나우이기 때문입니다. 멀티-테넌시는 하나의 소프트웨어와 DB를 여러 고객(기업)이 사용하는 모델로, 앨리슨 회장은 “멀티-테넌시는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나의 DB에 여러 기업의 데이터를 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앨리슨 회장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래리 엘리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멀티-테넌시 기반의 SaaS는 인기를 끌었고, 오라클도 결국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인수러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산업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보입니다. ‘빌려쓰는 소프트웨어’가 틈새가 아닌 대세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2012/01/03 10:08 2012/01/03 10:08
기업의 DB는 크게 운영DB(OLTP)과 분석DB(OLAP)으로 나뉩니다. 운영DB은 현재의 거래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용도이며, 분석 DB는 운영 DB로부터 데이터를 이관 받아 각종 통계를 내고 트렌드를 분석하는 데 사용됩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담당하는 시스템을 계정계와 정보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계정계는 창구∙온라인뱅킹∙ATM 등에서 일어난 거래를 처리하고, 정보계는 계정계 데이터를 끌어와서 각종 마케팅 및 전략 수립 이용할 수 있도록 분석합니다.

운영DB와 분석DB로 나누어 관리하는 이유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모든 업무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DB에서 트랜잭션 처리와 분석업무를 모두 할 경우 병목현상이 발생해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대폭 늦어질 것입니다. 만약 ATM에서 돈을 찾았는데, 두 시간 뒤에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처리된다면 엄청난 혼란이 일 것입니다.

이 가운데 운영DB와 분석DB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고 나선 용기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ERP(전사적자원관리)의 대가(大家) SA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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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는 메모리 기반의 DB 어플라이언스인 ‘HANA’라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이 구현된 DB와 서버, 스토리지가 통합된 어플라이언스 시스템으로, 모든 저장공간이 하드디스크가 아닌 메모리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HANA는 분석용 DB로 사용돼 왔습니다. 디스크 대신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는 읽는 시간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AP는 HANA를 단순 분석속도를 높여주는 DB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트랜잭션처리와 분석을 하나의 DB위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만큼 속도가 빠르다는 주장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분석용 DB는 열(컬럼, column)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지만, HANA는 컬럼 별로 읽을 수도 있고 행(로우, Row) 별로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까지 모두 하나의 DB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SAP측의 설명입니다.

SAP는 2012년까지 자사의 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인 비즈니스원과 클라우드 ERP에 이를 적용한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HANA SP3부터 자사의 분석 플랫폼인 넷위버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직 계획 단계에 불과하지만, 만약 SAP의 비전이 현실화 된다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 것입니다. 계정계와 정보계가 통합된다는 것은 업계의 일대 혁명입니다.

이는 더 이상 ETL(추출,변환,적재)이나 CDC(변화데이터캡처), 데이터웨어하우징과 같은 기술들이 필요 없게 됨을 의미합니다. 또 계정계에서 정보계로 데이터를 이전시키기 위한 모든 프로세스도 사라집니다.

하소 플래트너 SAP 창업자는 HANA에 대해 “기업 컴퓨팅 업계의 레볼루션이 될 것”이라고 자평합니다.

과연 SAP가 장담하는 이런 일이 현실화될지 궁금해집니다.
2011/11/16 10:49 2011/11/16 10:49
최근 포스코가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SAP) 시스템을 오라클에서 SAP로 교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포스코 ERP, SAP로 교체하나)
ERP 업계에서는 매우 깜짝 놀랄만한 소식입니다.
 
더구나 포스코의 오라클 기반 프로세스혁신(PI) 프로젝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ERP 업계에서 오라클이 현재의 위상을 차지하게 된 것도 포스코라는 성공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현재 오라클 ERP의 빅4 고객으로는 대한항공, 포스코, LG전자, KT가 손꼽힙니다. 이중 KT가 이미 오라클을 떠나 SAP 품에 안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만약 포스코까지 SAP를 선택한다면 나머지 기업들도 오라클 품에 남아있으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오라클에게 포스코란…

포스코는 지난 1999년 초 회사 업무 전반을 개혁하는 대형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오라클과 SAP 중에 어떤 패키지 솔루션을 사용할 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시 전체 정보시스템 구축 예산만 2000억 원에 달했던 어마어마한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ERP 도입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라클과 SAP가 사운을 걸고 포스코 PI 사업에 매달린 것은 당연했습니다. 오라클은 당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6개월간 합숙까지 하면서 수주전을 펼쳤습니다. 결국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오라클이 포스코 ERP 패키지 공급자로 선정됐으며, 한국오라클은 국내외에서 SAP의 경쟁상대로 급부상했습니다.

시스템 구축 작업은 수주보다 더욱 어려웠습니다. 당시 포스코가 도입한 오라클 ERP 제품인 ‘E비즈니스 스위트’는 시장에 막 출시된 최신 제품이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없어 아직 시장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포스코는 최신 기술을 과감하게 받아들였고, 시스템 구축 현황을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직접 보고받았을 정도로 오라클 본사에서도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 포스코가 정말 SAP를 선택할까

정말 포스코가 오라클을 버리고 SAP를 선택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포스코 현업 임원들이 오라클보다 SAP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ERP 시스템 교체에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막상 현실화 될 것인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지난 1999년 1기 PI프로젝트 당시 약 1년 6개월에 걸쳐 투입된 컨설턴트만 1300여명, 도입한 오라클의 제품만 40여개 모듈입니다. 이를 다 SAP로 교체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과 시간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오라클이 포스코의 SAP 선택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포스코에 자사 제품을 공짜로 주는 한이 있어도 SAP로 이동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본사 차원에서도 포스코는 매우 상징적인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ERP뿐 아니라 DB, 미들웨어, 서버 등 다양한 세계 정상급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KT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KT도 한국오라클의 빅4 ERP고객이었지만, 결국 SAP로 ERP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특히 당시 KT의 최고정보책임자(CIO)가 한국오라클 대표 출신이었음에도 한국오라클은 KT를 잃었습니다.
 
다만 KT의 경우 KTF와의 통합이라는 변수가 있었다는 점은 좀 다릅니다. KT는 오라클, KTF는 SAP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둘을 통합하면서 SAP를 선택한 것입니다.

현재 포스코가 오라클을 선택할 지 SAP를 선택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아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스코의 결정은 국내 ERP 업계와 철강업계를 들썩이게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2011/06/13 14:52 2011/06/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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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자원관리(ERP) 같은 기업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하드디스크가 아닌 메모리 상에서 구동되고, 기업의 모든 데이터가 메모리에 저장되는 것을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없습니다. SSD(Solid State Drive)가 최근 많이 확산됐지만, 그래도 SSD는 아주 빠른 속도가 필요한 일부에서만 사용돼 왔습니다. 아무리 하드웨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수십, 수백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SSD에 저장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는 벌써 이런 준비를 하고 있다는군요. ERP가 메모리에서 구동되고, 데이터가 메모리에 색인되는 시대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은 지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빨라질 것입니다.

SAP가 인-메모리에 올인하는 것은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의 속도만 올리겠다는 단순한 의도가 아닙니다. ERP 상에서 분석업무까지 처리하겠다는 야심입니다.

현재 기업들은 운용 데이터와 분석 데이터를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속도 때문입니다. 운용 DB에서 분석업무를 하다가는 분석은커녕 데이터 하나 입력하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때문에 데이터웨어하우스(DW)라는 데이터 창고에 데이터를 모아놓고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매출 예상이라든지, 남성고객 매출 추이 등의 분석 자료를 얻어 냅니다.

그러나 분석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실시간 데이터가 아닙니다. 운용 데이터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직접 꺼내 분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업들의 분석 업무는 언제나 어제의 데이터에 기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하루의 영업을 마감하고, 한 밤중에 그날 발생한 데이터를 DW에 쏟아 붓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서 어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일의 비즈니스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SAP가 인-메모리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실시간 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운용 DB에서 직접 분석을 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하드디스크와 달리 메모리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최상으로 튜닝된 DB가 하드디스크에서 돌아가는 것보다 그냥 메모리에서 별로 튜닝되지 않은 DB를 돌리는 것이 5배 이상 빠르다고 하고, 잘 튜닝 될 경우 100배 이상 속도에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이 같은 생각이 다소 망상 같지만, SAP는 이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 컴퓨팅과 함께 인메모리 컴퓨팅을 3대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막연하게 그림만 그리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SAP는 지난 해부터 실제로 관련 솔루션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SAP 비즈니스오브젝트 익스플로러’입니다. 이 솔루션은 기업 내에 산재한 정보를 검색해주는 일종의 검색엔진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검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한 내용을 기반으로 차트를 그려주는 등 분석업무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의류 기업의 임원이 ‘상반기 경기도 지역 매장 별 여성복 매출 현황’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결과가
시간별, 지역별 등으로 정리돼 차트로 보여지는 것입니다.

기존에 이 임원이 같은 차트를 얻으려면 이 임원은 IT부서에 전화해서 이러저러한 데이터가 필요하니 산출해 달라고 요청한 후 하루 이틀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IT부서 직원들은 가뜩이나 업무가 쌓여있는데, 이런 사소한 현업의 요구까지 들어주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여 갔습니다.

하지만 이 솔루션은 현업에서 직접 원하는 데이터를 찾아 보고서에 삽입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현업부서나 IT부서 모두에 시간과 노력이 절감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솔루션의 핵심이 바로 ‘인-메모리’ 기술에 있습니다. ‘SAP 비즈니스오브젝트 익스플로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제공되는 솔루션입니다. 하드디스크 대신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이 솔루션은 기존의 DW와 연결돼 DW 가속기 역할을 합니다. 검색과 동시에 분석 차트를 얻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 SAP는 올 4분기 인-메모리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운용 DB에서 분석업무까지 처리하는 솔루션인 SAP Business Analytic Engine을 비롯해 High Performance Analytic Compliance, SAP BusinessObjects Planning and Consolidation, version for SAP NetWeaver 등의 베타버전을 4분기 발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SAP가 넘어야 할 숙제는 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아무리 메모리 가격이 떨어졌어도 여전히 메모리와 디스크의 가격 차이는 큽니다. ‘SAP 비즈니스오브젝트 익스플로러’도 혁신적 기능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워낙 비싼 솔루션이어서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경제위기 이후 최근 기업들은 IT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SAP의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메모리에 대한 투자는 SAP를 IBM, 오라클, MS 등과의 차별화 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과연 SAP는 가격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2010/07/14 09:40 2010/07/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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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연말 한 IT업체의 송년회에서 ‘누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할까’라는 화두가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비록 사이베이스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의 전통적 강자이지만, 이제는 독자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인수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IBM, 오라클, MS 등 경쟁자들이 모두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사이베이스가 이들과 경쟁할 여력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가능성 있는 업체로 언급된 회사 중 하나가 SAP였습니다.(또 다른 회사는 HP였습니다.)

그런데 오늘(한국시각) 실제로 SAP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SAP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하는 것은 오라클을 견제하고,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보입니다.

SAP의 사이베이스 인수가 오라클 견제용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이 강력한 DBMS 시장 점유율을 무기로 SAP의 텃밭인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을 자꾸 넘보고 있었으니까요. SAP ERP를 도입한 고객사가 사용하는 DBMS는 대부분 오라클입니다.  SAP가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젠 SAP에도 사이베이스라는 무기가 생겼으니 자사이 고객들이 오라클 DB보다는 사이베이스를 이용하도록 전략을 세울 것입니다.

SAP가 사이베이스 DBMS와 SAP ERP는 밀착될 것이고, 사이베이스 데이터웨어하우스와 SAP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솔루션이 점점 통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SAP는 ERP 시장에서의 강력한 리더십을 DBMS 시장까지 확장하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오라클이 DBMS 시장의 강력함을 ERP 시장에까지 전파하려 한 것처럼 말입니다.

SAP가 사이베이스를 인수한 또 하나의 목적은 ‘모바일’입니다.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비즈니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사이베이스는 오래전부터 모바일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DBMS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온 사이베이스가 모바일 시장에서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 것입니다. 사이베이스는
‘언와이어드 엔터프라이즈’라는 비전을 세우고 각종 솔루션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 결과 SAP와 사이베이스는 지난 3월 이미 모바일 분야에서의 협력을 다짐한 바 있습니다. 두 회사는 모바일 근무자가 아이폰과 윈도 모바일을 이용해 주요 비즈니스 및 고객관계관리(CRM)을 수행하도록 하는 솔루션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사이베이스는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사이베이스 언와이어드 플랫폼(SUP), 모바일 디바이스 관리 솔루션 아파리아(AFARIA)’, 기업 내 그룹웨어나 ERP, CRM, SCM 등 백엔드 시스템을 모바일 단말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아이애니웨어 모바일 오피스(iAnywhere Mobile Office) 등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SAP는 CRM 및 SAP 비즈니스 스위트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사이베이스는 SAP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이라는 블루오션으로 안내하는 선박이라고나 할까요?

이처럼 SAP가 사이베이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분명합니다. 인수금액인 58억 달러가 다소 과도한 감은 있지만, SAP가 비즈니스오브젝트를 67억8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주고 인수한 경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될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SAP가 사이베이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될 것입니다. SAP는 오라클처럼 인수합병을 많이 경험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과정에서 잡음이 날 수도 있습니다. 또 사이베이스의 DBMS 제품 및 기술이 시대를 선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이 제품과 기술을 오라클과 경쟁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SAP의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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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SAP와 사이베이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골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사이베이스는 사이베이스 클래식이라는 유명한 대회를 주최합니다. 우리나라 여자 골프 선수들도 몇 번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습니다. SAP는 유명 골프선수인 어니엘스를 스폰서입니다. 어니엘스가 항상 SAP라는 글자가 씌여져있는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어떤 분들은 이 때문에 SAP를 골프 의류 브랜드라고 알고 있기도 합니다.
2010/05/13 12:48 2010/05/13 12:48
지난 월요일 SAP 레오 아포테커 CEO고 전격적으로 사임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포테커 CEO는 단독 CEO가 된 지 불과 10개월만에 불명예 퇴임하게 됐습니다.


회사측은 아포테커 CEO가 떠나는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는 견해가 보편적 의견입니다. SAP 매출은 매출은 2008년 115억 유로에서 2009년 106억 유로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매출이 떨어진 것이 어디 SAP뿐 입니까. 전 세계적으로 매출이 떨어지지 않은 회사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입니다.

SAP의 진짜 문제는 고객들이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지보수요율입니다.

SAP는 몇 년 전 유지보수요율을 22%로 일원화 한 바 있습니다. 그 전에는 17% 서비스와 23% 서비스 중 택할 수 있었는데, 22% 하나로 획일화 시킨 것입니다.


고객들은 이에 대해 유지보수율 인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22% 서비스는 물론 17% 서비스보다 더 많은 지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좋은 서비스’보다 ‘저렴한 서비스’를 원했습니다. 특히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SAP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SAP가 과감하게 유지보수율을 올린 것은 오라클의 선례 때문입니다. 오라클이 앞서 22%로 모든 제품의 연간 유지보수요율을 올린 것을 보고, ‘경쟁사인 오라클이 22%를 받고 있는데, 우리도 똑같이 하자’는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패착이었습니다.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소프트웨어)라는 고객들이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를 갖고 있는 오라클과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솔루션만을 보유한 SAP는 달랐습니다. 오라클은 고객들의 원성을 견뎌낼 수 있었지만, SAP는 끝내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SAP는 지난 달 항복선언을 했습니다. 일괄 22% 정책을 포기하고, 22%와 18%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AP의 창립자 중 한 명인 핫소 플래트너 회장은 유지보수요율인상에 대해 “잘못됐다. 매우 잘못됐다(wrong, plainly wrong)”라고 인정했습니다.

무엇보다 SAP의 문제는 영역확장을 게을리했다는 점입니다. 경쟁사 오라클은 DBMS에서 시작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등 전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까지 인수해 하드웨어 사업에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그 결과 오라클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SAP는 줄곧 ERP(전사적자원관리)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국 SAP를 지금껏 먹여 살려왔던 대기업 고객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SAP는 성장에 한계를 맞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3년 전 선보인 비즈니스바이디자인(Business ByDisign)은 이후 감감무소식입니다. 비즈니스바이디자인은 중견중소기업 시장을 위한 SAP의 야심작으로 평가됐었습니다.

IT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AP는 아직도 R/3(SAP의 10년전 ERP 브랜드) 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고객의 불만과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SAP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오는 5월 개최될 고객 컨퍼런스인 사파이어 행사에서 무언가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0/02/12 15:24 2010/02/12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