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가 HP의 핵심역량을 ‘하드웨어’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애플의 성공 이후 IT 업체들이 다들 소프트웨어 관심을 높이고 있지만, HP는 핵심역량인 하드웨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휘트먼 CEO는 지난 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HP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HP가 올리는 매출 가운데 70%는 하드웨어를 팔아서 나온다”며 “SW와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HP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PC, 프린터, 서버, 스토리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하드웨어를 등한시 했던 전임자(레오 아포테커)와는 다른 목표를 갖고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역량이란 경쟁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기업 고유의 경쟁력을 말합니다. 경영학 이론이나 언론에서는 핵심역량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경쟁력이 낮은 분야에 기업의 자원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것이 훌륭한 기업 전략으로 꼽힙니다.

휘트먼 CEO의 생각은 핵심역량 이론을 충실히 실천하겠다는 것입니다. 휘트먼 CEO의 발언 맥락을 볼 때 HP는 한동안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듯 보입니다.

반면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의 행보를 보면 HP와는 사뭇 다릅니다.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입니다.

아마존은 동시에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입니다.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업들이 이용할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가장 성숙한 서비스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실 인터넷 쇼핑몰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별 관계가 없습니다. 상품 거래가 IT시스템 상에서 이뤄지기는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성공하는 역량과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능력은 전혀 다른 역량입니다.

아마존은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IT인프라스트럭처를 뚝딱거리다 보니 IT인프라 관리 기술을 습득했고, 이것을 사업화 시킨 것이 AWS입니다.

이 사례는 핵심 역량 이론과 사뭇 달라보입니다. 핵심역량이론 대로라면, 아마존은 IT인프라 관리 같은 비핵심 역량은 IBM과 같은 훌륭한 IT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저렴한 상품을 확보하거나 고객을 관리하는데 역량을 더 집중했어야 합니다. 국내에서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한 때 IBM에 IT인프라시스템 관리를 아웃소싱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핵심 비즈니스가 아닌 IT인프라 관리를 남의 손에 맡기지 않았고, 여기서 얻은 경험을 비즈니스화 했으며, 결국 핵심역량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아마존은 지난 3월 로봇 전문업체 키바 시스템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물류 로봇을 만들고 운영을 하는 회사입니다. 인터넷 쇼핑몰과 로봇사업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물류가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아마존이 물류 로봇 기술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존은 키바 시스템의 좋은 고객으로 남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로봇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키바 시스템이 내부 물류 프로세스 혁신에 이용되겠지만, 앞으로 아마존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 업체가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외에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도 아마존은 세계 1위 입니다. 온라인에서 책을 판매하는 것과 전자책 단말기를 만드는 일은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전혀 다른 역량입니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두 가지를 모두 잘 하고 있습니다.

HP는 수십년간 PC, 프린터, 서버 컴퓨터 등 하드웨어의 강자였고, 앞으로도 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몰 서비스 업체로 시작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가 됐고, 전자책 단말기 회사이기도 하며, 로봇 회사로 변신할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두 회사의 전략 중 어떤 것이 옳다고 아직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의 평가로만 보면 HP보다는 아마존의 전략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2/06/05 11:56 2012/06/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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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2011의 흥미로운 점 하나는 HP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HP는 지난 해까지 오라클 오픈월드의 주요 후원자였고, 오픈월드의 기조연설에 HP의 주요임원이 항상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오픈월드에는 HP의 임원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하지 않았고, HP는 행사의 후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HP는 단지 전시부스만 열었을 뿐입니다.

이는 더 이상 오라클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HP의 분명한 선언으로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HP 입장에서는 오라클이 가장 주요한 파트너였지만,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이후 독자 노선을 걸음에 따라 HP도 오라클과의 이별을 공식으로 선언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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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오픈월드 2011 스폰서 명단에서 사라진 HP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인수 이후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대응 제품의 라이선스 계수를 두 배로 올리고, 앞으로 아이태니엄 대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서버보다는 DB가 벤더 락 인(Vender Lock-In, 특정 벤더에 의존하는 현상)이 강합니다. 특정 서버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DB를 바꾸는 것보다는, 특정 DB를 사용하기 위해 서버를 바꿀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점이 HP를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HP가 DB 분야에서 직접 경쟁력을 갖거나 오라클에 대적할 새로운 DB 파트너를 찾지 못한다면 HP의 서버 비즈니스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HP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 가운데 일본HP의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HP이 올해 ‘타도 오라클’을 위한 비책을 내세운 바 있는데, 이 비책이 통한다면 국내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HP는 지난 4월 ▲‘락 릴리즈(벤더 락 인을 벗어나는 것) 지원 서비스’와 ▲‘DB 개혁 추진 동맹’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이 두 정책은 노골적으로 오라클을 겨냥한 것입니다.

‘락(Lock) 릴지즈 지원 서비스’는 기업들이 오라클이 아닌 다른 DB로 이전하기 쉽도록 체질을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라이센스 다이어트 평가 ▲SQL 표준화 평가 ▲데이터베이스 포트폴리오 평가 ▲HP 데이터베이스 마이 그레이션 등 4개의 세부 서비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HP는 오라클 라이선스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거나 오라클 고유의 기술이 아닌 표준 기술을 이용토록 해 다른 DB로 쉽게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 오라클에서 다른 DB로 이전할 때 가장 알맞은 DB가 무엇인지, 견적은 얼마나 나오는지 컨설팅하고, 마이그레이션을 직접 진행해주기도 합니다.

일본HP는 이처럼 기업들이 오라클을 벗어날 수 있는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과 함께 반(反) 오라클 동맹을 구성했습니다. 이 동맹에는 엔터프라이즈 DB(프로그레SQL), 히타치(HiRDB), 일본MS(SQL 서버), SAP재팬(HANA), 일본사이베이스 등의 DB 공급업체가 참여했습니다.

오라클을 둘러싸고 HP와 DB업체들이 포위망을 싼 것입니다. 최근에는 DB공급업체 이외에도 6개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이 동맹에 참여했습니다. 히타치 솔루션즈, 이토츄 테크노 솔루션즈, 일본 유니시스, NTT데이터, TIS, 도시바 솔루션 등 일본의 유력 SI업체들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기술•마케팅 정보의 공유, 데이타베이스 표준화의 추진, 세미나의 공동 개최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는 일본 시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한국HP는 아직 이런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HP는 한국MS나 티베로 등과 공동으로 시장 공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일본HP처럼 대대적인 동맹을 맺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본HP가 어떤 성과를 거두냐에 따라 국내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HP가 처음 기대한 성과를 거둔다면 이 전략은 한국 및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HP가 오라클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2011/10/11 12:55 2011/10/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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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의 두 이미지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APM)’ 솔루션 시장에 대한 가트너 매직쿼더런트 보고서입니다. 맨위는 2010년 2월에 발표한 것이고, 그 아래는 2011년 9월에 발표한 것입니다.

두 그림을 살펴보면 APM 시장에 1년 6개월만에 엄청나게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APM이란 기업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문제를 진단하거나 예방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난 해 4개에 불과했던 ‘리더’ 업체가 7개로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CA 테크놀로지스, HP, 컴퓨웨어, 퀘스트소프트웨어는 원래 이 분야의 강자여서 리더로 선정된 것이 새로울 것은 없지만 IBM, OpTier, Opnet이 새롭게 리더 쿼더런트에 들어왔습니다. IBM과 Opnet은 비전이 높아졌고, OpTier는 실행력이 커졌다는 가트너의 평가입니다.

리더뿐 아니라 나머지 ▲챌린저(비전에 비해 실행력이 큰 업체) ▲틈새 플레이어(비전과 실행력 모두 크지 않은 업체) ▲비전너리(비전은 높지만 아직 실행력이 낮은 업체) 모두 거의 완벽하게 바뀌었습니다.

APM 시장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APM 시장구도가 이처럼 급변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급증하고, IT관리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시장이 급증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2010년 보고서에는 19개 업체가 포함됐는데, 2011년 보고서에는 27개의 업체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님소프트를 비롯한 몇몇 업체들이 인수합병으로 보고서에서 이름이 사라졌음에도 8개나 업체가 증가한 것입니다. 신생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업체들도 새롭게 등장한 것이 눈에 띕니다.

APM 솔루션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IT관리의 패러다임이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IT운영자들은 서버나 네트워크의 응답시간을 중심으로 IT서비스를 관리했지만, 이제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사고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IT운영팀이 비즈니스 중심으로 IT를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사용하는 현업 사용자들은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만 잘 구동되기를 바랍니다. 결국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IT를 관리한다는 것은 사용자 중심, 즉 비즈니스 중심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애플리케이션 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은 점점 더 모듈화 되고, 분산 배치됩니다. 애플리케이션 소스코드도 더 많이 바뀝니다.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등 새로운 변화까지 수용하면 애플리케이션 관리는 더욱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회사의 데이터센터가 아닌 외부 클라우드 컴퓨팅에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관리 대상에 올라야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밀려 들어오는 빅 데이터를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늘어갈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에 어떤 업체들이 잘 적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이 시장의 판도가 변할 듯 보입니다.

2011/09/27 16:11 2011/09/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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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6억 달러, 영업이익 7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 21.2%.

이는 지난 회계연도(2009년 11월~2010년 10월) HP 소프트웨어 그룹이 거둔 성적입니다. 얼핏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영업이익 21.2%는 HP 전 사업 영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HP가 최근 소프트웨어 타령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입니다. HP 스스로 SW 회사임을 강조했고, SW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재무적 진전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HP의 소프트웨어 사업 규모는 회사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HP의 최대 맞수 IBM은 2009년 SW 매출이 220억 달러입니다. HP의 36억 달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HP의 목표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키우는 것입니다. 최근 HP의 수장으로 부임한 레오 아포테커 회장은 인수합병과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SAP 전 회장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아포테커 CEO는 M&A를 통해 소프트웨어 매출을 두세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HP의 ‘절친’ 오라클마저 HP 곁을 떠나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없이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IBM, 오라클(썬 인수)과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HP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단숨에 올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은 ‘인수합병’입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기술과 고객, 제품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HP 소프트웨어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머큐리 인터랙티브(이하 머큐리)’입니다. HP는 지난 2006년 IT관리 업체 머큐리를 인수한 이후 SW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바 있습니다.

머큐리 인수 이전 HP 소프트웨어는 그저 시스템관리나 네트워크 관리 정도의 회사로 치부됐었습니다. 하지만 머큐리 인수 이후 IT관리 분야에서 최강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HP 소프트웨어는 머큐리의 제품과 기술뿐 아니라 ‘비즈니스 기술 최적화(BTO, Business Technology Optimization)’ 전략까지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HP 소프트웨어는 머큐리 인수 이후 1년만에 250%라는 비약적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물론 HP는 최근에도 여러 SW 업체를 인수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크사이트를 15억 달러에 인수했고, 그 전에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포티파이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자동화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트라타비아도 인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HP 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쟁력을 한 번에 두 배, 세 배 올려줄 수 있는 업체들은 아닙니다. IT관리라는 한정적 영역 내에서 부족한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때문에 HP에는 제2의 머큐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HP 내부 인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입니다.

예를 들어 HP는 수년 전부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중요한 소프트웨어 사업 분야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HP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특히 시장에 좋은 BI 업체들이 있었지만, HP는 이를 두고만 봤습니다. 그 결과 비즈니스오브젝트, 하이페리온, 코그너스 등 명성을 쌓은 BI 업체들은 모두 SAP, 오라클, IBM이 인수해 갔습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데이터웨어하우징(DW) 전문업체 그린플럼은 EMC의 품안에, 속도면에서 최상을 자랑하는 DW 어플라이언스 업체 네티자는 IBM이 가로챘습니다.

HP가 스스로 BI 영역이 중요하다고 천명했지만, 이 분야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활동은 별로 안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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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HP 소프트웨어 최대 행사인 ‘HP 소프트웨어 유니버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HP는 자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SW 전략 분야에 대해 ▲구축(BUILD) ▲운영 ▲보안 ▲저장 ▲분석이라며, 각 분야에 대한 제품 및 기술, 강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기에 유독 분석 분야에는 목소리가 낮았습니다. 한 때 HP 소프트웨어가 자산의 사업 영역을 비즈니스 기술 최적화(BTO)와 비즈니스 정보 최적화(BIO) 나눌 정도로 BI 분야는 HP엔 오래된 관심영역이었지만, 이젠 가장 목소리를 낮추는 영역이 된 듯 합니다.
 
물론 아직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나 테라데이타 등 언급되는 업체들도 ‘아직은’  있습니다.
2010/12/02 08:00 2010/12/02 08:00
지난 주 ‘인포매티카 월드 2010’ 취재를 위해 미국 워싱턴에 다녀왔습니다. 공교롭게 지난 주는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있던 주였습니다.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 선거를 경험한 것입니다.

현지에서도 중간선거는 가장 중요한 화제였습니다. 온갖 신문과 방송은 선거 결과를 전하고, 따른 향후 정국의 향방을 분석하는 뉴스를 전하느라 바빴습니다.
 
현지에서도 IT업체의 스타 여성 CEO들이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두 CEO 출신 정치인들은 이번 선거에 막대한 선거자금을 쓰고도 탈락한 것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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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인물이 멕 휘트먼 공화당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입니다. 이베이 CEO 출신인 그녀는 이번 선거에 자그마치 4300만 달러(약 158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 재산의 10분의 1가량을 선거에 사용한 것입니다.

휘터먼 후보는 사실상 현재의 이베이를 만든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1998년 이베이 CEO에 취임한 그녀는 그 때까지만 해도 수많은 닷컴 기업중 하나에 불과했던 이베이를 세계 최고의 e마켓플레이스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녀가 이베이에 합류할 당시 30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도 그녀가 회사를 떠날 때 1만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제리 브라운 민주당 후보에게 12%포인트 이상 차이로 낙선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그녀만큼은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어마어마한 선거비용을 쏟아 붓고도 낙선한 것입니다.
 
HP CEO를 지낸 칼리 피오리나 공화당 캘리포니아 상원 후보도 1788만달러(약 200억원)를 선거에 투자하고도 낙선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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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HP 역사상 최초의 외부 CEO로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녀는 외부인으로서 HP 내부 개혁에 주력했으며 2001년에는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 컴팩을 합병시키며 스타 CEO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녀 역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현역 의원인 바버라 복서에게 석패했습니다. 복서 의원은 2004년 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다 득표를 기록한 여성 정치인이라고 합니다.

공화당으로서는 캘리포니아 지역에 야심차게 내 놓은 두 명의 여성 스타 CEO가 모두가 살아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런 선거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캘리포니아주) 기업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 캘리포니아 지역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재정적자(30조원)가 워낙 심했다고 합니다. 특히 공화당 소속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행정부가 내 놓은 대책들은 복지 축소, 공공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왔고, 이에 대한 반감이 강해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또 전통적으로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의 텃밭이기도 합니다.

공화당에서 실리콘밸리의 스타 여성 CEO를 캘리포니아 지역의 후보로 내세운 것도 이런 반감에 맞설 인물을 모색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들의 성공 이력, 막강한 선거자금, 높은 인지도 캘리포니아 지역의 안티 공화당 여론은 이기지 못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부유한 공화당 후보들 대신 베테랑 정치인들을 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10/11/08 16:20 2010/11/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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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라클과 IBM을 바라보고 있으면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기업 IT 시장을 둘러싼 이 둘의 치열한 경쟁은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의 코리안시리즈 7차전에 버금갈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쟁 기업의 제품이나 전략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는 이 바닥(?)의 관례도 이 둘 사이에서는 깨진 지 오랩니다. 상대방의 제품을 매우 구체적으로 비난하거나 비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래리 앨리슨 회장은 IBM 서버에 대한 야유와 조소를 날렸습니다. 그는 IBM 유닉스 서버의 최상위 기종인 파워795와 오라클의 신제품 엑사로직을 비교하며 “엑사로직의 가격은 파워795의 4분의 1일뿐이지만, 성능을 훨씬 좋다”면서 “좋은 성능의 시스템을 쓰기 위해 더 적은 돈을 써야 한다”고 비웃었습니다.

오라클은 지난 해에도 “IBM의 가장 빠른 서버보다 오라클 엑사데이타 시스템이 두 배 이상 빠르지 않으면 100억원을 주겠다”는 마케팅 프로모션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오라클의 이 같은 도발에 IBM도 침묵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방한한 살 바토레 벨라 IBM SW사업부 분산 데이터서버 및 데이터 웨어하우징(DW) 개발 부사장은 오라클과의 직접적인 비교에 나섰습니다. 그 동안 경쟁사를 직접 언급하는 것은 피해왔던 IBM 정책을 상기하면, 매우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벨라 부사장은 “DB2, 코어 64개짜리 파워780을 탑재한 ISAS 시스템이 오라클 DB, 코어 256개짜리 스팍64 프로세서를 탑재한 썬M9000 시스템 성능을 앞섰다”며 “코어가 4분에 1로 줄면 그에 따른 SW 라이선스 비용도 4분의 1로 줄어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버 업계에는 IBM과 오라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회사 이외에도 HP, 시스코, 후지쯔 등 여러 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두 회사만 이처럼 으르렁거리고 있을까요?

이는 IT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통합 솔루션’ 부문에서 두 회사가 첨예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IBM과 오라클이 경쟁하는 분야가 한정적이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만 오라클 DB와 IBM DB2가 경쟁을 벌이곤 했습니다. 오히려 IBM 하드웨어 사업부는 오라클 DB와 좋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고 난 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두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지 않으니 부문적 경쟁, 부분적 파트너 관계가 아닌 전면적 경쟁관계가 된 것입니다.

IBM 서버에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올리거나, 썬 서버에 IBM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킬 일이 점차 없어지는 것입니다. 마치 메인프레임을 구매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든 것이 들어있,듯 이제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통합이 하나의 중요한 트렌드가 됐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두 회사의 신경전을 갈수록 치열해 질 것입니다. 현재로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회사는 오라클과 IBM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010/09/29 10:58 2010/09/29 10:58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0 컨퍼런스에 앞서 많은 언론들은 오라클과 HP의 미묘한 관계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

최근 소원해진 두 회사의 관계가 오픈월드에서 어떻게 표출될 것인지가 궁금증을 자아낸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중요한 파트너였던 두 회사는 최근 지난 1~2년 동안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하드웨어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마크 허드 전 HP CEO가 오라클로 이직하면서 HP 이사회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악재까지 더해졌습니다.

때문에 19일 오라클 오픈월드 오프닝 기조연설은 주목을 끌었습니다. 기조연설자 명단에 앤 리브모어 HP 부사장과 래리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함께 올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의 수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다시 한 번 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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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두 수장은 함께 무대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앤 리브모어 부사장과 래리 앨리슨 회장은 각자 따로 무대에 올라 각자의 고객에게 자신의 제품과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기대했던 화해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먼저 등장한 것은 앤 리브모어 부사장이었습니다. 리브모어 부사장은 최근 두 회사간 벌어진 말다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자사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리브모어 부사장은 이 솔루션들이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는 데 최적화 돼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오라클과 HP는 14만 고객을 공유하고 있으며, 1만2000명의 HP 직원들이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뒤 이어 무대에 오른 래리 앨리슨 회장은 HP의 이 같은 구애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HP’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신제품 ‘엑사로직’과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엑사로직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썬의 하드웨어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롭게 내세운 제품입니다. 이 시스템은 HP의 서버 플랫폼과는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HP 부사장과 같은 무대에 오르면서, HP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채 경쟁 제품을 소개한 래리 앨리슨 회장의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HP로서는 오라클에 상당히 기분 나쁠 수 밖에 없지만, 생존을 위해 오라클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요.

글로벌 IT기업 중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지 않은 HP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010/09/21 05:46 2010/09/2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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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오픈월드 2010이 19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했습니다. 오라클 오픈월드는 오라클의 비즈니스 및 기술 컨퍼런스로 소프트웨어 관련행사 중에는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날부터 5일간 진행될 이번 행사에는 전 서계 4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2400개의 세션과 450개의 전시부스가 마련돼 있습니다. 또 오라클뿐 아니라 델, HP, 인텔, 인포시스 등 주요 협력사들이 기조연설을 통해 업계 동향, 최신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동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오픈월드는 자바원 행사와 동시에 진행됩니다. 자바원은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로,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오픈월드와 병행됩니다.

오라클 오픈월드는 엔터프라이즈 IT업계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행사 중 하나입니다. 오라클은 매년 오픈월드에서 그 해 가장 중요한 제품이나 전략을 발표해 왔습니다. 오라클의 이 같은 발표들은 항상 IT업계에 큰 파장을 미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라클이 레드햇에 대응해 리눅스를 직접 공급한다거나 하드웨어와 통합된 DB머신을 출시한다는 사실이 오라클 오픈월드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이런 전략 및 제품들은 관련 시장을 뒤흔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중요한 발표가 나올까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끄는 이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1. 오라클이 밝히는 자바와 오픈소스 비전

최근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를 저작권 및 특허 침해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바 진영에서는 오라클이 자바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바는 오라클의 기술(썬인수로 획득)이지만, IT업계의 공동 자산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이 같은 업계의 의구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라클은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CEO와 토마스 쿠리안(Thomas Kurian) 수석 부사장이 자바원 2010의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자바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연 자바의 오픈소스 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My SQL 등 썬의 오픈소스 제품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번 오픈월드 및 자바원을 주목해야 합니다.

2, HP와 오라클의 관계

이번 오픈월드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인물은 마크 허드 전 HP 회장입니다. HP에서 성추문으로 쫓겨난 마크 허드는 HP에서 나오자 마자 오라클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HP는 이에 발끈해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가뜩이나 사이가 서먹해진 HP-오라클 사이가 마크 허드 문제로 더욱 꼬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오라클은 HP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마크 허드를 첫날부터 배치했습니다. 첫날 첫 행사인 오라클 파트너 네트워크 세션에 마크 허드가 등장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스폰서로 후지쯔가 등장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합니다. 지금까지 그 자리는 HP의 몫이었습니다. 후지쯔는 썬과 함께 스팍 칩을 공동으로 개발한 회사입니다. 오라클은 썬 인수로 제품 및 고객뿐 아니라 후지쯔라는 파트너까지 얻는 성과를 거뒀네요.

3.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 확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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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내건 기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으로 인한 완결성 (Hardware, Software, Complete)’니다. 2년전 HP와 손잡고 처음 출시한 DB머신 ‘엑사데이타’, 지난 해 썬 하드웨어 기반으로 출시된 엑사데이타2’가 그 사례입니다. 오라클의 이 같은 전략은 소비자IT 시장에서의 애플의 전략을 차용해 엔터프라이즈 IT에 적용시킨 것입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해왔던 오라클이 하드웨어 통합전략을 세우자 IT업계에 일대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들도 통합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IT업계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은 하나의 흐름이 됐습니다.

때문에 이번 오픈월드에서 오라클이 새로운 통합 제품을 선보일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4. 퓨전 애플리케이션 올해는 나올까

오라클은 2005년 인수한 모든 애플리케이션(시벨, 피플소프트, JD에드워드)의 장점을 모아 2008년까지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대 경장사인 SAP는 ‘허황된 꿈’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기존 제품을 통합하는 것은 신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이 SAP의 주장이었습니다.

SAP의 말대로 오라클은 2008년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일부 제품을 내 놓기는 했지만, 처음에 장담했던 것처럼 각 애플리케이션의 장점을 대대적으로 통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은 아직 퓨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보다 약세인 오라클은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세를 역전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올해는 퓨전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5.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

최근 IT업계의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MS는 클라우드에 올인한다고 발표했고, IBM도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을 위한 태스크포스 조직을 만들어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발걸음이 무거운 편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공개된 자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쟁자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화두가 나타나자 발 빠르게 움직인 것과 대비됩니다.

그러나 오라클도 언제까지나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 같은 애매한 태도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클라우드를 외면하고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왔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운다면 이번 오픈월드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6. 래리 엘리슨의 깜짝쇼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깜짝 쇼’를 좋아합니다. 개막 기조연설과 마지막 기조연설을 책임지고 있는 래리앨리슨 회장은 이 자리에서 깜짝 발표하는 것을 즐깁니다. 오라클의 놀라운 신제품이나 전략은 항상 이런 식으로 발표됐습니다.

올해는 어떤 깜짝쇼가 나올지 래리 앨리슨 회장의 입이 주목됩니다.
2010/09/20 06:47 2010/09/2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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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오라클과 HP는 기업 정보화 시장에서 환상의 복식조로 통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IT업계의 최강자 ‘빅 블루’에 맞서기 위해 도원결의를 한 두 회사는 지난 20년 동안 궁합이 잘 맞았습니다.

서버 등 하드웨어에 집중한 HP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최강자인 오라클은 IBM을 넘어설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국내 정부 및 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에서도 HP 유닉스 서버와 오라클 DBMS는 일종의 표준 플랫폼처럼 자리잡았습니다.

HP와 오라클의 공동 고객사는 14만개이며, 오라클 DB의 40%가 HP 시스템에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두 회사가 오랜 우정을 버리고,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성추문으로 불명예 퇴직한 마크 허드 전 HP 회장의 행보를 둘러싸고 두 회사의 갈등은 극대화 되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마크 허드가 퇴직하자마자 그를 영입해 공동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래리 앨리 오라클 회장과 마크 허드는 오랜 친구 사이라고 합니다. 또 테라데이터와 HP를 거친 마크 허드는 오라클의 새로운 사업인 서버 및 DB머신 엑사데이터 사업을 이끌어줄 적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영입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이 마크 허드를 영입하자 HP 이사회는 영업 비밀과 기밀 정보 누출 위험이 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HP는 “마크허드가 오라클에서 일하는 것은 HP와의 퇴직 보상 합의를 위반하고, 영업 기밀 누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IT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주 열리는 오라클의 고객 및 파트너 컨퍼런스인 오픈월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크 허드가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인지 관심을 끌었습니다. 최근 찰스 필립스 오라클 사장이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오라클은 새로운 기조연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마크 허드가 오픈월드 기조연설자로 나서면 HP의 심기를 건드릴 것으로 보입니다.

HP는 지금까지 오라클 오픈월드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습니다. HP는 오픈월드의 최대 스폰서였고, HP의 최고위 임원들은 매년 이 행사의 기조연설에도 나섰습니다. 마크 허드도 HP 재직시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 올해 오픈월드에서도 HP 앤 리드모어 부사장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HP로서는 마크허드가 기조연설자로 오픈월드에 참석한다면 오라클이 자사에 도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가운데 13일(현지시각) 오라클은 마크 허드의 기조연설 일정을 확정됐습니다. 오라클은 HP가 기분 나빠 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마크 허드의 기조연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과 마크 허드에 대한 보복성 소송으로 HP 이사회는 (그 동안의) 협력관계와 공통 고객, 주주, 직원들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HP 이사회는 HP와 오라클의 공동 비즈니스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독설에도 아직 앤 리드모어 HP 부사장의 기조연설 일정은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심기가 편치는 않을 것입니다. 기조연설에 나선다고 해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해에도 그녀는 오라클 오픈월드 45분 예정의 기조연설에서 15분 만에 무대를 내려 온 바 있습니다. 당시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을 인수하면서 HP와 공동 개발한 DB머신을 버리고 썬 기반의 제품을 만들어 기분 나빴을 것입니다.

이처럼 오라클과 HP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마크 허드라는 인물을 둘러싼 헤프닝은 아닙니다. 비즈니스 전략 차원에서 두 회사가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마크 허드 사태는 이를 보여주는 단편적 사례일 뿐입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면서 더 이상 HP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점입니다. 오라클은 IBM에 맞서기 위해 자체 하드웨어 플랫폼과 SW를 결합해 나갈 것입니다.

이에 HP도 최대 우군이었던 오라클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HP는 부쩍 MS와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MS와 공동 솔루션을 개발하고,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오라클 대신 새로운 친구로 MS를 삼고 있는 듯 보입니다.

MS 입장에서도 HP와의 협력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10/09/14 13:30 2010/09/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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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HP’라는 기업 이름을 들으면 어떤 제품이 생각나십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PC(노트북)나 프린터를 떠올릴 것입니다. 엔터프라이즈 IT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슈퍼돔’ 같은 대형 유닉스 서버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HP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떠올리시는 사람도 있을까요? 아마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MS, IBM, 오라클, SAP, 시스코 등 등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IT를 호령하는 기업 중에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낮은 회사는 HP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HP는 SW 회사로의 전환을 계속 꿈꿔왔습니다. 지난 3월 한국HP 함기호 부사장은 “2009년을 기점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이를 가속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함 부사장의 이 같은 자평에도 불구하고 HP 소프트웨어는 아직 글로벌 리더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렇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글로벌 리딩 IT업체들에 비해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가 많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HP는 주로 ‘IT인프라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합니다. 서버∙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이나 테스팅 솔루션, 데이터센터 운영자동화 솔루션 등이 HP SW의 주력 제품들입니다. 주로 기업의 전산팀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로, IT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제품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습니다. 최대 경쟁사인 IBM의 경우 HP SW와 유사한 제품 브랜드인 ‘티볼리’ 이외에도 정보관리 소프트웨어, 개발플랫폼, 미들웨어 등 무수히 많은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말할 것도 없지요.

이 때문에 HP 소프트웨어가 글로벌 SW 시장에서 리딩 그룹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이런 현실은 HP 스스로 잘 알고 있을테고요. 하지만 IT시장에서 SW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HP가 스스로 SW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SW가 중요하다는 사실의 방증입니다.

이 가운데 최근 HP의 움직임 중에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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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지난 3월 MS 오피스 커뮤니케이션 서버, 라이브 미팅 등 MS의 통합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에 자사의 각종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오퍼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중대형 규모인 30~40TB 급의 데이터웨어하우스 시장 공략을 위한 패스트 트랙 DW 제품을 MS SQL 서버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체 DW 솔루션인 ‘네오뷰’는 사실상 사업을 접고, MS와의 협력으로 이 시장에 들어가려는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는 이미 스스로 강점을 가지고 있고, EDS 인수를 통해 서비스 역량까지 확보한 이후 소프트웨어 제품은 MS와의 협력으로 확충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SW 제품 아웃소싱이라고 할까요?

최근 HP 소프트웨어 책임자로 부임한 빌 벡트 부사장이 MS 출신이라는 점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보탭니다.

하지만 자체 제품 없이 MS와의 협력만으로 필요한 제품을 제 때 공급할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시장에서 MS의 엔터프라이즈용 소프트웨어 위상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윈도 서버나 SQL 서버 등은 ‘중저가 상품’으로 평가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MS가 언제 독자노선을 걸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에서는 HP 소프트웨어의 최대 고객행사인 ‘HP 소프트웨어 유니버스 2010’이 열리고 있습니다. 과연 이 자리에서 HP 소프트웨어가 보여주는 새로운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IT인프라관리’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10/06/16 16:14 2010/06/16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