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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9 네이버, 중소기업 기술만 쏙 빼먹었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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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NHN의 계열사였던 큐브리드가 독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NHN이 큐브리드의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입니다. 이로써 큐브리드는 NHN에 인수된 지 2년만에 다시 홀로서기에 들어갔습니다.(관련 기사 : 큐브리드 재독립…NHN, 지분 매각)

큐브리드는 국내에서 최초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큐브리드의 전신인 한국컴퓨터통신은 1988년 설립된 회사로, 1995년부터 국산 DBMS인 '유니SQL'의 본격 상용화했습니다. 이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에 도입되면서 큰 관심을 끌기도 했었고 2008년 NHN에 인수되면서 오픈소스 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HN의 큐브리드 매각 소식은 다소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물론 비즈니스적 가치로만 본다면 NHN이 큐브리드를 매각한 것은 타당합니다. 그 동안 큐브리드가 큰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큐브리드는 단지 매출 및 이익이라는 관점을 넘어 NHN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기적인 독점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큐브리드의 오픈소스 전략이 상쇄했고, 큐브리드의 기술은 네이버의 많은 서비스에 적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NHN의 큐브리드 매각 공시를 접하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한참 생각해야 했습니다.

일단 NHN측과 큐브리드측은 둘 다 “윈윈(Win-Win)을 위한 매각”이라고 설명합니다. NHN으로부터 큐브리드 지분을 인수한 정병주 대표는 “B2C 서비스 기업인 NHN 울타리 안에서는 큐브리드의 B2B 사업을 펼치기 어려웠기 때문에 독립적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NHN측도 “큐브리드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그 성과를 스스로 재투자하기 위해서는 지분구조 개선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견 타당한 듯 보이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NHN이 국산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알맹이만 쏙 빼먹고 껍데기는 뱉어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2008년 NHN이 큐브리드를 인수한 이후, 큐브리드의 핵심 기술인력은 NHN으로 편입됐습니다. 제품 연구개발은 NHN이, 영업∙마케팅∙기술지원은 큐브리드가 진행한다는 이중화 전략이었습니다.
그 후 2년 NHN은 조용히 큐브리드를 매각했습니다. 큐브리드 제품을 만든 핵심 기술인력은 여전히 NHN에 남아있고, 영업∙마케팅∙기술지원 인력만 홀로 독립한 것입니다.

그 결과 DBMS 제품은 매각 이후에도 NHN의 지적재산권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 제품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연구개발인력도 NHN에 남아있습니다.

새로 독립한 큐브리드(회사명)는 큐브리드(제품명) DBMS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지 못한 것입니다. 큐브리드는 앞으로 NHN으로부터 DBMS 제품을 받아서 시장에 공급하고 기술을 지원하게 됩니다. 큐브리드는 일종의 ‘총판’이 되는 것입니다. 20년간 DBMS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것은 큐브리드였는데 말입니다.

만약 NHN이 큐브리드 인수와 매각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큐브리드에 있던 인력들을 스카우트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인력 빼가기’ ‘독점기업의 횡포’라는 무수한 비난을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큐브리드 인수합병 이후에는 ‘NHN이 오픈소스를 지원한다’ ‘NHN의 폐쇄적 마인드를 버리기 시작했다’는 식의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NHN이 조용히 다시 큐브리드를 매각함으로 해서 NHN은 원하는 인력과 기술만 확보했습니다.

NHN은 20년간 기술과 시장을 개척해온 중소기업의 기술만 쏙 빼먹은 것일까요. 아니면 큐브리드의 B2B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린 것일까요.
2010/12/29 12:13 2010/12/29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