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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NHN의 계열사였던 큐브리드가 독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NHN이 큐브리드의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입니다. 이로써 큐브리드는 NHN에 인수된 지 2년만에 다시 홀로서기에 들어갔습니다.(관련 기사 : 큐브리드 재독립…NHN, 지분 매각)

큐브리드는 국내에서 최초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큐브리드의 전신인 한국컴퓨터통신은 1988년 설립된 회사로, 1995년부터 국산 DBMS인 '유니SQL'의 본격 상용화했습니다. 이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에 도입되면서 큰 관심을 끌기도 했었고 2008년 NHN에 인수되면서 오픈소스 전문기업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NHN의 큐브리드 매각 소식은 다소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물론 비즈니스적 가치로만 본다면 NHN이 큐브리드를 매각한 것은 타당합니다. 그 동안 큐브리드가 큰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큐브리드는 단지 매출 및 이익이라는 관점을 넘어 NHN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기적인 독점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큐브리드의 오픈소스 전략이 상쇄했고, 큐브리드의 기술은 네이버의 많은 서비스에 적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NHN의 큐브리드 매각 공시를 접하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한참 생각해야 했습니다.

일단 NHN측과 큐브리드측은 둘 다 “윈윈(Win-Win)을 위한 매각”이라고 설명합니다. NHN으로부터 큐브리드 지분을 인수한 정병주 대표는 “B2C 서비스 기업인 NHN 울타리 안에서는 큐브리드의 B2B 사업을 펼치기 어려웠기 때문에 독립적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NHN측도 “큐브리드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그 성과를 스스로 재투자하기 위해서는 지분구조 개선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견 타당한 듯 보이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NHN이 국산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알맹이만 쏙 빼먹고 껍데기는 뱉어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2008년 NHN이 큐브리드를 인수한 이후, 큐브리드의 핵심 기술인력은 NHN으로 편입됐습니다. 제품 연구개발은 NHN이, 영업∙마케팅∙기술지원은 큐브리드가 진행한다는 이중화 전략이었습니다.
그 후 2년 NHN은 조용히 큐브리드를 매각했습니다. 큐브리드 제품을 만든 핵심 기술인력은 여전히 NHN에 남아있고, 영업∙마케팅∙기술지원 인력만 홀로 독립한 것입니다.

그 결과 DBMS 제품은 매각 이후에도 NHN의 지적재산권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 제품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연구개발인력도 NHN에 남아있습니다.

새로 독립한 큐브리드(회사명)는 큐브리드(제품명) DBMS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지 못한 것입니다. 큐브리드는 앞으로 NHN으로부터 DBMS 제품을 받아서 시장에 공급하고 기술을 지원하게 됩니다. 큐브리드는 일종의 ‘총판’이 되는 것입니다. 20년간 DBMS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것은 큐브리드였는데 말입니다.

만약 NHN이 큐브리드 인수와 매각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큐브리드에 있던 인력들을 스카우트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인력 빼가기’ ‘독점기업의 횡포’라는 무수한 비난을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큐브리드 인수합병 이후에는 ‘NHN이 오픈소스를 지원한다’ ‘NHN의 폐쇄적 마인드를 버리기 시작했다’는 식의 칭찬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NHN이 조용히 다시 큐브리드를 매각함으로 해서 NHN은 원하는 인력과 기술만 확보했습니다.

NHN은 20년간 기술과 시장을 개척해온 중소기업의 기술만 쏙 빼먹은 것일까요. 아니면 큐브리드의 B2B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린 것일까요.
2010/12/29 12:13 2010/12/29 12:13
국내에서도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해외진출에 성공한 경우가 있습니다. 핸디소프트의 경우 오래전부터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해 왔고, 실제로 미국 FBI 등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바 있습니다. 티맥스소프트도 리호스팅 솔루션을 일본 노무라 증권 등에 공급한 바 있습니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SW업체들도 아시아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픈소스 업체 중에는 해외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몇 년 전 유엔진이라는 오픈소스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소프트웨어 업체가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 사이트인 ‘소스포지닷넷’에 소스코드를 등록해 관심을 끌긴 했지만, 소스포지닷넷에 등록한 것만으로 해외에 진출했다고 보긴 힘들겠지요.

물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국적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 누구나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SW에 특정 국가의 딱지를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리눅스를 필란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기 힘들 듯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오픈소스 SW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면 그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이겠습니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RUBY를 탄생시킨 일본이 이를 자랑스러워하듯 말입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의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인 큐브리드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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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리드는 NHN의 손자회사입니다. NHN이 최근 국내 오픈소스 SW 지원에 적극이지요.

큐브리드는 최근 해외 마케팅을 위해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기도 해 해외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외국어 계정을 만드는 소셜 마케팅은 기본이고, 전통적인 컨퍼런스 참가, 광고 등의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다음 달 중순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마이SQL 엑스포라는 컨퍼런스에 참석해 전시부스를 마련합니다.

또 7월 중순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월드와이드 오픈소스 컨퍼런스에 참석, 데모부스를 마련하거나 세션발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외 오픈소스 커뮤니티나 프로젝트 등에 광고도 할 예산도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큐브리드가 이처럼 해외 진출에 투자하는 것은 큐브리드 프로젝트에 해외 오픈소스 개발자를 참여시키고, 해외 사용자들을 늘리기 위한 것입니다. 큐브리드는 지난 해 10월 소스포지닷컴에 소스코드를 등록한 바 있습니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만 저변 확대 해 봐야 우물안 개구리가 될 뿐입니다. 해외에 많이 알려질수록 제품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도 생길 것입니다.

물론 아직 한국에서도 자리잡지 못한 큐브리드가 해외 진출에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이 위험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큐브리드 규모에서는 이 정도 투자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성공을 거둬 큐브리드도 아파치나 마이SQL처럼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2010/03/26 15:17 2010/03/26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