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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양왕성 전무는 회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한컴에서 아래아한글을 비롯한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몰두해 왔습니다. 그가 한컴에 입사할 당시 한컴은 막 설립된 회사로, 이찬진 사장을 포함해 전체 인력이 6~7명에 불과한 신생회사였습니다.

이후 창업자인 이찬진 사장마저 한컴을 떠나고 회사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는 여전히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20년 동한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온 사람은 아마 양 전무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성공한 개발자입니다. 그의 첫사랑과 다름없는 한컴 오피스를 20년간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개발자’라는 저의 표현에 양 전무는 아직 성공한 것은 아니고 ‘성공중인 개발자’라며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양 전무가 처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전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수학 전공인 그는 대학 때 행렬을 계산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해 직접 SW 개발 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행렬식 값을 구하기 위해 매번 계산기를 두들겼는데, 이는 단순노동으로 실수도 많았던 것입니다. 단순 계산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실수도 줄이기 위해 직접 프로그램 개발을 배워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이 소프트웨어의 본질이라고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일을 도와서 편하게 하는 도구인데, 개발자들이 이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어려운 기술을 자랑하거나 화려한 기능을 내세우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자들이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본질을 놓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소프트웨어는 사람의 일을 도와서 편하게 하는 도구인데, 개발자들이 이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SW 개발자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이 뭔지 찾아내고 사람들의 일과 삶을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월화수목금금금’, ‘드림리스(Dreamless, 꿈이 없는)’는 SW 개발자들의 자조 섞인 한숨에 대해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따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특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행복한 개발자로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들은 대부분 핵심 엔진을 개발하고 싶어하는데, 모두가 원하는 엔진 개발에 참여해서 그저 그런 성과를 내다보면 월화수목금금금, 드림리스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모두 엔진 개발을 희망할 때, UI(사용자 환경) 개발을 지원한다는 등 남들이 무시하는 일, 어려워하지 않으려는 일,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모두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일 등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양 전무는 강조합니다.

양 전무는 “그런 개발자들이 2~3년은 별로 성과도 없고 티도 잘 안나지만, 4~5년 지나다 보면 확실히 표시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또 프로제트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양 전무는 설명합니다.

상당수의 개발자들이 프로젝트 전체가 목표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기능 개발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오류를 범하기 쉽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 야근과 주말근무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입니다.

내가 개발하는 모듈이 전체 프로젝트의 어떤 부분이고, 어떤 개발자가 어떤 파트를 맡고 있는지, 나와 그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 모두 파악해야 한다고 양 전무는 강조합니다.

그는 행복한 개발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적극성’을 들었습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 나서는 것이나 전제 프로젝트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다 적극성의 일환입니다.

양 전무에게 자녀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직업으로 선택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망설임없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까지 전달한다면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랍니다.

앞서 말했듯 그는 스스로를‘성공중인 개발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내에는 고통받는 개발자도 많지만 양 전무처럼 성공중인 개발자도 많습니다. 정부와 소프트웨어 산업계가 할 일은 성공중인 개발자를 끝내 성공시키는 것입니다.
2011/10/04 09:03 2011/10/0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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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월화수목금금금도 아니고, 야근도 안 합니다. 박봉도 아닙니다”

17년차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양병규 씨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SW 개발자는 당연히 야근, 주말근무, 박봉의 삶을 살 것 같지만, 그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양 씨는 그 무시무시하다는 SI(시스템 통합) 업체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SI 업계는 과도한 노동과 저임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는 이 곳에서조차 ‘칼퇴근’합니다.

양 씨는 현재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투입된 S모 병원의 EMR 개발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EMR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를 고용했던 SI 업체는 이 시스템을 패키지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해외에 판매할 계획을 세웠고, 그는 이 프로젝트에도 투입됐습니다.

양 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행복한 직장인, 가족 구성원으로 살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물론 양 씨가 초보 개발자 딱지를 붙이고 있을 때부터 지금과 같은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도 그 때는 풀리지 않는 문제를 풀기 위해, 잡히지 않는 버그를 잡기 위해 밤을 지새웠다고 합니다.

양 씨가 SW 개발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28세였습니다. 30대 중반만 되면 전업을 생각하는 SW 개발자들이 대다수임을 생각하면 28세에 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거의 미친 짓인 듯 보입니다.

심지어 그는 SW 개발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대학도 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오디오 제조업체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그는 오디오 공장의 선배들을 보면서 비전이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무작정 SW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SW를 전공자도 아니고, SW 개발 경력이 전무한 그를 채용할 회사는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혼자 책을 뒤져가며 비디오 대여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채용하는 회사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 팔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비디오 대여 업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막연히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아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처음 시도한 그가 비디오 대여 업무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잘 팔렸을 리는 만무합니다.

하지만 그는 독자적으로 프로그램 개발했다는 이력을 남김으로써 SW 개발회사에 취직할 할 수 있었고,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그의 프로그램 실력은 조금씩 향상돼 갔습니다. 워낙 기본이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실패를 반복했지만, 그 속에서 경험이 쌓였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는 현재 전자문서 편집기 분야의 전문가가 됐습니다. 한 회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의 도움말을 만들다가 불편해서 도움말 저작 프로그램까지 만든 것이 시초가 됐습니다. 이후 이와 관련된 일을 맡으면서 전문성을 획득했습니다. 현재 그가 개발하고 있는 EMR도 결국 의사들이 환자 진료 내용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는 행복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SW에 대한 진정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자신합니다. SW 기획부터, 디자인, 사용기술 등 SW 관련 모든 것을 개발자가 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모르면서 자동차 엔진 개발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SW 개발자도 SW 전체를 알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전문가로 인정받고 나서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야근도 주말근무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그 비결에 대해 “사용자에게 더 좋은 것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고 말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업무 안에서 이러저러한 요청을 할 때 개발자가 훨씬 더 좋은 방법과 기술이 있음을 제시하면 사용자는 개발자의 스케줄에 프로젝트를 맞출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양 씨는 “개발자들이 야근을 하는 이유는 정해진 기간에 주어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기획 자체가 내가 의도한 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문고리 다는 것만 아는 사람은 문이 아닌 벽에다가 문고리를 단다”면서 “SW 개발자들도 만들고자 하는 SW가 무엇인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이런 것을 만들어야 하는 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위에서 시키는 대로 끌려다니고, 실패와 야근을 반복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초보 개발자 시절에는 야근을 하면서라도 배우는 것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나도 한 프로그램 만들어 뒤엎는 일을 10여 차례 하곤 했다”면서 “이 시기는 배우는 시기로, 자발적 야근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행복한 개발자의 삶’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그는 다소 망설였습니다. “잘난 척하는 것 같아 보일까봐” 나서서 이야기 하는 것이 꺼려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SW 개발이라는 직업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모두가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다 박봉에 월화수목금금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후배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1/10/04 09:01 2011/10/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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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소프트웨어의 시대입니다. 애플 쇼크 이후 국내 IT산업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학계 모두 현재 국내 IT산업의 위기를 소프트웨어에서 찾고 있습니다. IT산업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발언이 이 같은 인식을 대변합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키워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소프트웨어 직무를 별도로 구분해 선발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항상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한때는 최고급 이공계 인재들이 앞다퉈 입학하려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들은 이제 정원을 채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정원은 작년 55명이었지만, 지원자는 45명뿐이었습니다.  

서울대는 '전기•컴퓨터공학부'로 신입생을 모집한 후 2학년으로 진급할 때 전공 분야를 고르게 하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적다고 합니다. 이는 한두 해 문제가 아닙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0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의 정원은 130명이었습니다. 정원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이를 채우는 것이 어렵게 된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도 마찬가지입니다.  KAIST 전산학과는 2004년 이후 7년 동안 정원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 대학들의 컴퓨터공학ㆍ전산과 정원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에 지원하지 않는 것은 SW 개발이라는 직종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합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SW개발업을 “3D 직종을 넘어 4D”라고 조소합니다.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에다 꿈이 없어(Dreamless)4D라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SW개발자들이 밤낮 없이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으며 수입도 적다며 지적합니다. SW 개발자는 노예라느니, 폐를 잘라냈다느니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습니다. 물론 SW 개발자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에 따라, 근무하는 회사에 따라, 실력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다릅니다.

너무 부정적인 목소리만 크다 보니 마치 SW 개발자의 삶이 지옥인 것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방적 여론이 더욱 더 유능한 인재들이 SW 개발을 외면하는 데 일조를 하게 합니다. 서울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유수 대학의 SW 관련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는 것은 이런 부정적 목소리만 확대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SW 개발자들이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SW 개발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 지켜가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표적인 두 명의 개발자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명은 착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SI(시스템통합)업체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20년 동한 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두 명은 오랫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해 왔지만, 폐를 잘라내지도 않았고, 노예의 삶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일을 통해 오손도손 가정을 꾸려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후속 기사에서는 이들 인터뷰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10/04 08:59 2011/10/04 0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