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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몰랐습니다. 미래 웹 세상은 ‘구글 vs 마이크로소프트’가 왕좌를 놓고 싸울 줄 알았습니다. 페이스북이 이토록 무서운 회사가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페이스북을 그저 미국식 싸이월드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친구(1촌)끼리 안부를 묻고, 일상의 사진을 공유하는 것을 ‘소셜 네트워크’라고 생각했습니다. 페이스북의 미래는 좀 더 글로벌화 된 싸이월드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페이스북은 검색과 이메일, 동영상,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과 비교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구글의 최대 경쟁상대는 두 말할 나위 없이 페이스북입니다.

오늘(16일) 발표된 페이스북의 새로운 메시징 시스템을 보면서 더욱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은 정확히 구글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마크 주크버그는 이번 메시징 시스템이 구글 지메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메일와 1대 1로 대응하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의 새로운 시스템은 지메일을 점점 필요 없게 만드는 서비스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메일에 익숙한 기존 세대는 지메일을 벗어날 수 없을 지라도, 페이스북에 익숙한 신세대는 이메일∙SMS∙메신저가 통합된 이 시스템을 쉽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의 연대도 ‘구글 vs 페이스북’의 대결구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MS와 페이스북은 파트너십을 맺고, 세상을 좀 더 ‘소셜’하게 만드는 데 협력키로 했습니다. MS 빙 검색에서 무언가를 검색하면 페이스북 친구들이 ‘좋아하는(Like)’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이 자랑하는 ‘페이지랭크 알고리듬’은 이제 페이스북의 ‘좋아요’의 전면 대결이 불가피합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기업도 구글의 랭킹 기술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친구 추천’은 기술이 아닌 ‘관계
로 구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추세를 보면 페이스북보다 오히려 구글의 몸이 달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의 급성장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얘기겠죠.

최근 구글이 지메일의 주소록을 페이스북에 이용되지 않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금까지는 페이스북에 처음 가입한 사람들은 지메일 연락처에 있는 사람을 손 쉽게 친구로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지메일 연락처 데이터를 이용해 페이스북에 가입된 친구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구글이 연락처 정보를 공유해 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이제 이를 막고, 페이스북에서 지메일 연락처에 다가설 수 없도록 했습니다.

구글은 “페이스북이 자신의 정보는 감추고 지메일의 개방된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이는 오히려 구글의 초초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비칩니다.

구글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개방성을 경쟁사들의 폐쇄성에 비해 가장 큰 장점으로 자랑해 왔습니다. 이제 와서 상대가 폐쇄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페이스북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최근 페이스북의 움직임을 보면서 지금까지 페이스북을 과소평가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눈을 부릅뜨고 페이스북의 움직임을 살펴야겠습니다. 웹의 미래가 그들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듯 보이니까 말입니다.
2010/11/16 18:48 2010/11/16 18:48

우리나라 정부가 한글과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의 파일포맷인 HWP를 국가표준으로 선정한다면, 진보일까요? 후퇴일까요?

내년 하반기 즈음에는 HWP가 국가표준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컴이 HWP의 파일포맷 공개를 선언했고, 정부가 이에 화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 한컴 HWP 포맷, 국가표준 되나

HWP는 그 동안 IT업계에서 매우 미움을 받던 파일포맷이었습니다. HWP 파일은 오직 아래아한글만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MS 오피스도, 오픈오피스도 HWP는 읽어내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한컴측이 파일포맷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용자들에게 매우 큰 불편함을 초래했습니다. 저의 예를 들어 볼까요. 기자들에게는 하루에 수십건의 보도자료가 쏟아집니다. 보도자료는 대부분 첨부파일로 들어옵니다. 이 첨부파일을 읽기 위해 일일이 워드프로세서를 실행시키는 것은 너무 번거로운 일입니다.

때문에 저는 브라우저 상에서 그대로 보도자료를 읽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구글 지메일을 통해 모든 메일을 확인하는데, 지메일의 HTML 보기라는 기능을 이용하면 첨부파일의 문서를 브라우저 상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첨부된 보도자료가 HWP 포맷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구글 지메일은 HWP를 HTML 문서로 변환시키지 못합니다. HWP 파일포맷을 모르니, 변환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컴이 HWP의 파일포맷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니, 이같은 불편이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다만 구글이 한국 시장에 그 정도의 관심이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한컴은 파일포맷 공개 이후 HWP를 국가 문서 표준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HWP가 사실상 우리나라의 문서표준 역할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공식적인 표준이 되지 못했던 것은 비공개 포맷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경부산하 기술표준원측은 한컴이 파일 포맷만 공개하면, HWP가 표준으로 정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컴이 HWP의 파일포맷을 공개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이유로 HWP가 국가표준이 되는 것도 환영할만한 일일까요. 이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가 문서표준은 세계 표준을 그대로 받아들여왔습니다. PDF나 ODF가 그 예입니다. DOC는 세계 표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표준이 되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국제표준이 된 OOXML의 경우 아직 국가표준 절차를 밟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정식으로 절차가 진행되면 표준으로 선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HWP가 국제표준이 된다면 모를까, 국제표준이 아니면서 국내 표준이 된다면 매우 이례적인 사례가 될 예정입니다.

2009/10/05 17:05 2009/10/05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