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가 아니라는 CEO’라는 제하의 블로그 기사를 송고한 적이 있습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인 제니퍼소프트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제니퍼소프트 이원영 대표는 이윤을 많이 남기기 보다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2년 전 기사에서 이 대표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새로운 사옥을 짓고 회사를 이전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일터를 단순히 일만 하는 공간이 아닌 문화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사옥 지하에는 수영장을 만들고, 1층에는 정원과 카페를 구성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사내 유치원을 만들어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문화예술 환경에서 생활한 후, 저녁이 되면 함께 퇴근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제니퍼소프트는 매출이 20~30억원에 불과하고 직원도 15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작은 기업이 이 같은 거창한 계획을 실천할 것이라고 믿기 어려웠습니다.

2년 지난 현재 제니퍼소프트와 이원영 대표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제니퍼소프트는 최근 헤이리 사옥을 준공하고, 회사를 이전했습니다. 과연 제니퍼소프트는 과거의 계획을 실천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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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소프트의 새 사옥입니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새 건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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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보면 회사 건물인지 카페인지 잘 구분이 안됩니다. 특히 헤이리 예술마을에는 많은 카페가 있기 때문에 여기도 여러 카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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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건물의 1층은 카페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공간 이름도 ‘카페 제니퍼’입니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현악기 연주자들이 항상 상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초청한 것입니다. 이원영 대표에 따르면, 제니퍼소프트의 롤 모델인 SAS인스티튜드의 캠퍼스에서 항상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연주자들을 초청했다고 합니다.

카페 제니퍼는 직원들이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잠깐씩 회의를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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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은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마십니다. 이를 위해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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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진짜 카페인 줄 착각하고 들어오는 연인도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들에게 직접 커피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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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제니퍼는 정원과 연결됩니다. 2년 전 “새 사옥 1층에는 카페와 정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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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대표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CEO가 아닌 정원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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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도 역시 계획대로 완공됐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직원들은 언제라도 풀 속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이 풀장을 비롯해 제니퍼소프트의 여러 공간들은 직원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니퍼 직원의 자녀들도 아빠나 엄마와 함께 출근해 수영장이나 정원, 유아방에서 놀 수 있습니다. 유아방에는 외국인 보육교사가 상주합니다. 이를 통해 어려서부터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자는 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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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엇보다도 일하는 공간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이 곳에서 제니퍼소프트의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소프트웨어가 탄생합니다.

제니퍼가 이와같은 사옥과 편의시설에 투자한 비용은 약 15억원이라고 합니다. 거의 한 해의 영업이익을 사옥과 편의시설에 투자한 것입니다.

혹자들은 이를 두고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니퍼는 실적으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제니퍼소프트는 지난 해 약 50억원의 매출(파트너사 포함 시장 매출 약 100억원)을 올렸습니다. 직원은 해외지사까지 포함해 24명에 불과합니다. 이같은 복지투자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영업이익이 2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첫 고객을 확보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제니퍼소프트는 스스로를 ‘유목생존공동체’라고
표현합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기업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제니퍼소프트의 유쾌한 도전이 계속되길 기대합니다.
2012/06/20 09:03 2012/06/20 09:03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 또는 이윤 극대화라는 것은 상식입니다. 요즘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등장해 기업이 무조건적인 이윤추구보다는 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기업 목표= 이윤 극대화’라는 공식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기업가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분의 말이 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상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가 현실의 경영자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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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사장입니다. 제니퍼소프트는 APM(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이 회사 제품은 국내 시장의 확고부동한 1위입니다.

이 회사는 직원이 15명에 불과한 매우 작은 회사입니다. 이 회사 APM 제품이 시장에서 일으키는 매출은 50~60억원 정도입니다. 파트너들의 몫을 제하면 이 회사의 매출은 20~3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매출과 이윤의 규모를 보면, ‘직원 복지’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의 회사입니다.

그러나 이원영 사장의 관심은 회사의 매출과 성장에 있지 않습니다. 그의 관심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더 회사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사장은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회사를 파주 해이리 마을로 이사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각박한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문화 예술인 마을인 파주 해이리에서 문화적 감수성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기획입니다.

단순히 이사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지하에는 수영장을 만들고, 1층에는 정원과 카페를 구성할 계획이랍니다. 사내 유치원을 만들어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문화예술 환경에서 생활한 후, 저녁이 되면 함께 퇴근하도록 하겠답니다.

불과 직원 15명인 회사에 수영장은 웬 말이고, 유치원은 또 무슨 허황된 망상이란 말이냐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언젠가’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회사를 이전할 부지를 확보했습니다. 땅이 어는 겨울이 지나면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직원들은 이미 모두 회사 이전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허황된 꿈처럼 느껴지나요?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절대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허황되게 느껴지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직원에게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일 뿐,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기업들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사장은 SAS인스티튜트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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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 인스티튜트는 1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꼽힌 회사입니다. 구글도 SAS의 모델을 벤치마크 해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됐다고 합니다.

흔히 ‘고객은 왕’이라는 말을 하지만, SAS는 ‘직원이 왕’인 회사입니다. 4000명 이상 근무하는 SAS의 캠퍼스(사옥)에는 유아원이 두 개, 병원이 있습니다. 4명의 의사와 20명의 간호사가 상주한다고 합니다. 전 직원은 개인 사무실을 사용하고 식당에는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를 합니다. 수영장 등 체육시설과 마사지실, 미용실 등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야근도, 정년퇴임도, 해고도 없습니다.

직원 복지에 투자하다 보면 이윤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윤이 줄어들면 재투자가 적어지고, 결국은 회사 이윤이 사라져 직원 복지를 줄이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SAS는 창업이래 30년간 한 번도 적자를 경험한 적이 없으며, 연평균 8.8%의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이원영 사장은 “SAS 사례에서 보듯 허황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제니퍼소프트를 SAS처럼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나중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직원 15명에 불과한 지금부터 시작한답니다.

이 사장은 직원에 대한 투자가 회사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답니다. 직원들이 어느 회사보다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위기에 대처하는 역량도 다른 회사에 비해 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사장은 “기업의 목표는 이윤극대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옛날 부족국가 시절에 한 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부족의 삶을 유지했듯이 기업은 구성원들이 삶을 유지하는 하나의 시스템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이 사장의 계획은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매우 궁금합니다.
2010/10/22 16:41 2010/10/22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