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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8 구글 무임승차 발언에 대한 약간(?)의 옹호 (13)
지난 주 금요일 저녁 네이버의 검색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이준호 COO(최고운영책임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최근 진행한 네이버 검색 성능 업그레이드에 대한 설명을 위한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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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이준호 COO의 발언 내용 중 한 부분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IT분야의 유명 블로거이신 윤석찬님과 그만님도 이 발언에 화가 나셨습니다.

네이버 COO "구글에 화내는 이유" 발언 모순(링블로그)
5년 전으로 되돌아간 네이버(Channy’s Blog)

두 분이 발끈한 것은 이준호 COO의 ‘무임승차’라는 표현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호 COO는 실제로 이날 “구글은 크롤링만 한다. 자체 서비스를 안 한다. 무임승차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그 발언을 들으면서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두 블로거들이 화가 날 만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흘려 들으면 별 것 아닌 발언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오픈’을 꽤 지지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그 발언에 대해 다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두 분 블로거처럼 네이버에 배신감을 느끼거나 화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첫째, 말과 글이 주는 느낌이 조금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로 볼 때는 화가 날만한 발언인데 막상 현장 상황에서는 그런 뉘앙스가 아닐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날 이준호 COO가 이런 발언을 하게 된 것은 일본 시장 진출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앞으로 일본시장에서 구글처럼 검색 실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취지의 발언에서 나왔습니다.

이 발언은 구글의 오픈 정책을 비난하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폐쇄적이라고 비난 받았던 네이버를 옹호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돌출 발언이었습니다. 그 동안 욕 먹은 것에 대한 반발심에서 나온 표현이랄까요? 저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옹호하려다가 약간 오버한 발언이 나온 것이지요.

최근 네이버가 오픈소스, 오픈API 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때 이 발언 하나만 가지고 네이버의 오픈 정책에 대한 진의를 비난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이준호 COO가 네이버의 오픈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준호 COO는 검색 기술자입니다. 검색분야에서 1세대로 꼽히는 분입니다. 지금도 네이버 검색성능 개선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그가 맡고 있는 것은 ‘검색 알고리듬’입니다.

즉 이준호 COO의 발언 때문에 네이버에 화를 낼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이날 이준호 COO은 오히려 좀 솔직한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 기술이 구글보다 낫다’거나 하는 발언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웹크롤링 기술이 구글보다 약했다”거나 “구글의 알로리듬을 보고 싶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의 네이버(또는 이준호 COO) 옹호가 네이버의 오픈정책에 대한 완전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윤석찬님이 지석하신 대로 “뉴스 캐스트, 오픈 캐스트, 커뮤니케이션 캐스트 등이 '네이버 플랫폼'의 들러리 서기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네이버가 5년 동안 바뀐 게 하나도 없다'는 것도 좀 과도한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로 구글 검색에서 네이버 블로그가 검색되는 것만 봐도 조금 달라지긴 했습니다.

물론 네이버가 모든 것을 개방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개방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물결이며, 네이버는 울며 겨자먹기로 조금씩 따라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선도 악도 아닙니다. 자신의 강점은 최대한 유지하고, 약점은 보완하려는 이기적인(?) 하나의 기업일 뿐입니다.
2009/09/28 15:51 2009/09/28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