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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소프트웨어의 시대입니다. 애플 쇼크 이후 국내 IT산업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학계 모두 현재 국내 IT산업의 위기를 소프트웨어에서 찾고 있습니다. IT산업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발언이 이 같은 인식을 대변합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키워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소프트웨어 직무를 별도로 구분해 선발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항상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한때는 최고급 이공계 인재들이 앞다퉈 입학하려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들은 이제 정원을 채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정원은 작년 55명이었지만, 지원자는 45명뿐이었습니다.  

서울대는 '전기•컴퓨터공학부'로 신입생을 모집한 후 2학년으로 진급할 때 전공 분야를 고르게 하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적다고 합니다. 이는 한두 해 문제가 아닙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0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의 정원은 130명이었습니다. 정원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이를 채우는 것이 어렵게 된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도 마찬가지입니다.  KAIST 전산학과는 2004년 이후 7년 동안 정원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 대학들의 컴퓨터공학ㆍ전산과 정원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에 지원하지 않는 것은 SW 개발이라는 직종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합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SW개발업을 “3D 직종을 넘어 4D”라고 조소합니다.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에다 꿈이 없어(Dreamless)4D라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SW개발자들이 밤낮 없이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으며 수입도 적다며 지적합니다. SW 개발자는 노예라느니, 폐를 잘라냈다느니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습니다. 물론 SW 개발자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에 따라, 근무하는 회사에 따라, 실력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다릅니다.

너무 부정적인 목소리만 크다 보니 마치 SW 개발자의 삶이 지옥인 것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방적 여론이 더욱 더 유능한 인재들이 SW 개발을 외면하는 데 일조를 하게 합니다. 서울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유수 대학의 SW 관련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는 것은 이런 부정적 목소리만 확대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SW 개발자들이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SW 개발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 지켜가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표적인 두 명의 개발자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명은 착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SI(시스템통합)업체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20년 동한 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두 명은 오랫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해 왔지만, 폐를 잘라내지도 않았고, 노예의 삶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일을 통해 오손도손 가정을 꾸려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후속 기사에서는 이들 인터뷰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10/04 08:59 2011/10/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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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IT 개발자의 과중한 노동과 좋지 않은 처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IT전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전해졌던 이런 목소리가 일반 미디어까지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다음 아고라에 한 개발자가 쓴 글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도 했고, 한 금융계열IT업체 노동자가 과한 노동으로 폐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일반미디어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동안 저 역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표현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이 문제제기를 해 왔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반 미디어가 IT개발자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미디어들이 IT개발자의 삶을 조명하면서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을 부각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 ‘IT가 죽음을 불러왔다’ 등등 극단적 표현과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개발자들은 때로 자신의 현실을 과장되게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3D를 넘어 4D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렵고(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 것을 넘어 꿈이 없다(Dreamless)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IT개발자나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말일 뿐입니다. 정말 그렇게 힘들고 꿈이 없는 게 아니라 힘들게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하소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IT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하는 일에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는 한 분은 언론 인터뷰에서 “IT 신3D 업종”이라거나 “월급 66만원을 받는 이사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일하시는 이 분은 제가 알기로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고, IT를 사랑하는 분입니다.

많은 IT종사자들이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은 즐겁게 일하고 있으면서 “IT는 괴롭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IT개발자들의 내면에 “우리 힘들다. 우리 좀 지켜봐 달라”는 인정의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말들을 곧이곧대로 다 보도할 경우 IT산업을 왜곡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에 등장하는 표현들은 오히려 IT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라는 보도를 접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IT개발자를 꿈꾸겠습니까. 결국 IT업계 스스로의 하소연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혹시 이 같은 보도들이 IT산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어린 학생들에게 ‘IT개발자는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가 됩니다.

열악한 조건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고통받는 IT개발자(SI업종을 중심으로)도 있지만, IT를 사랑하고 즐기면서 일하고 있는 행복한 IT개발자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2010/09/03 12:13 2010/09/03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