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3/14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단상
지난 해 한 IT업계에 종사하는 분의 가족과 식사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와 상대 부부, 만 3세의 아이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어른들이 흔히 장난처럼 하는 질문을 아이에게 던졌습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 아이의 대답은 어처구니 없게도 “아이패드”였습니다. 그 아이의 머릿속에는 아빠의 아이패드에 깔려있는 게임만 있었던 것입니다. 그 아이 엄마의 걱정도 온통 게임이었습니다. 이제 경우 만3세밖에 안된 아이는 자제력이란 것이 없기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하면 하루 종일 울고, 한 번 손에 잡으면 절대 놓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오면 주머니부터 뒤진다고 합니다. 아빠의 스마트폰에 있는 게임을 찾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아이의 경우가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 주변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물었을 때 아이의 게임 과몰입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부모는 한 명도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선배 기자의 아이는 친구들을 생일파티에 초대하면서, 생일선물로 문화상품권을 달라고 미리 공지했다고 합니다. 문화상품권을 게임머니로 바꿔 아이템을 사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내일이 내 생일인데, 생일선물은 문화상품권으로 줘”라고 말하는 광경을 생각해 보면,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임에 빠져버린 아이들에게는 아빠도 엄마도, 친구도 모두 게임을 할 수 있는 도구로만 보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30~40대 부모들은 게임과의 전쟁에 빠져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게임에 심야시간에 강제로 셧다운을 시키는 제도 도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정부와 업계간의 논쟁을 넘어 정부부처들끼리(문화부-여성부)도 이 제도 도입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단칼에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게임 과몰입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여성부의 취지도 이해할 수 있고, 수많은 종류의 게임 중 온라인 게임만 셧다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온라인게임업체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린이•청소년 보호와 산업진흥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어떻게 조화해 나갈 것인지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지만 현재 셧다운제 논의가 과연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에서 드러나듯 최근 어른들의 고민은 스마트 디바이스입니다. 스마트 디바이스가 늘어날수록 아이의 주변에는 점점 더 많은 게임기가 등장했습니다. PC를 넘어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까지 모든 것이 게임기로 변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심야시간에 온라인게임만 셧다운한다고 게임 과몰입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이라는 제도자체에 교조적으로 매달리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산업계가 반대하는 규제를 만들어봐야, 기업들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것이 뻔합니다. 게임업계와 문화부가 반대하는 제도를 강제하는 것은 실효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게임 산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규제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는 곤란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익에 손해가 있을 지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함께 해야 합니다.

게임업계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게임이 건전한 여가활동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게임이 부모들의 적이 돼서는 게임업체들의 성장도 한계를 맞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 산업계 대표과 문화부, 여성가족부가 TFT라도 구성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듯 보입니다.
2011/03/14 15:37 2011/03/14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