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에 해당되는 글 2

  1. 2011/04/05 다중인격자들과 페이스북 (6)
  2. 2010/12/17 실망스러운 네이버 미…혼자놀기의 진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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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내가 다중인격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느 집단에서는 조직에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내성정인 성격인 반면, 어느 집단에서는 굉장히 사교성 좋은 성격으로 변신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 시기 당시 학교에서는 매일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시끄럽게 떠들어서 교무실에 자주 불려 다녔었는데, 같은 시기 교회 친구들에게는 말 없고 조용한 학생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현재 디지털데일리에 다니기 전에 다른 직장을 몇 군데 다녔었는데, 어느 직장에서는 매일 선후배와 몰려다니면서 술마시고 노는 활발한 성격인 반면, 또 어떤 직장에서는 옆자리가 아니면 저의 존재자체를 기억하기 어려운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속해 있는 조직과 집단에 따라 여러 인격을 보인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처럼 상황과 조직에 따라 다른 인격을 보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인이 알고 있는 ‘나’와 회사 동료가 알고 있는 ‘나’,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는 전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페이스북 친구 중 한 분이 제 글에 “심 기자님이 이런 분인지 몰랐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저의 우스꽝스러운 여행 사진에 단 댓글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마 이 사진을 본 페이스북의 친구들은 각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 개인적으로 저와 친한 친구들은 익숙한 모습이었지만, 취재활동 과정에서만 저를 만나신 분들은 “쟤가 저런 애였나”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페이스북의 특징은 여러 집단의 사람에게 하나의 인격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제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사적인 친구도 있고, 직장 동료도 있고,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 취재원도 있고, 와이프도 있습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비춰진 모습을 모두 함께 보게 됩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 모든 집단에 각기 다른 인격을 보여줬는데, 페이스북에서는 하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포춘’ 전 기술담당 기자였던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이 집필한 ‘페이스북 이펙트’을 보면,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는
인간이 단일한 아이덴티티(인격)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책에서 “회사 동료에게 보이는 당신의 이미지와 친구들이 느끼는 당신의 이미지가 다른 시대는 아마도 머지 않아 끝날 것”이라거나 “자신을 나타내는 데 두 개의 아이덴티티를 사용한다는 말은 진실하지 못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또는 “현재 우리 사회의 투명성 수준은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아이덴티티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커크패트릭는 “주커버그와 동료들은 사람들이 항상 일관성있게 행동하고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는 편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리라고 믿었다”고 전합니다.

이말이 사실이라면, 마크 주커버그는 단순히 인터넷 서비스 운영을 넘어 인간의 다중성이라는 본성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싸이월드는 인간이 다중 인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1촌을 그룹별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똑같은 1촌이라도 1촌 그룹을 설정하면 싸이월드에서는 특정 1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나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가 처음부터 이런 기능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이 이런 기능을 요구했기 때문에 추가된 것입니다. 싸이월드는 이용자들의 다중인격 요구를 수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는 둘다 SNS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저의 가치관은 이처럼 매우 다릅니다.

현재는 페이스북의 가치관이 인터넷 세상에서 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집단의 친구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쾌락(?)이 언제까지나 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영국의 과학 ·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리타 카터(Rita Carter)는 ‘다중 인격의 심리학(2008)’에서 “인간은 누구나 마음 속에 여러 인격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억지로 부정하거나 하나로 통합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고 말합니다.

때문에 미래의 페이스북의 운명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 다중 인격과의 싸움에 달려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페이스북에서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저 같은 수많은 다중인격자들은 페이스북이 ‘투명한 인격’을 강요하는 것에 지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에 글 하나, 사진 한 장 올릴 때 200명 가까운 친구들을 상기하면서 모두가 봐도 괜찮은 것인지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봐도 되는 내 모습, 포장된 내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면 특정 그룹과만 페이스북 친구를 맺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이런 현상은 지금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1/04/05 13:32 2011/04/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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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업계나 언론에서 네이버의 폐쇄성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크게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폐쇄성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폐쇄성이 고객 만족도를 떨어뜨리거나, 서비스 경쟁력을 저하 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폐쇄성도 하나의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애플은 매우 폐쇄적인 앱스토어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각종 보안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고, 애플 자체의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네이버도 외부 웹 검색보다는 내부DB검색에 치중하면서, DB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 전략이 들어맞았습니다. 이런 전략은 네이버를 국내에서 압도적인 검색시장 1위로 만들었고, 이제는 지금은 다른 경쟁사들도 이 전략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출시한 네이버 미(me.naver.com)을 보면서 ‘네이버의 폐쇄적 전략은 여기가 한계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네이버의 폐쇄적 전략은 내부 자산을 유출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식IN이라는 막강한 데이터를 홀로 향유하면서,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검색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는 네이버 외부보다 내부에 더 많은 콘텐츠와 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용자들은 네이버 안에서 뉴스와 블로그, 카페, 지식IN만으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네이버 미’는 네이버 이 같은 장점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의 산물입니다. 네이버 메일, 카페, 뉴스, 블로그, 지식인, 미투데이, 해피빈 등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의 모든 콘텐츠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여기서 놀까요? 요즘 재미있는 것은 다 밖에 있는데 말이죠. 특히 요즘은 소셜네트워킹 시대입니다. 친구들은 페이스북에, 트위터에, 싸이월드에 있는데 ‘네이버 미’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미투데이가 네이버의 계획처럼 성공한다면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네이버를 두고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유를 종종 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입맛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네이버가 양식한 해산물에 흥미가 떨어진 것입니다. 네이버가 아무리 금이야 옥이야 기른 생선이더라도, 사람들은 맛있는 해산물이 있는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새로운 맛있는 해산물을 기르던가, 아니면 다른 해산물이 내 양식장에 들어 오도록 문을 열어야 합니다. 물론 문을 열면 네이버가 키운 해산물도 밖으로 빠져 나갈 것입니다. 내 해산물들은 그대로 지키고, 다른 해산물만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새로운 해산물인 ‘미투데이’는 아직 별 맛이 없고, 외부의 훌륭한 해산물도 네이버에서는 맛 볼 수 없습니다. 네이버 미는 여전히 기존 네이버 양식장의 해산물을 좀더 맛있게 요리하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네이버측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me구독’ 버튼을 오픈API로 공개해 외부 웹사이트나 게시판 등의 콘텐츠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의 변형일 뿐입니다. 표준인 RSS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는데, 웹사이트 몇 개, 게시판 몇 개 더 구독할 수 있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지금 네이버에 필요한 것은 친구입니다. 네이버 미 안에서 함께 놀 친구들을 만들지 못하고, 구경거리만 늘어 놓는다고 해서 소셜네트워킹이라는 현재의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긴 어려울 듯 보입니다.
2010/12/17 10:46 2010/12/17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