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삼성SDS가 통합생산관리솔루션(MES) 업체 미라콤아이앤씨(이하 미라콤)를 인수한다는 것입니다.

미라콤은 국내 MES 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으며, 독일,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한 건실한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최근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SDS가 새로운 SW 회사를 인수하는 것 자체는 놀랍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미라콤이라는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경쟁자인 하이닉스 반도체(이하 하이닉스)와 미라콤이 아주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미라콤의 창업자인 백원인 대표는 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출신이고, 지난 2004에는 하이닉스가 보유한 현대정보기술 27.5%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하이닉스는 미라콤의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MES 시장을 확산시킨 것이 반도체 공장들이었고, 미라콤은 이 중 하이닉스에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국내 MES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라콤은 자사의 고객사례를 이야기할 때 언제나 하이닉스를 맨 앞에 세웁니다.

이처럼 하이닉스와 형제관계나 마찬가지인 미라콤이 삼성SDS로 넘어가 버린 것입니다. 하이닉스는 어떤 기분일까요?

단지 기분 문제가 아닙니다. 미라콤은 오랫동안 하이닉스와 함께 MES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하이닉스의 생산관리 프로세스를 미라콤이 알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 이는 하이닉스의 생산관리 프로세스가 삼성SDS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공장의 쓰레기통 위치까지도 경쟁사에는 비밀에 부쳐야 할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회사의 생산관리 프로세스 자산이 통째로 경쟁사에 넘어가는 걸 하이닉스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도, 미라콤도, 삼성SDS도 이 문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발언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점을 반증하는 듯 보입니다.

물론 이 문제가 하이닉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하이닉스 이외에도 LG전자 등 다양한 삼성전자 경쟁사들이 미라콤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삼성SDS는 미라콤 인수로 경쟁사들의 생산관리 노하우를 한 방에 얻을 수 있다는 속셈이 있었을까요?
2011/03/22 16:45 2011/03/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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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삼성SDS가 티맥스코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티맥스코어는 ‘티맥스윈도’라는 운영체제(OS)를 만들고 있던 회사입니다. “OS시장에서 MS를 넘겠다”고 큰소리 쳐 왔지요.

그러나 결국 3년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한 때 600명이 넘는 개발인력을 고용했고, 지금도 200명 이상이 운영체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결국 시장에 제품을 내 놓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 티맥스코어는 티맥스소프트에 큰 상처를 안겼습니다. 두 회사는 직접적인 지분관계는 없지만 창업자(대주주)가 같기 때문에 한 회사처럼 움직여왔고, 티맥스코어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티맥스소프트는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티맥스소프트가 현재 6개월 이상 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지경에 빠진 1차적인 원인도 티맥스코어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합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 구글의 검색사업, MS의 운영체제 사업 등은 모두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성공한 CEO들은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모든 도전을 칭찬해야 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CEO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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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티맥스의 OS개발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니 무모한 도전을 이끈 박대연 회장을 비난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래도 도전은 아름다웠다’며 격려를 해야 할까요?

티맥스 박대연 회장은 항상 “할 수 있다” “이미 90%이상 완성됐다”고 장담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냉혹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대연 회장을 ‘몽상가’라고 비판하거나, 더 나쁘게는 박 회장의 ‘아집’이 티맥스를 망쳤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티맥스 윈도가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티맥스가 아무리 열정적으로 개발에 몰두한다고 해도 20년 이상 먼저 시작한 MS보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슷한 것을 만든다고 해도 이미 독점된 시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국심 마케팅으로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에 조금 팔 수는 있겠지만, 티맥스라는 대한민국 1위 소프트웨어 업체의 운명을 걸 정도로 큰 시장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저는 티맥스의 OS 개발은 ‘오판’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 같은 예상이 잘못됐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티맥스가 당장 내 PC에서 MS 윈도를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멋진 제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코어가 운영체제 개발에 거의 올인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를 ‘도전정신’으로 이해해야 할지, 아니면 ‘무모함’으로 봐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티맥스의 도전은 ‘무한도전’이었을까요? ‘무모한 도전’이었을까요?
2010/06/17 16:25 2010/06/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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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던 티맥스소프트의 매각을 둘러싼 소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웬만한 대형 IT업체들은 다 매각 주체로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급되는 회사들 모두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티맥스코어 인수?

가장 대표적인 소문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티맥스윈도(운영체제) 개발사인 티맥스코어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것입니다. 200억원, 300억원 등 금액은 말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삼성전자가 애플 등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역량, 특히 모바일 운영체제에 대한 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가설은 꽤 개연성이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26조원의 시설 및 R&D 투자계획에 티맥스코어 인수도 포함돼 있다는 추측까지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가설은 분명 개연성이 있지만 확인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티맥스코어 인수는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티맥스는 잔뜩 움츠린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SDS, 티맥스소프트 인수?

또 다른 소문은 티맥스소프트가 삼성SDS에 인수된다는 것입니다. SK C&C와 삼성SDS가 티맥스소프트 인수를 검토했고, 삼성SDS가 인수키로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티맥스소프트는 다양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 등 일부 제품은 국내시장 1위를 달리고 있고, 프레임워크도 다양한 산업에 많이 쓰였습니다. 금융, 공공, 통신 분야에 많은 고객이 있고, 그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쌓은 인력들도 있습니다.

삼성SDS가 티맥스소프트에 욕심을 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삼성SDS와 티맥스소프트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삼성SDS 한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갈했습니다. 티맥스소프트측은 “매각이 아니라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도 티맥스소프트 매각과 관련된 소문들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매각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티맥스소프트가 회사 자체를 매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티맥스소프의 부채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지난 2009년 12월 31일 결산결과 티맥스소프트는 순손실 677억원이 발생했습니다. 회사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372억억원이나 많고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을 200억원 이상 초과하고 있습니다

저 많은 부채를 다 떠안으면서까지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할 회사가 있을가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또 핵심인재 중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는 면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재의 WAS 솔루션을 있게 만든 인물도 현재 KT와의 합병회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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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박대연 회장이 쉽게 대기업에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도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회사를 이렇게 만든 책임이 박 회장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지만,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를 키우기 위해 쏟은 정열과 열정을 생각한다면 쉽게 회사를 넘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품별 매각은 가능할까?

가장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제품별로 매각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티맥스소프트는 무수히 많은 기업용 SW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전혀 어필하지 못하는 제품도 있지만, WAS 같은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제품도 있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중 하나는 티맥스소프트가 WAS만을 매각한다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생각하고 있는 가격도 꽤 비싸더군요.

티맥스소프트가 경영 컨설팅을 받은 결과, 제품별 매각을 하는 방향을 모색할 것을 권유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박대연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0년 이상 모든 것을 바쳐 개발한 소프트웨어들을 매각하고 남은 껍데기인 회사만 가지면 뭘 하겠습니까.

박 회장은 아직 투자를 받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중국∙미국 등 해외투자유치가 진행 중이므로,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과연 수 많은 소문의 결론은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2010/05/27 15:55 2010/05/2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