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정보를 저장하고, 빠르게 계산을 하는 역할을 하지만 가치를 판단하지는 못합니다. 어떤 것이 좋은 정보이고, 쓰레기 정보인지 컴퓨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사람이 알고리듬을 만들고 컴퓨터가 이를 계산해 가치판단의 결과를 도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랭킹 알고리듬인 ‘페이지 랭크’는 수 많은 웹 문서 중에 검색결과 중 어떤 것을 맨 위에 보여줄 지 결정합니다. 구글의 이 알고리듬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랭킹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글의 알고리듬이라도 콘텐츠의 가치 자체를 평가하지는 못합니다. 검색어와의 연관도 정도를 평가하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인터넷 회사들은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는 ‘평판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에 댓글을 달면 ‘추천’이나 ‘반대’를 통해 그 댓글을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베스트 댓글’로 선정돼 상위에 배치되곤 합니다.

이는 컴퓨터가 댓글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 평가하도록 한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추천한 댓글이라면 좋은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좋은 콘텐츠를 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 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영화 사이트나 온라인 서점의 별점 평판은 사용자들의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웹 상의 평판 시스템은 특정 플랫폼에 갇혀 있습니다. 특정 사이트에서만 적용되는 평판 시스템인 것입니다.

이 가운데 최근 주목할만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정 도메인이나 플랫폼을 넘어 웹 전반의 평판 시스템으로 자리잡으려는 시도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이며, 또 하나는 다음의 ‘뷰(VIEW) 추천위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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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 된 것은 뷰 추천위젯입니다. 뷰 추천위젯은 다음이 운영하는 메타 블로그인 ‘다음 뷰’의 베스트 글을 선정하는 기준이 되는 평판시스템입니다. 다음 뷰 베스트글에 선정되고자 하는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에 뷰 추천위젯을 자발적으로 달았습니다.

이에 힘입어 다음측은 이제 뷰 추천위젯을 ‘다음 뷰’라는 플랫폼을 넘어 웹 전반의 평판 시스템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뷰 추천위젯 퍼가기’라는 기능을 통해 다음이나 티스토리 블로거가 아니더라도 뷰 추천 위젯을 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 블로그에도 뷰 추천위젯이 달린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블로그 이외에도 카페, 아고라 등 다양한 콘텐츠에 뷰 추천위젯 설치를 달 수 있습니다. 다음측은 이용자들이 좀 더 다양한 콘텐츠에 뷰 추천위젯을 달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언론사 뉴스에도 뷰 추천위젯을 달기를 종용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지 않은 언론사들은 뷰 추천위젯을 설치해야 뉴스 검색 결과에 노출키로 한 것입니다.
 
아직은 블로그 중심이지만, 다음의 이 같은 노력으로 뷰 추천위젯이 국내 웹 환경의 표준 평판 시스템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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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좋아요’는 당초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이나 단체를 추천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페이스북 외부의 게시물에도 ‘좋아요’를 달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저의 블로그에 달려있는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을 블로그 독자가 누르면, 그 독자의 프로필에 이것이 표시되고 그의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외부의 웹 콘텐츠를 페이스북 내부로 끌어올 수 있고, 외부 정보에 대한 평판정보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이 평판 정보를 검색에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현재 국내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블로거들이 앞다퉈 ‘좋아요’ 버튼을 블로그에 설치하고 있고, 언론사들도 머지 않아 이 같은 움직임에 편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페이스북의 놀라운 상승세를 감안하면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의 힘도 더욱 막강해질 듯 보입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좋아요’의 힘은 단순 온라인 평판을 넘어 ‘소셜 네트워크’로 구성된 온라인 평판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추천이 많은 것이 아니라 내 친구들이 추천한 것이라면, 그 콘텐츠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영화의 네티즌 별점이 아무리 높아도 크게 신뢰되지 않지만, 내 친구들이 추천을 많이 한 영화라면 다를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소셜 평판은 어쩌면 온라인 상의 콘텐츠, 상품, 서비스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지도 모릅니다.
2010/11/18 17:43 2010/11/18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