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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2 제2의 머큐리가 필요해 보이는 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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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6억 달러, 영업이익 7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 21.2%.

이는 지난 회계연도(2009년 11월~2010년 10월) HP 소프트웨어 그룹이 거둔 성적입니다. 얼핏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영업이익 21.2%는 HP 전 사업 영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HP가 최근 소프트웨어 타령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입니다. HP 스스로 SW 회사임을 강조했고, SW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재무적 진전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HP의 소프트웨어 사업 규모는 회사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HP의 최대 맞수 IBM은 2009년 SW 매출이 220억 달러입니다. HP의 36억 달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HP의 목표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키우는 것입니다. 최근 HP의 수장으로 부임한 레오 아포테커 회장은 인수합병과 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는 SAP 전 회장으로, 소프트웨어 사업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아포테커 CEO는 M&A를 통해 소프트웨어 매출을 두세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HP의 ‘절친’ 오라클마저 HP 곁을 떠나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없이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IBM, 오라클(썬 인수)과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HP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단숨에 올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은 ‘인수합병’입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기술과 고객, 제품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HP 소프트웨어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머큐리 인터랙티브(이하 머큐리)’입니다. HP는 지난 2006년 IT관리 업체 머큐리를 인수한 이후 SW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바 있습니다.

머큐리 인수 이전 HP 소프트웨어는 그저 시스템관리나 네트워크 관리 정도의 회사로 치부됐었습니다. 하지만 머큐리 인수 이후 IT관리 분야에서 최강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HP 소프트웨어는 머큐리의 제품과 기술뿐 아니라 ‘비즈니스 기술 최적화(BTO, Business Technology Optimization)’ 전략까지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HP 소프트웨어는 머큐리 인수 이후 1년만에 250%라는 비약적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물론 HP는 최근에도 여러 SW 업체를 인수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아크사이트를 15억 달러에 인수했고, 그 전에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포티파이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자동화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트라타비아도 인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HP 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쟁력을 한 번에 두 배, 세 배 올려줄 수 있는 업체들은 아닙니다. IT관리라는 한정적 영역 내에서 부족한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때문에 HP에는 제2의 머큐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HP 내부 인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입니다.

예를 들어 HP는 수년 전부터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를 중요한 소프트웨어 사업 분야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HP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특히 시장에 좋은 BI 업체들이 있었지만, HP는 이를 두고만 봤습니다. 그 결과 비즈니스오브젝트, 하이페리온, 코그너스 등 명성을 쌓은 BI 업체들은 모두 SAP, 오라클, IBM이 인수해 갔습니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데이터웨어하우징(DW) 전문업체 그린플럼은 EMC의 품안에, 속도면에서 최상을 자랑하는 DW 어플라이언스 업체 네티자는 IBM이 가로챘습니다.

HP가 스스로 BI 영역이 중요하다고 천명했지만, 이 분야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활동은 별로 안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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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HP 소프트웨어 최대 행사인 ‘HP 소프트웨어 유니버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HP는 자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SW 전략 분야에 대해 ▲구축(BUILD) ▲운영 ▲보안 ▲저장 ▲분석이라며, 각 분야에 대한 제품 및 기술, 강점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끼기에 유독 분석 분야에는 목소리가 낮았습니다. 한 때 HP 소프트웨어가 자산의 사업 영역을 비즈니스 기술 최적화(BTO)와 비즈니스 정보 최적화(BIO) 나눌 정도로 BI 분야는 HP엔 오래된 관심영역이었지만, 이젠 가장 목소리를 낮추는 영역이 된 듯 합니다.
 
물론 아직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나 테라데이타 등 언급되는 업체들도 ‘아직은’  있습니다.
2010/12/02 08:00 2010/12/0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