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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IT업계에서 전통 있는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주인공은 ‘노벨’. 노벨은 메인프레임 터미널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태치메이트(Attachmate)에 지난 달 인수됐습니다.

굿바이 노벨!

노벨은 지난 1980년에 창업돼 1983년 ‘넷웨어’라는 네트워크 OS로 IT 업계 일약 스타덤에 오른 회사입니다. 넷웨어는 한 네트워크 상의 컴퓨터들이 서로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에는 디스크 공유까지는 가능해도 파일 공유는 불가능했지만, 노벨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한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노벨은 한때 전세계 4위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벨의 기술이 보편적 기술이 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등에 밀려 2000년대 이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노벨은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유명 리눅스 배포판인 지미안(
Ximian) 수세(SUSE)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오픈소스 전문업체로의 전환을 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세는 점점 기울어져 갔습니다.

특히 200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으면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오픈소스에 적대적인 MS와 협력하는 것은 오픈소스 진영에 대한 배신행위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스티브발머 MS CEO는 한 컨퍼런스에서 “리눅스는 MS의 특허를 침해한다”면서 “MS와 지적재산권에 관한 제휴를 체결한 노벨만 예외”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노벨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MS와 제휴를 맺은 것은 MS가 3억4800만 달러를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이었습니다. 잠깐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결국 본질적인 비즈니스 혁신을 이루지 못한 노벨은 이후 4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다가 어태치메이트에 인수됐습니다.

어태치메이트 뒤에 MS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 배후에 MS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해외 한 블로거의 주장에서 시작된 이 루머는 MS가 노벨 이사회를 설득해 어태치메이트에 매각하도록 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노벨의 특허 822건을 MS가 인솔하는 컨소시엄 CPTN 홀딩스에 매각한다는 발표 때문입니다. CPTN 홀딩스는 이전까지 등기정보가 없는 회사로, 이번 인수협상을 위해 MS가 만든 페이퍼 컴패니라는 설입니다.

MS가 이 같은 행동을 왜 할까요? VM웨어가
노벨을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랍니다. 반독점법 때문에 노벨을 직접 인수할 수 없지만, VM웨어의 손에 들어가는 것만은 막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VM웨어는 가상화 및 클라우드 시장에서 MS의 최대 경쟁사입니다.VM웨어가 노벨의 시스템관리 및 보안 기술, 수세 리눅스라는 무기를 가진다면 MS에는 분명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아직 가설일 뿐이며, 진실은 이번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과 MS만이 알 것입니다.

하지만 VM웨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좋은 먹잇감을 놓친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MS가 인수협상 중간에 어떤 행위를 했든 하지 않았든, 노벨이 어태치메이트에 넘어간 것은 MS에는 다행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2010/12/06 16:41 2010/12/06 16:41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 행사에서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윈도 모바일 시리즈에서 실패를 맛 본 MS가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임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MS가 기존 윈도 모바일 비즈니스 중에 버리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격 정책입니다. MS는 윈도폰7을 유료로 판매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윈도폰7의 최대 경쟁자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공짜로 제공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입니다.


스티브 발머 회장은 가격 정책에 대해 “우리는 (SW를) 만들고, 만든걸 판매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발머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주요 플랫폼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는 시각에는 이견을 제시합니다. 오늘날, 저희는 경쟁자가 두 곳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수직적인 구조의 경쟁업체라고 표현하고 싶군요. 저는 이들의 모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기를 판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장치를 만드는 측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합니다. “

애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플은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고 MS는 SW를 판매하는 회사이므로, 비교상대가 아니라는 것이죠.

“저희의 실질적인 경쟁 업체 가운데 무료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곳은 한두 곳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마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러시겠지만, 공짜는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돈을 내게 되기 마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언급하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는 공짜지만 “공짜는 결국 돈을 내게 마련”이라는 주장이군요.

유료판매 정책이 확고해 보입니다.이런  MS의 유료화 정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국내 PMP(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 운영체제 시장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5~6년전 국내에서 출시되는 PMP의 운영체제는 대부분 ‘리눅스’였습니다. 리눅스는 공짜로 이용할 수 있고 소스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가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PMP 업체들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불과 1~2년만에 PMP 운영체제 시장은 MS의 윈도CE가 독식하게 됩니다. 윈도CE는 유료 SW임에도 불구하고 공짜 리눅스를 이기고 시장을 석권한 것입니다.

유료의 윈도CE가 공짜 리눅스를 이길 수 있었던 배경은 ‘쉬운 개발’과 ‘빠른 개발’이었습니다. 당시 PMP 시장의 성공 포인트 중 하나는 ‘새로운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느냐’였습니다.

하지만 리눅스 기반으로 PMP를 출시하려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성능을 최적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그러나 윈도CE는 달랐습니다. 윈도CE 기반으로 PMP를 만들면 윈도 운영체제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비주얼 스튜디오 등의 IDE(통합개발환경)을 통해 통해 손쉽게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PMP 제조업체들은 MS에 비싼 라이선스 비용을 내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신제품을 제 때에 출시하는 것(Time to Market)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또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습니다. PMP 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눈여겨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해 들어 안드로이드 기반의 PMP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리눅스의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공짜라는 점에서 PMP 제조업체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안드로이드가 윈도CE를 대체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MS 윈도CE가 획기적인 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PMP 시장은 안드로이드로 흘러갈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윈도CE가 리눅스에 비해 확실한 가치를 보였듯 윈도폰7이 안드로이드에 비해 확고한 가치가 있다면, 유료 정책에도 불구하고 윈도폰7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윈도폰7이 주는 가치가 안드로이드와 비슷하다면 도폰7의 유료 정책은 MS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PMP 제조업체들이 최근 윈도CE보다 안드로이드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0/02/18 11:33 2010/02/18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