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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소프트웨어(OSS) 업체 레드햇이 매출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돌파했습니다. 10억 달러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산업계에서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수치로, OSS 업체 중에 이를 달성한 것은 레드햇이 최초입니다.

OSS란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다는 말은 누구나 그 기술을 공짜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OSS를 자유소프트웨어(Free Softwar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레드햇은 공짜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10억 달러나 매출을 올린 것입니다. 제2의 봉이 김선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마법과 같은 레드햇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비결은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입니다. 레드햇은 소프트웨어 제품이 아닌 서브스크립션을 팝니다. 서브스크립션이란 구독료, 가입비 등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주로 1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일정 금액을 내고 제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 때 사용합니다.

레드햇의 서브스크립션은 ‘기술지원’에 대한 대가입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아무리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고, 공짜로 쓸 수 있더라도 그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다면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IT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에는 IT전문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또 일반기업들은 혹시 소스코드가 공개된 SW를 쓰면 보안에 위협이 되지 않을지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레드햇은 이런 기업들이 마음 놓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브스크립션 상품을 팝니다. 레드햇의 서브스크립션은 ▲기술지원 ▲인증 ▲유지보수(버그수정, 업데이트, 패치) ▲업그레이드(신규 버전 소프트웨어 설치) ▲고객지원(365*24)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서브스크립션 모델은 레드햇이 처음 고안한 것으로, 오픈소스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 모델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드햇 수준의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업체는 많지 않습니다. 레드햇의 성공은 OSS 업계에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레드햇은 세계적인 리눅스 업체이지만, 리눅스에만 매달렸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레드햇은 현재 기업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상용 SW를OSS로 대체하겠다는 비전을 세워, 이를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x86서버의 등장으로 윈도NT가 인기를 끌자 리눅스로 대응했고, 인터넷 시대에 웹로직∙웹스피어 등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가 필수품으로 떠오르자 제이보스를 인수해 오픈소스 기반의 WAS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화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빅 데이터 흐름에 맞춰 글러스터라는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를 인수했습니다.

그 결과 기업들은 레드햇의 OSS를 통해 기업 전산 시스템을 완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레드햇이 설립된 후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기까지는 약 20년이 걸렸습니다. 여기에는 리눅스의 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레드햇흔 단순 리눅스 업체가 아닙니다. 기업 IT시스템의 모든 스택을 제공합니다.이 때문에 레드햇이 20억 달러를 돌파할 때까지는 훨씬 더 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IT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2012/04/13 13:21 2012/04/13 13:21

세계 1위의 리눅스 배포판 업체 레드햇의 짐 화이트허스트 사장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설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비유는 ‘아메리칸 아이돌’이랍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아메리칸 아이돌 어떤 관계일까요?

지금까지 가수들은 제한된 인재 풀에서 제한된 심사위원이 선발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청자들이 직접 가수 지망생으로 참여하고, 시청자들이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죠.

짐 화이트허스트 사장은 이런 참여 시스템을 통해 탄생한 가수는 제한된 평가를 받은 일반 가수보다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오픈소스의 강점도 '참여'에 있다고 말합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특정 기업의 개발팀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지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원하는 누구나 오픈소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다수의 아이디어를 조합해 만든 것입니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는 대부분 ‘페도라’라는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집니다.레드햇은 페도라에서 만든 리눅스 배포판을 통해 ‘서브스크립션’이라는 지원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물론 페도라는 레드햇의 지원을 받습니다.

레드햇뿐만이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웹서버 ‘아파치’는 아파치 재단에서 만들어지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나 썬더버드 메일 클라이언트는 모질라 재단에서 만들어집니다.

커뮤니티를 통한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오픈소스를 만드는 힘인 것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웹2.0이라는 흐름과 잘 어울리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위키피디아가 빠른 시간 안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사용자들의 참여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입니다.

웹2.0의 화두는 ‘참여’’공유’’개방’이라죠. 오픈소스만큼 이를 그대로 반영한 것도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흐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내에도 알려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잘 알려진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몇 커뮤니티가 있지만 함께 SW 개발에 참여하는 이용자보다는 질의응답, 사용 팁 등을 얻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사용자 커뮤니티의성격이 강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오픈소스들은 아직 ‘아메리칸 아이돌’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삼성SDS 등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소스를 공개한 것이 오픈소스의 대세입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이 아닌 기획사의 철저한 기획 하에 만들어진 ‘걸그룹’이라고나 할까요.


최근에 국내에서 ‘슈퍼스타 K’라는 아메리칸 아이돌과 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슈퍼스타 K’가 등장할 차례가 아닐까요?
2009/11/12 17:54 2009/11/12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