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e-교과서를 아십니까? 정부는 내년부터 기존에 종이책으로 만들어졌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종이책과 함께 PDF 파일로도 함께 만들어 전국의 학생들에게 보급할 예정입니다. 이것이 e-교과서입니다.

하지만 e교과서와 디지털교과서를 혼동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디지털교과서란 기존의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 용어사전 등 교육 콘텐츠를 하나의 태블릿 PC에서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 멀티미디어 자료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정부는 2013년 이후 전국적으로 디지털교과서를 확산할 계획이며, 현재 전국 132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e교과서는 기존 교과서를 단순히 PDF 파일로 만든 것이고,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뿐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학습도구가 포함된 새로운 차원의 교과서입니다.

디지털교과서를 당장 보급하기에는 기술적, 시간적, 예산적 문제 때문에, 일단은 e-교과서를 배포하고 추후에 디지털교과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부의 전략입니다.

그런데 IT의 시각으로 보면 이 e-교과서라는 것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습니다. 단순히 기존의 책을 전자문서로 변환시키는 것이 교육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책가방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효과는 있습니다. 학교에 교과서를 놓고 와도 집에서 컴퓨터로 교과서를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IT를 겨우 책가방 무게 줄이는 데만 쓰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특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e-교과서를 제작하는 출판사에 나눠준 e-교과서 제작 기술 가이드라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듭니다.

가이드는 “e-교과서는 반드시 CD-ROM에서만 실행될 수 있도록 하며, e-교과서의 모든 내용은 인쇄를 제외하고 불법으로 복사, 배포, 수정, 게재(인터넷)할 수 없도록 보안기능을 설정하라”고 돼 있습니다.

또 “서책형 교과서에서 e-교과서로 변환된 내용들이 추후에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여타의 방법을 통해 쉽게 텍스트로 변환해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하라”고도 돼 있습니다.

아이패드, 넷북 등의 확산으로 CD-ROM 자체가 없는 단말기가 늘어나고 있는데, CD로만 줘야 한다는 방침이 어처구니 없어 보입니다. USB 저장장치도 안되고, 클라우드 저장공간도 안됩니다. 친구들과 교과서 콘텐츠를 이메일로 파일을 주고 받을 수도 없고, CD를 잃어버린 친구한테 카피해줄 수도 없습니다.

3G 통신기술과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시점에서 10년 전 IT수준으로 e-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대부분 IT전문가들로 구성된 KERIS가 이런 가이드를 만들었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KERIS의 항변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어제(21일) KERIS는 ‘e-교과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천영세 KERIS 원장은 현재의 e-교과서를 보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했습니다.

천 원장은 “교육정보화 전문기관의 수장으로서 어찌 보면 e-교과서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말을 꺼내면서도 “기술은 한 없는 꿈이지만, 현실은 저 밑에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천 원장에 따르면, e-교과서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저작권’입니다. e-교과서를 CD-ROM으로만 볼 수 있게 만든 것도, 인터넷에서 올릴 수 없도록 한 것도, 파일 복사를 금지시킨 것도 ‘저작권’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서야 인터넷에 올려놓고 원할 때마나 다운로드 하도록 하고 싶지만 저작권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천 원장은 “복제를 허용하면 당장 출판사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소송이 들어올 것”이라며 하소연했습니다. 서울의 한 학교에서 e-교과서를 제공했다가 출판사로부터 8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 받았다는 사례도 들었습니다.

예산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e-교과서는 국.영.수 과목만 제공됩니다. 이는 전 과목을 e-교과서로 나눠줄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무상교육 단계의 초∙중학교의 교과서는 정부가 무상으로 나눠주기 때문에 전 과목을 제공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천 원장은 이 같은 전후 사정을 설명하면서 “욕 먹을 각오하고 e-교과서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약 속에서 탄생한 e-교과서라는 것이 교육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논란이 있습니다. 말이 e-교과서지 그냥 책의 내용을 그대로 모니터로 보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 사이에서도 이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은퇴한 한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책가방 무게를 줄이는 것, 디지털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디지털 파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몸 담고 있는 어떤 분은 시범적으로 e-교과서와 유사한 사업을 했었는데, 전자파일로 공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예산낭비라고 비판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2010/07/22 17:12 2010/07/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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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의 등장이 교육과학기술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디지털교과서 사업의 갈 길을 어지럽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개발을 위해 수백억 원의 혈세를 사용했는데, 아이패드 및 전자책이 등장하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교과서는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서책형 교과서 대신 사용할 미래형 교과서입니다. 정부는 이 교과서를 2013년부터 대대적으로 보급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연구학교를 중심으로 도입하기 시작해 112개 초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면 단순이 문자와 그림만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학습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개발해온 디지털교과서는 PC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윈도나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디지털교과서용 플레이어 및 툴을 개발해, 150만원 상당의 태블릿PC에 담아 일선 학교에 공급하는 것이 디지털교과서 시범사업이었습니다.

아이패드 및 전자책은 정부의 이 같은 접근에 급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이 단말기들은 기존PC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기기들이지만, 디지털교과서에 더 잘 어울릴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도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아이패드 와이패드 모델(16기가바이트)는 499달러입니다. 150만원 상당의 태블릿 PC를 공급해온 기존 사업은 엄청난 돈 낭비를 한 셈입니다.

이 때문인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올해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을 발주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및 전자책이 등장한 마당에 기존 디지털교과서를 계속 추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단말기 가격이 너무 차이나기 때문입니다. 아마 150만원짜리 단말기로 시범사업을 계속 진행한다면 국정감사에서 엄청 시달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교과서 사업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미 윈도 및 리눅스 기반으로 개발된 콘텐츠를 계속 활용하면서도 다양한 단말기의 등장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종류의 단말기가 등장해도 디지털교과서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점점 더 저렴하고 성능좋은 단말기가 등장할 것이고, 학생들의 니즈(needs)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을 이제 탈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주도하게 되면 시시각각 변하는 기술 및 시장 환경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패드의 등장을 예상치 못한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만들고, 단말기나 콘텐츠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결국 정부가 언제쯤 디지털교과서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디지털교과서 예산으로 직접 콘텐츠와 플랫폼을 만들기 보다는 시장을 만들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2010/04/26 15:16 2010/04/26 15:16
만약 학교 수업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를 집에 가져 가지 못하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겠죠? 그런데 요즘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디지털교과서’ 얘깁니다.


디지털교과서는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서책형 교과서 대신 사용할 미래형 교과서입니다. 정부는 이 교과서를 2013년부터 대대적으로 보급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6년부터 연구학교를 중심으로 도입하기 시작해 112개 초교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문자와 그림만으로 구성된 교과서를 통해 공부했지만,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하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교육이 가능해집니다. 수업이 훨씬 흥미로워지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현재 디지털교과서에 사용되는 단말기는 HP의 태블릿PC입니다. 150만원 상당의 고가의 단말기죠.

이런 고가의 단말기를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가지고 다닐 수 있을까요? 물론 불가능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디지털교과서를 때론 잃어버리고, 때론 떨어뜨립니다. 물을 쏟을 때도 있고, 들고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아무리 튼튼한 제품이라도 쉽게 고장 나기 마련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간보다 PC를 손봐주는 시간이 많을 정도랍니다. 때문에 디지털교과서를 집에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지요. 값비싼 태블릿PC를 지켜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입니다.

결국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현재 태블릿PC는 무게가 2㎏으로 책가방 없는 학교를 만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고 150만원짜리 고가 제품이어서 학생들이 집에 가져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요? 아이들이 디지털교과서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자유롭게 이용하면서도 단말기는 가볍고 저렴한 것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저는 ‘데스크톱 가상화’가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데스크톱 가상화란 데스크톱 컴퓨터를 가상화 시켜 서버 안에 넣어두고, 사용자는 서버에 접속해 사용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굳이 비싼 디지털 교과서 단말기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집에 있는 PC로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하면 교과서를 볼 수 있으니까요.

또 단말기는 서버에 접속하는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컴퓨터 사양이 높지 않아도 됩니다. 인터넷이 되는 단말기라면 종류에 관계없이 서버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데스크톱 가상화기술을 기반으로 넷북이나 MID 등의 소형 단말기와 전자펜 등의 주변기기를 이용하면 훌륭한 디지터교과서가 탄생합니다. 교과서를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비싼 단말기도 필요없습니다.

어떤까요? 데스크톱 가상화, 디지털교과서에 고려할만하지 않습니까?
2009/11/16 09:35 2009/11/16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