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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6 공짜 선물 앱과 골드뱅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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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온갖 선물이 공짜!!

오늘 한 스타트업 벤처기업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랙션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한 후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1시에 앱을 열어 상품 광고를 보고 스마트폰을 흔들면, 선착순으로 공짜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당첨 여부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측은 이 앱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광고를 하는 기존의 푸쉬형 광고와는 달리, 소비자가 즐겁게 ‘놀이’에 참여하여 반응하는 쌍방향 형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자는 광고 시청 후 공짜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광고주는 소비자들에게 짧은 시간 동안 자사의 상품 광고를 확실하게 홍보하는 스마트폰 서비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시간 공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스마트폰 광고 플랫폼’이라는 거창한 소개에도 불구하고 저는 왠지 랙션을 보며 ‘골드뱅크’가 떠올랐습니다.

골드뱅크는 국내 1차 닷컴버블을 상징하는 회사 중 하나로, 월 ‘광고를 보면 돈을 드립니다’라는 아이디어 하나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는가 싶더니 각종 구설수에 휩쓸리며 순식간에 무너진 회사입니다.

골드뱅크는 지난 1997년 4월 출범해 대한민국에 IT버블을 일으켰습니다. 창업 1년 반만 8천원의 공모가로 코스닥에 등록했습니다. 이후 골드뱅크 주가는 증시의 폭발적인 활황에 힘입어 단숨에 1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남보다 앞서 시장에 진입한 인터넷 기업이라는 점과 코스닥 열풍이 겹친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나 골드뱅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어발식 사업확장, 경영권 분쟁, 횡령 등 온갖 구설수에 휩쓸리다 상장 11년만에 코스닥에서 퇴출됐습니다.

골드뱅크의 실패는 경영층의 무능과 부도덕성에서 기인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이 실패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골드뱅크의 본질적 실패요인은 광고주에게 가치를 전달하지 못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는 점입니다.

골드뱅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 광고주들은 새로운 광고 플랫폼에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골드뱅크가 창업 하자마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기대에 힘입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골드뱅크는 광고주들에게 이에 걸맞은 가치를 주지 못했습니다. 골드뱅크에 들어와서 열심히 클릭하던 네티즌들은 광고자체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광고를 클릭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으로 광고를 클릭한 것이었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자사 제품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몰려 들어 광고를 클릭해 괜히 광고비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광고에 대한 관심 없이 개인적 욕심을 위해 광고를 클릭하는 행위를 ‘어뷰징(남용)’이라고 해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골드뱅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일종의 어뷰징을 자극하는 모델이었던 것입니다.

최근 NHN비즈니스플랫폼, 오버추어, 구글 등 광고대행사들은 어뷰징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뷰징 때문에 광고주가 불필요한 광고비용을 낭비하게 되고, 이는 광고 플랫폼에 대한 광고주의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골드뱅크가 실패담을 이제 막 꿈을 가지고 일어난 벤처기업에 대입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컴퓨팅, 스마트폰, 클라우드컴퓨팅 등으로 IT업계가 다시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대박을 기대하며 많은 젊은이들이 IT업계에 투신했든 대박 앱을 꿈꾸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제2의 닷컴버블의 징조가 보인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닷컴버블 속에서도 구글이나 네이버는 살아남았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사용자와 광고주에게 모두 유용한 가치를 줬다는 점입니다.

제2의 구글과 네이버를 꿈꾸는 벤처기업들은 사용자와 광고주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보다 세심하게 기획해야 할 것입니다.
2011/05/16 16:42 2011/05/16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