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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0 클라우드 컴퓨팅, IT산업에 재앙인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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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컴퓨터는 5대면 충분하다. 5개는 구글, 마이크로프트, 야후, 아마존, 이베이, 세일즈포스닷컴이다.”

오라클에 인수되기 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CTO(최고기술책임자)였던 그렉 파파도폴라스가 2006년 11월 자신이 블로그에 남긴 말입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서버나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사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 5개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속해 이용료만 내고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티브 발머 CEO도 2007년 “10년 후에는 기업 내에서 운용되는 서버는 없어지고 모든 것이 클라우드 상으로 이동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분합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지 않고 아마존, 구글,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업무에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 센터 내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해 놓고 필요한 부서나 계열사가 이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렉 파파도폴라스나 스티브 발머 CEO의 주장은 앞으로 ‘퍼블릭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들입니다

이들의 발언은 사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게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현재의 IT기업들은 망할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썬마이크로시스템은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왔습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더 이상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사지 않는다면, 현재 비즈니스 모델로는 생존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한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 가며 클라우드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이 같은 판단 때문입니다. 현재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다는 인식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에 콧방귀를 뀌었던 오라클까지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습니다. 오라클의 로버트 쉼프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해 12월 16일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 설명회에서 “현재 사일로 형태의 IT시스템은 그리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거쳐 결국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는 5년 후에 마지막 단계, 즉 퍼블릭 클라우드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과장된 뜬구름”이라던 래리 앨리슨의 오라클까지 퍼블릭 클라우드를 대세로 본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HP나 IBM 등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업들은 “대기업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보다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요한 데이터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고, 퍼블릭 클라우드는 중요성이 떨어지는 업무를 맡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보안을 생명처럼 여기는 기업들이 남에게 자신이 데이터를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전히 대기업들은 자사의 하드웨어를 살 것이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시스템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입니다.

그러나 IT미래 학자 니콜라스 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빅스위치(동아시아, 2008)라는 책에서 전기산업의 예를 들며 이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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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에디슨이 전기를 만들었을 때 모든 기업들은 내부에 발전기를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에디슨은 전기는 기업 내부에서 만들어 쓰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에디슨은 전기를 만드는 기계를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기 산업은 유틸리티 산업으로 발전해갔습니다. 좀 더 멀리 전기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입니다. 대형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면, 이용자들은 그 전기를 끌어다 쓰고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면 됐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기업들이 공장을 돌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원인 전기를 남의 손에 맡기리라고는 생각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외부 발전소 전기를 믿을 수 없다며 내부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국내에서 한국전력의 전기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 쓰는 기업이 있나요? 모두가 퍼블릭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니콜라스 카는 IT도 전기와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내부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과도기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결국은 전기처럼 모든 IT시스템은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으로 그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 현재의 IT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IT시스템이 5개의 클라우드 플랫폼 상에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그렉 파파도폴라스의 전망 대로는 아니더라도, 소수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모든 시장을 장악한다면 이들을 제외한 모든 IT기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IT산업 종사자들에게는 무서운 미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경제 생활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물건에 대한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경험에 대한 접속이 될 것이다. 소유권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접속의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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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종말, 바이오테크 시대 등을 저술한 사회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2001년작 ‘소유의 종말’에 나오는 말입니다.

IT시스템에 대한 소유가 종말 된다면, IT산업도 종말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2011/02/10 12:36 2011/02/10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