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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7 실망스러운 네이버 미…혼자놀기의 진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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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까지 업계나 언론에서 네이버의 폐쇄성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크게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폐쇄성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폐쇄성이 고객 만족도를 떨어뜨리거나, 서비스 경쟁력을 저하 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폐쇄성도 하나의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애플은 매우 폐쇄적인 앱스토어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각종 보안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고, 애플 자체의 생태계를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네이버도 외부 웹 검색보다는 내부DB검색에 치중하면서, DB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 전략이 들어맞았습니다. 이런 전략은 네이버를 국내에서 압도적인 검색시장 1위로 만들었고, 이제는 지금은 다른 경쟁사들도 이 전략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출시한 네이버 미(me.naver.com)을 보면서 ‘네이버의 폐쇄적 전략은 여기가 한계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네이버의 폐쇄적 전략은 내부 자산을 유출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식IN이라는 막강한 데이터를 홀로 향유하면서,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검색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는 네이버 외부보다 내부에 더 많은 콘텐츠와 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용자들은 네이버 안에서 뉴스와 블로그, 카페, 지식IN만으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네이버 미’는 네이버 이 같은 장점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의 산물입니다. 네이버 메일, 카페, 뉴스, 블로그, 지식인, 미투데이, 해피빈 등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의 모든 콘텐츠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여기서 놀까요? 요즘 재미있는 것은 다 밖에 있는데 말이죠. 특히 요즘은 소셜네트워킹 시대입니다. 친구들은 페이스북에, 트위터에, 싸이월드에 있는데 ‘네이버 미’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미투데이가 네이버의 계획처럼 성공한다면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네이버를 두고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유를 종종 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입맛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네이버가 양식한 해산물에 흥미가 떨어진 것입니다. 네이버가 아무리 금이야 옥이야 기른 생선이더라도, 사람들은 맛있는 해산물이 있는 다른 곳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새로운 맛있는 해산물을 기르던가, 아니면 다른 해산물이 내 양식장에 들어 오도록 문을 열어야 합니다. 물론 문을 열면 네이버가 키운 해산물도 밖으로 빠져 나갈 것입니다. 내 해산물들은 그대로 지키고, 다른 해산물만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새로운 해산물인 ‘미투데이’는 아직 별 맛이 없고, 외부의 훌륭한 해산물도 네이버에서는 맛 볼 수 없습니다. 네이버 미는 여전히 기존 네이버 양식장의 해산물을 좀더 맛있게 요리하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네이버측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me구독’ 버튼을 오픈API로 공개해 외부 웹사이트나 게시판 등의 콘텐츠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의 변형일 뿐입니다. 표준인 RSS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는데, 웹사이트 몇 개, 게시판 몇 개 더 구독할 수 있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지금 네이버에 필요한 것은 친구입니다. 네이버 미 안에서 함께 놀 친구들을 만들지 못하고, 구경거리만 늘어 놓는다고 해서 소셜네트워킹이라는 현재의 거대한 흐름에 동참하긴 어려울 듯 보입니다.
2010/12/17 10:46 2010/12/17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