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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어도비시스템즈(이하 어도비)가 모바일용 플래시 플레이어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어도비는 모바일 시장에서 플래시 플레이어 대신 AIR(어도비 통합 런타임)에 집중키로 했습니다. AIR는 플래시를 웹 브라우저가 아닌 독립 애플리케이션처럼 구동하는 기술입니다.


애플이 iOS에서 플래시 플레이어를 거부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마저 윈도8의 매크로 화면에서 플러그인 기술을 차단했기 때문에 어도비의 전략변화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전략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어느 회사든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고, 신제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플래시 개발자들입니다.
 
플래시는 이미 튼튼한 생태계가 구축된 상황이어서, 어도비의 전략 변화는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도비가 모바일용 플래시 플레이어 개발을 중단함에 따라 플래시 개발자도 이제 새로운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플래시 개발자는 이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먼저 모바일 시장을 버리고 PC 시장만 집중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출하량이 PC를 넘어선 현 시점에서 이는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새롭게 떠오른 거대한 시장을 포기하고, 이미 고착화 된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개발자는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웹 브라우저는 포기하고 AIR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노리는 전략입니다. 어도비 플래시 빌더를 이용하면서 AIR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콘텐츠를 네이티브 앱으로 배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플래시 기술은 웹 페이지를 풍부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앱보다 웹으로 배포하는 것이 적당한 콘텐츠도 많이 있습니다.

모바일 상에서 웹 기반의 리치(Rich) 콘텐츠를 포기할 수 없다면 HTML5를 고려해야 합니다. 모바일용 웹 페이지를 플래시가 아닌 HTML5로 만들면 디바이스의 한계 없이 웹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습니다.

플래시에 익숙해 있는 플래시 개발자들이 HTML5라는 기술을 새로 습득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 현재의 HTML5는 플래시 개발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을 그대로 다 웹에 살려내기에는 기술이 성숙지 않았습니다. HTML5는 아직 개발 중이며, 현실에서 적용된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상당수의 플래시 개발자들은 HTML5에 눈을 돌릴 것으로 보입니다. 플래시를 붙잡고 있는 것은 계속 퇴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어도비조차 HTML5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어도비는 플래시 개발자들이 HTML5 기반의 웹사이트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엣지(Edge)와 뮤즈(Muse) 등의 HTML5 개발도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플래시 개발자들이 HTML5로 옮겨갈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입니다. HTML5 개발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상당수의 플래시 개발자들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험을 HTML5를 통해서 그대로 발현할 수 있느냐가 이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1/12/27 09:57 2011/12/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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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소프트웨어의 시대입니다. 애플 쇼크 이후 국내 IT산업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 학계 모두 현재 국내 IT산업의 위기를 소프트웨어에서 찾고 있습니다. IT산업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발언이 이 같은 인식을 대변합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키워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소프트웨어 직무를 별도로 구분해 선발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항상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한때는 최고급 이공계 인재들이 앞다퉈 입학하려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들은 이제 정원을 채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정원은 작년 55명이었지만, 지원자는 45명뿐이었습니다.  

서울대는 '전기•컴퓨터공학부'로 신입생을 모집한 후 2학년으로 진급할 때 전공 분야를 고르게 하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적다고 합니다. 이는 한두 해 문제가 아닙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0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의 정원은 130명이었습니다. 정원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이를 채우는 것이 어렵게 된 것입니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도 마찬가지입니다.  KAIST 전산학과는 2004년 이후 7년 동안 정원을 채워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 대학들의 컴퓨터공학ㆍ전산과 정원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에 지원하지 않는 것은 SW 개발이라는 직종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합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SW개발업을 “3D 직종을 넘어 4D”라고 조소합니다.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에다 꿈이 없어(Dreamless)4D라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는 SW개발자들이 밤낮 없이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반복하고 있으며 수입도 적다며 지적합니다. SW 개발자는 노예라느니, 폐를 잘라냈다느니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습니다. 물론 SW 개발자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는 일에 따라, 근무하는 회사에 따라, 실력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다릅니다.

너무 부정적인 목소리만 크다 보니 마치 SW 개발자의 삶이 지옥인 것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방적 여론이 더욱 더 유능한 인재들이 SW 개발을 외면하는 데 일조를 하게 합니다. 서울대, 카이스트를 비롯한 유수 대학의 SW 관련 학과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는 것은 이런 부정적 목소리만 확대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SW 개발자들이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SW 개발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 지켜가면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표적인 두 명의 개발자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명은 착취의 상징처럼 여겨지는SI(시스템통합)업체에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20년 동한 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두 명은 오랫동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해 왔지만, 폐를 잘라내지도 않았고, 노예의 삶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일을 통해 오손도손 가정을 꾸려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후속 기사에서는 이들 인터뷰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1/10/04 08:59 2011/10/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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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IT 개발자의 과중한 노동과 좋지 않은 처우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동안 IT전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전해졌던 이런 목소리가 일반 미디어까지 전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다음 아고라에 한 개발자가 쓴 글이 네티즌의 관심을 끌기도 했고, 한 금융계열IT업체 노동자가 과한 노동으로 폐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일반미디어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동안 저 역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표현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이 문제제기를 해 왔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반 미디어가 IT개발자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반 미디어들이 IT개발자의 삶을 조명하면서 ‘지나치게 어두운 면만을 부각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 ‘IT가 죽음을 불러왔다’ 등등 극단적 표현과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개발자들은 때로 자신의 현실을 과장되게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3D를 넘어 4D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렵고(Difficult), 위험하고(Dangerous), 더러운(Dirty) 것을 넘어 꿈이 없다(Dreamless)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IT개발자나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는 말일 뿐입니다. 정말 그렇게 힘들고 꿈이 없는 게 아니라 힘들게 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는 하소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IT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꿈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하는 일에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아는 한 분은 언론 인터뷰에서 “IT 신3D 업종”이라거나 “월급 66만원을 받는 이사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서 일하시는 이 분은 제가 알기로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고, IT를 사랑하는 분입니다.

많은 IT종사자들이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은 즐겁게 일하고 있으면서 “IT는 괴롭다”고 말합니다.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IT개발자들의 내면에 “우리 힘들다. 우리 좀 지켜봐 달라”는 인정의 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말들을 곧이곧대로 다 보도할 경우 IT산업을 왜곡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에 등장하는 표현들은 오히려 IT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IT개발자는 일의 노예’라는 보도를 접한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IT개발자를 꿈꾸겠습니까. 결국 IT업계 스스로의 하소연이 오히려 자신에게 부정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혹시 이 같은 보도들이 IT산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어린 학생들에게 ‘IT개발자는 안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가 됩니다.

열악한 조건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고통받는 IT개발자(SI업종을 중심으로)도 있지만, IT를 사랑하고 즐기면서 일하고 있는 행복한 IT개발자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2010/09/03 12:13 2010/09/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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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T분야 유명 블로거의 우메다 모치오는 웹진화론 2편에서 실리콘밸리의 투자가 로저 맥나미의 말을 인용해 “젊은이는 밴티지(Vantage Point) 포인트에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밴티지 포인트란 ‘전망 좋은 장소’를 의미합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구글로 가야 하고, 구글이 안되면 애플로 가라”고 책에는 나옵니다.

아마 개발자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누군 가기 싫어 안 가나’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수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에 구글이나 애플로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개발자는 구글이나 애플 같은 대단한 회사가 아닌 평범한 회사에서 일하기 마련입니다. 국내의 경우도 NHN이나 삼성전자에서 일할 수 있는 개발자는 전체 개발자의 1%도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밴티지 포인트에 가지 못하는 개발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또 어떤 기술을 배워야 기회가 늘어날까요?

제가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기사를 쓰다 보니 가끔 대학생이나 SW개발자를 준비하는 분들로부터 취업 문의메일이 올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공부해야 취직이 잘 되고,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문의에 ‘유행을 역행하는 것을 고려해 보시라’고 답하곤 합니다. 최신 기술, 최근 유행 분야보다는 이미 철 지난 것 같은 기술과 분야에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신 기술, 유행하는 분야에는 경쟁자도 많고, 개발자가 넘쳐나 좋은 대우를 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C++에서 비주얼베이직으로, 자바로, 닷넷으로, 최근에는 오브젝티브C로 유행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흔한 개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뛰어날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당수의 개발자들은 SI 프로젝트에서 소모되곤 합니다.

반면 철 지난 기술로 외면 받고 있는 분야 중에는 많은 조금만 노력해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코볼(COBOL)’이 그 중 하나입니다. 80년대도 아니고 웬 코볼이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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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앱이 대세가 된 2010년에도 코볼은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언어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금융입니다. 국민은행이 최근까지 메인프레임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동부화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도 IBM 메인프레임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메인프레임과 코볼은 한 묶음이죠.

코볼 개발자는 같은 경력이라면 자바 개발자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습니다. 개발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개발자중에 코볼을 배우려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아무도 관심 없는 분야이니만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도 코볼 개발자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잇습니다.

물론 ‘코볼 개발자가 미래 비전이 있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사실 금융권조차 대부분 유닉스로 전환된 상황이고, 앞으로는 x86서버가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비전이 밝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개발자가 경력을 쌓으면서 하나의 언어만 줄곧 파는 것은 아닙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언어의 장벽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됩니다. SW 개발은 결국 로직을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력이 쌓일 수록 언어 스킬은 부수적인 것이 됩니다.

또 점점 업무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코볼로 시작하면 금융권 SW개발능력과 금융산업 업무이해를 동시에 높여갈 수 있기 때문에 미래 비전도 어둡다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철 지난 기술의 예로 델파이를 들 수 있습니다. 델파이도 최근 잊혀져가는 언어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델파이를 낳은 회사 볼랜드도 사라진 마당에 웬 델파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델파이는 여전히 강력한 윈도 클라이언트 개발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의료산업에서 델파이 사용도가 높다고 하더군요.

델파이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데브기어의 경우 올 초 델파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교육생 100%를 취업 보장한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초급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C나 C++ 마저도 구닥다리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더군요(물론 아이폰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사라지겠지만요..)

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미래 지향적 기술이라고 개발자 개인에게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자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2010/04/28 14:36 2010/04/28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