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이어 오늘도 세일즈포스닷컴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 세일즈포스닷컴의 연례 컨퍼런스에서 매우 흥미로운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데이터베이스닷컴(database.com)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SQL 애저’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 출시를 계획 중이지만, 실제로 이와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것은 처음입니다.

일단 아래 소개 영상을 보시죠.

데이터베이스닷컴은 말 그대로 DBMS를 온라인상에서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사내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서버를 사고, 오라클 DB, IBM DB2, MS SQL 등의 DB를 설치했습니다. 또 이를 스토리지와 연결하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이 외에도 고가용성, 확장성을 위해 오라클 RAC 등 디스크 클러스터링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닷컴은 이 같은 모든 귀찮은 작업을 없애주는 혁신적인 서비스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기업들은 더 이상 DB서버를 운영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인터넷만 있으면, DB서버가 무한정 생기는 것입니다.

사실 세일즈포스닷컴이 데이터베이스닷컴을 선보인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이 회사는 ‘포스닷컴(force.com)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서비스(PaaS)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데이터베이스닷컴은 포스닷컴 중 DBMS 영역을 특화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닷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합니다. 여전히 기업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보안입니다. 자신의 목숨 같은 데이터를 남의 손에 맡겨 둔다는 것은 아무래도 꺼림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네트워크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과거 클라우드 DBMS 환경을 구축했을 때 네트워크가 느려지거나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지 대책이 마땅치 않습니다. 기업들은 그저 발을 동동 구르며 해결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멀티테넌트 기술에 대한 논란도 클라우드 DBMS 서비스 도입을 주춤거리게 합니다. 멀티테넌트란 하나의 플랫폼을 여러 사용자가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멀티테넌트가 아니면 클라우드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오라클은 “멀티테넌트는 미친 짓”이라며 정반대 주장을 펼칩니다. 리스크를 분산시키지 않고 한 바구니에 담아둔다는 것이 왠지 불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번 세일즈포스닷컴 컨퍼런스에 참석한 팀 캄포스 페이스북 CIO(최고정보책임자)는 “데이터베이스닷컴이 당장 오라클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당분간 계속 오라클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캄포스 CIO의 이런 전망은 매우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현재로선 자신의 DBMS를 클라우드에 맡길 생각을 가진 CIO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닷컴은 지난 10년간 이런 생각에 맞서 왔습니다. 그리고,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얻었습니다. 현재 포스닷컴 기반으로 18만5000개 이상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8만7000개의 회사가 세일즈포스닷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온라인에서 이용하는 것도 거부감이 컸습니다. 소중한 고객의 데이터를 남의 손에 맡긴다는 우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클라우드 기반의 CRM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최근에도 HP같은 대기업도 CRM을 세일즈포스닷컴으로 교체했습니다.

과연 클라우드 기반 CRM에 대한 인식을 세일즈포스닷컴이 바꿔놓았듯 DBMS 분야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업들은 정말 DBMS마저 클라우드로 이전시킬까요? 그렇다면 오라클은 어떤 행보를 취할까요?

매우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2010/12/13 15:53 2010/12/13 15:53
이번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연례 고객 컨퍼런스인 ‘드림포스(Dreamforce) 2010’이 개최됐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업체로, 최근에는 플랫폼 서비스(PaaS)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드림포스 행사는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외신을 통해 행사를 살펴보면, 이번 행사의 주제는 올해도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특히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드 컴퓨팅 선도 기업답게 ‘클라우드 2’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클라우드컴퓨팅이 버전1이었다면, 이제는 버전 2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CEO는 팀 오라일리가 웹2.0을 소개할 때처럼 서비스들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클라우드 2를 설명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를 들어, 클릭을 통해 이용하는 것은 클라우드 1이고, 터치를 이용하면 클라우드 2라고 그는 설명합니다. 또 아마존이나 야후가 클라우드 1이라면, 페이스북은 클라우드 2입니다.

이와 같은 탭 vs 피드, 대화 vs 비디오, 끌어오기 vs 밀어주기, 창조 vs 소비, 위치모름 vs 위치기반, 데스크톱 vs 스마트폰∙태블릿, 윈도∙맥 vs 코코아∙HTML5 등이 그가 설명하는 클라우드 1과 2의 차이입니다.

모바일과 소셜을 포함하고, 비용을 낮췄으며, 사용이 훨씬 간편하고 항상 이용 가능한 것이 클라우드 2.0이라는 것입니다.

Cloud 1

Cloud 2

Type/Click

Touch

Yahoo/Amazon

Facebook

Tabs

Feeds

Chat

Video

Pull

Push

Create

Consume

Location Unknown

Location Known

Desktop/notebook

Smart phone/Tablet

Windows/Mac

Cocoa/HTML 5


베니오프 CEO는 또 클라우드 컴퓨팅을 IT산업의 민주화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IT환경에서 IT투자 여력이 많은 대기업은 좋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중소기업은 IT투자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IT시스템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용하는 IT시스템의 레벨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든 회사가 평등하게 IT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민주화를 이룬 것이라고 베니오프 CEO는 주장합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베니오프 CEO는 기조연설에서 약 2만명의 청중들을 향해 “자신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로 외쳤습니다. 그러자 절반 가량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를 보면서 “이것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의 민주화”라고 말했답니다.

베니오프 CEO의 흥미로운 주장 중 하나는 그가 프라이빗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그것은 클라우드가 아니다”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IT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분합니다. 아마존이나 세일즈포스닷컴, 윈도 애저 플랫폼 등의 대중 서비스는 퍼블릭 클라우드라고 불리며,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 센터에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놓고 활용하는 것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분됩니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기업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외부업체에 위탁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국내에서는 많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들은 하드웨어를 왜 아직도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당신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야기하면서 박스를 사라는 회사를 믿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오라클, IBM, HP 등 전통적 IT업계의 강자들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습니다.

즉 퍼블릭 클라우드만을 인정하는 베니오프 CEO는 클라우드 원리주의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0/12/09 17:58 2010/12/09 17:5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 상반기까지 KT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풀어놓을 때 그저 ‘유행에 편승하려는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클라우드(uCloud)’ 서비스 정도를 내 놓고 대대적으로 ‘클라우드’ 홍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룡기업 KT니까요. 공룡은 원래 몸집이 커서 느리고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이 공룡이 아이폰을 받아들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더니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8일 KT의 클라우드 전략 발표는 KT가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회사가 정말 클라우드 컴퓨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한발한발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KT는 이날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보유한 넥스알을 인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시트릭스와 제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관련기사 KT, 제휴•인수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 확대)

넥스알은 규모는 작지만 국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술을 보유한 몇 안되는 업체입니다. 대용량 데이터 분산 저장 및 처리를 위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하둡’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넥스알의 기술이 KT의 지원을 받으면 적지 않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MS 및 시트릭스와의 제휴를 맺은 것을 보면 KT가 클라우드 데스크톱(데스크톱 가상화)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KT가 아이패드를 출시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매우 이 같은 접근은 매우 참신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웹이나 e북 등 콘텐츠를 소비할 때는 매우 유용한 단말기이지만, 이를 가지고 업무에 이용하기에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업무에는 윈도와 엑셀, 파워포인트가 있어야 제 맛이지요.

하지만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면 아이패드에서도 얼마든지 업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트릭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클라우드 상의 데스크톱에 접속할 수 있는 리시버를 제공합니다. 윈도 기반의 내 업무용 컴퓨터를 클라우드(중앙서버)에 두고, 아이패드를 이용해 접속해 쓸 수 있습니다. 이는 즉 아이패드를 스마트패드인 동시에 일반 노트북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KT는 아이패드 출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아이패드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실행시킨 사진을 써서 비웃음을 산 적이 있습니다. 아이패드에서는 IE가 실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면 이것도 가능합니다. 아이패드에서 어도비 플래시 동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MS의 오피스 365 서비스도 KT를 통해 국내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MS 오피스 365는 기존의 BPOS(Business Productivity Online service)가 새롭게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MS 워드, 파워포이트, 엑셀, 아웃룩 등을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직 MS의 오피스 365가 국내외에서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사무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MS의 저력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시대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목천 데이터 센터를 통한 인프라 서비스(IaaS), 비즈메카와 유사한 플랫폼 서비스(PaaS), 시트릭스를 이용한 데스크톱 서비스, MS 오피스 365를 통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개인 사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전 영역에 KT가 뛰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외 경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아무런 제약없이 구글 지메일이나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미국에 있어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이 낮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때문에 지금 아시아 지역에는 쓸 만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는 실정입니다.

그 동안 국내에서만 사업을 진행해 왔던 KT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대로 만든다면 아시아 지역시장도 노려볼 만 합니다.
2010/12/08 17:57 2010/12/08 17:57
오늘 흥미로운 서비스를 소개받았습니다.  ‘클라우드 슬루쓰’라는 웹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는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컴퓨웨어’가 만든 무료 서비스로, 각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쓸루쓰에 접속하면 MS의 윈도 애저, 구글의 앱 엔진, 아마존 EC2 등 유명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용성 및 응답시간이 한 눈에 보입니다.  

컴퓨웨어는 이 서비스를 위해 각 클라우드에 자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고 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때의 성능을 측정해 실시간으로 공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30개국에서 클라우드에 접속했을 때 지역마다 어떤 서비스 품질을 보이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그런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을 한 눈에 살펴보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미국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응답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사실상 이용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이미지는 MS 윈도 애저의 응답시간을 한 눈에 나타낸 것입니다. 초록색은 3초 이내에 응답하는 지역이고, 노란색은 3~6초 사이에 응답하는 곳입니다. 빨간색은 서비스 접속에 6초가 넘게 걸리는 지역입니다.

미국의 동부라인은 대부분 서비스 품질이 좋고 미국 서부는 중간 정도의 서비스 품질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모두 6초 이상 걸리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체적으로 보면 유럽은 빨간색이더라도 그나마 좀 나은 편입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은 최악 수준입니다. 일본 도쿄의 경우 11.6초 걸렸고, 호주 시드니는 14.1초 걸렸습니다. 중국 베이징은 무려 19.8초나 걸려 사실상 이용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이는 MS 윈도 애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MS 윈도 애저는 그나마 비교된 10여개의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서 평균 응답시간이 가장 빨랐습니다. 아마존 EC2의 경우 도쿄에서 11.35초, 시드니 17,9초  베이징에서 24.9초가 걸렸습니다.

구글 앱 엔진은 도쿄에서 5.96초가 걸려 겨우 노란색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베이징의 경우 88초나 걸렸습니다. 이는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서비스 응답속도가 늦은 것은 이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센터가 미국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는 서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늦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클라우드 서비스는 미국 국내용 서비스가 아닙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이용 시간이 5초를 넘어가면 사용자들은 참지 못합니다. 업무 생산성도 대폭 감소합니다. 과연 이 같은 불편함을 감수할 기업이 있을까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보다는 지역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10/08/18 17:52 2010/08/18 17:5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2003년 5월 저명한 비즈니스 전문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IT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Matter)는 논쟁적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이 잡지의 저널리스트였고, 이후 편집장까지 역임하게 되는 ‘니콜라스 카’의 글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IT에 대한 칼럼 중에 이처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칼럼은 없었을 것입니다.

니콜라스 카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IT의 개발능력과 보편성이 증가함에 따라 그것의 전략적인 중요성은 감소하게 된다. IT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비용이 될 뿐 경쟁우위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IT업계는 그 동안 IT가 기업 혁신의 원동력이고, 경쟁의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때문에 니콜라스 카의 이 주장이 전 IT업계의 공분을 자아낸 것은 당연했습니다. 빌게이츠, 마이클 델 유명 IT업체 CEO 등이 니콜라스 카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클라우드 바람은 CIO에게 위기”(by 블로터닷넷)라는 기사를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클라우드 컴팅퓨팅이 CIO로 대표되는 기업의 IT부서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즉 앞으로 IT부서는 기업 내에서 전략 및 혁신을 이끌어가거나 지원하는 부서가 아니라, 단순히 비용부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니콜라스 카가 이야기한 IT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말했던 것일까요?

흔히 클라우드 컴퓨팅을 설명할 때 전기를 예로 듭니다.

우리는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집집마다 회사마다 발전기를 두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용한 전기의 양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클라우드 컴퓨팅의 궁극적인 모습도 전기와 유사합니다. 언제든 필요할 때 스위치만 켜면 인터넷을 통해 컴퓨팅 파워,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상태가 클라우드 환경입니다.

즉 컴퓨팅 파워(소프트웨어)를 전기처럼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기가 기업을 경쟁우위에 서게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업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전기는 꼭 필요하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전기 사용을 최소화 해 비용을 줄이고자 합니다.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부서가 있을 리 만무하고, 전기활용전략을 세우기 위한 임원도 당연히 없습니다.

그럼 IT는 어떻게 될까요? IT를 전기처럼 사용하자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면, IT 운명도 전기처럼 될까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앞에서 언급했던 기사의 제목처럼 ‘클라우드 바람은 CIO에게 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8/04 11:28 2010/08/04 11:28
어제(23일) 한국오라클에서는 클라우드 전략 발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오라클, “기존 썬 클라우드 전략과는 달라” )
오라클 본사의 죠지 데마레스트(George Demarest) 전무가 참석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오라클의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오라클과는 좀 안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주도해 온 것이 오라클이기 때문입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마케팅 용어인 헛소리”라거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다 있는 것을 다시 한 군데 몰아넣고 재정의한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자주했습니다.

래리 앨리슨 회장의 이런 비판은 수긍할 만한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과거의 네트워크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유틸리티 컴퓨팅 등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오라클도 언제까지나 비판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속으로는 비록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라고 해도 시류에 편승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관심 없던 오라클이 갑자기 이 시장을 위한 새로운 무기가 생겼을 리는 만무합니다. 입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뭔가 특별한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해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의 클라우드 전략을 중단시켰죠. 오라클은 앞서 썬마이크로시스템이 추진하던 ‘오픈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자로는 나서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제 행사 이후의 각종 보도를 보면 오라클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별 전략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오라클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요약하자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할 때(Public Cloud) 오라클의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단적으로 얘기하면 기업들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팔겠다는 얘기입니다. 기존에 하던 사업과 다를 게 없는 것이죠. 오라클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이든 아니든 이 제품들을 팔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면서 매출을 올렸습니다.

클라우드 전략이라고 거창하게 발표했지만, 기존의 사업에 ‘클라우드’라는 포장을 씌운 것뿐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포장’이라고 보는 오라클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라클은 이미 수년 전부터 ‘그리드(Grid)’를 주창해 왔습니다. 오라클 DBMS 최신 버전인 11g의 'g'가 의미하는 것도 그리드입니다.

오라클은 여전히 그리드를 외치고 싶겠지만, 시대는 이미 클라우드로 넘어가 버렸네요. 물론 그리드 컴퓨팅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리드 컴퓨팅은 오라클이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구글과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이 주도한다는 이미지가 강하죠.

클라우드 컴퓨팅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최신 트랜드를 선도하는 오라클에 대한 이미지를 없애 버렸군요.
2010/02/24 10:24 2010/02/24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