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코가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SAP) 시스템을 오라클에서 SAP로 교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포스코 ERP, SAP로 교체하나)
ERP 업계에서는 매우 깜짝 놀랄만한 소식입니다.
 
더구나 포스코의 오라클 기반 프로세스혁신(PI) 프로젝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ERP 업계에서 오라클이 현재의 위상을 차지하게 된 것도 포스코라는 성공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현재 오라클 ERP의 빅4 고객으로는 대한항공, 포스코, LG전자, KT가 손꼽힙니다. 이중 KT가 이미 오라클을 떠나 SAP 품에 안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만약 포스코까지 SAP를 선택한다면 나머지 기업들도 오라클 품에 남아있으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오라클에게 포스코란…

포스코는 지난 1999년 초 회사 업무 전반을 개혁하는 대형 프로세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오라클과 SAP 중에 어떤 패키지 솔루션을 사용할 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시 전체 정보시스템 구축 예산만 2000억 원에 달했던 어마어마한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ERP 도입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라클과 SAP가 사운을 걸고 포스코 PI 사업에 매달린 것은 당연했습니다. 오라클은 당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6개월간 합숙까지 하면서 수주전을 펼쳤습니다. 결국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오라클이 포스코 ERP 패키지 공급자로 선정됐으며, 한국오라클은 국내외에서 SAP의 경쟁상대로 급부상했습니다.

시스템 구축 작업은 수주보다 더욱 어려웠습니다. 당시 포스코가 도입한 오라클 ERP 제품인 ‘E비즈니스 스위트’는 시장에 막 출시된 최신 제품이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없어 아직 시장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포스코는 최신 기술을 과감하게 받아들였고, 시스템 구축 현황을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이 직접 보고받았을 정도로 오라클 본사에서도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 포스코가 정말 SAP를 선택할까

정말 포스코가 오라클을 버리고 SAP를 선택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포스코 현업 임원들이 오라클보다 SAP를 선호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ERP 시스템 교체에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막상 현실화 될 것인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지난 1999년 1기 PI프로젝트 당시 약 1년 6개월에 걸쳐 투입된 컨설턴트만 1300여명, 도입한 오라클의 제품만 40여개 모듈입니다. 이를 다 SAP로 교체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과 시간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오라클이 포스코의 SAP 선택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포스코에 자사 제품을 공짜로 주는 한이 있어도 SAP로 이동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본사 차원에서도 포스코는 매우 상징적인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오라클은 ERP뿐 아니라 DB, 미들웨어, 서버 등 다양한 세계 정상급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KT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KT도 한국오라클의 빅4 ERP고객이었지만, 결국 SAP로 ERP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특히 당시 KT의 최고정보책임자(CIO)가 한국오라클 대표 출신이었음에도 한국오라클은 KT를 잃었습니다.
 
다만 KT의 경우 KTF와의 통합이라는 변수가 있었다는 점은 좀 다릅니다. KT는 오라클, KTF는 SAP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둘을 통합하면서 SAP를 선택한 것입니다.

현재 포스코가 오라클을 선택할 지 SAP를 선택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아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포스코의 결정은 국내 ERP 업계와 철강업계를 들썩이게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2011/06/13 14:52 2011/06/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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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현재 가장 위대한 IT 기업이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이폰∙아이패드로 스마트한 세상을 열어가는 애플이나 인터넷의 제왕 구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가장 많은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같은 질문에 ‘IBM’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IT업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IBM은 100년 동안이나 IT업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경영학원론에서는 기업의 목적을 이윤 극대화라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사실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오래 생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아무리 이윤이 많이 나도 망하면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미 경제지 포천(Fortune)의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서도 1955년 이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기업은 71개로 생존율이 14%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세계 500대 기업이라면 초우량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초우량 기업의 생존율도 이렇게 낮은데 일반 기업의 생존율은 조사해보지 않아도 훨씬 낮을 것입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오랜 생존을 위한 경영 기법인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기업의 지속적 생존이 어려운 것은 환경변화 때문입니다. 경영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의 운명은 난관에 봉착합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 필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이스트먼 코닥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습니다.

IT업계에서도 무수히 많은 절대 강자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강호를 떠났습니다. 디지털 리서치, 애시톤테이트, 볼랜드, 넷스케이프, 노벨 등 수 많은 IT무림의 고수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현재는 소비자 중심 시대이고, IT산업도 소비자들이 이끌고 있어서 IBM은 일반인들의 인식에서 조금 멀리 있습니다. 하지만 IBM은 IT산업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IBM의 위대함은 변화에 맞춘 혁신에서 나옵니다. IBM의 혁신 사례는 경영학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IBM은 1911년 CTR(Computing-Tabulating-Recording)이라는 회사에서 시작돼 컴퓨터 산업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IBM은 1990년대 IBM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회사지만, 수익률은 떨어지고 조직은 방대해졌기 때문입니다. 1992년 49억 7000만 달러의 손실이 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IBM은 이 위기를 혁신으로 극복했습니다. 방대한 조직을 줄이고 제품 회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큰 마찰이 있었겠지만, 이를 극복해 냈습니다. 결국 IBM은 97년에 모든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고, 무려 80억 달러에 이르는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자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PC사업을 매각하고, 프린터 사업부도 분리했습니다. 대신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PwC를 인수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IBM은 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IBM을 컴퓨터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IBM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IT컨설팅 회사이자 소프트웨어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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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오는 6월 100주년을 맞습니다. 애플, MS는 역사가 40년도 채 되지 않았고, 구글은 겨우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요즘 애플이 각광을 받는 것은 시대를 변화시키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 역시 다른 주체로 인해 변화의 시기가 올 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10년이나 20년 이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애플, MS, 구글이 IBM처럼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IBM과 같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2011/04/14 05:07 2011/04/14 05:07
최근 인터넷 업계에 베끼기 논란이 종종 있습니다. 네이버의 미투데이나 다음의 요즘, 싸이월드의 C로그 등은 트위터 짝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네이버톡도 카카오톡을 표절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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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들 트위터•페이스북 따라하기 급급

이런 논란은 비단 인터넷 업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문화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은 엠넷의 ‘슈퍼스타K’를 따라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서비스를 차용했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은 한국의 싸이월드와 매우 많이 유사합니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페이스북 역시 싸이월드를 참조한 것입니다. 마크 주커버그도 방한해 싸이월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싸이월드는 하늘 아래 새로운 서비스였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싸이월드는 처음에 미국의 식스디그리스닷컴(sixdegrees.com)이라는 회사를 베낀 서비스입니다. 식스디그리스닷컴은 6명만 건너면 전세계 모든 사람이 다 이어진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싸이월드 상징인 아바타도 원래 세이클럽에서 먼저 시작한 것을 싸이월드가 받아들인 것입니다.

싸이월드는 식스디그리스 위에 미니홈피를 더하고, 세이클럽 아바타를 수익모델로 이용해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입니다. 물론 최초로 성공한 SNS 서비스인 것은 분명합니다.

네이버의 울트라 히트 서비스인 지식iN도 역시 네이버가 처음으로 생각해낸 것은 아닙니다. 지식iN 역시 다른 서비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지식iN 이전에 국내에는 디비딕이라는 유사서비스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디비딕은 미국의 하우투(HowTo)를 따라한 서비스였습니다.

그럼 순수창작이 아닌 싸이월드, 네이버 지식iN은 가치가 없는 서비스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새로운가 아닌가가 아니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네오위즈도 세이홈피라는 미니홈피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성공했고, 세이홈피는 실패했습니다. 싸이월드의 1촌은 성공했지만 유사한 개념으로 시작한 식스디그리스는 실패했습니다.

싸이월드 성공의 배경에는 1촌이라는 개념과 미니홈피라는 새로운 서비스, 여기에 아바타와 도토리라는 수익모델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싸이월드를 똑같이 참조했지만 마이스페이스닷컴은 위기를 겪고 있고,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서비스가 됐습니다.

마찬가지로 네이버 지식iN은 성공했지만, 디비딕이나 하우투는 실패했습니다. 네이버 지식iN은 기존의 검색이라는 서비스와 맞물려 ‘지식 검색’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광고도 엄청난 효과가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도 왓츠앱(Whatsapp)을 따라한 것입니다. 왓츠앱은 유료인 반면 카카오톡은 무료로 시작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최근 나오는 베끼기 비판도 이런 맥락에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서비스를 차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가혹합니다. 모두가 처음에는 벤치마킹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이란 독창적인 것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독창성과 함께 유의성이 있어야 창의성이 완성됩니다.

창의적 인터넷 서비스는 기존의 독창적 서비스들을 어떻게 유의미하게 엮어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지켜봐야 할 것은 독창성이 아니라 유의성인 것 같습니다.
2011/03/10 17:36 2011/03/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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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초. 인터넷 혁명이 시작되던 그 시기에 썬마이크로시즈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솔라리스가 탑재된 썬의 유닉스 서버는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었고, 회사에는 자바라는 새로운 무기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썬의 미래는 밝기만 했던 시기죠.

반대로 애플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IBM 호환 PC에 밀린 애플은 거의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5~6달러까지 떨어져있었으니, 바람 앞의 촛불 신세였던 것입니다.

이 때 썬은 애플을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썬의 창업주인 스콧 맥닐리는 그 해 샌디에고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설명회에서 애플 인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인수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애플의 주요 주주였던 투자은행이 썬에 더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스콧 맥닐리는 결국 애플을 포기했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약 썬이 애플을 인수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히트상품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요? 또 솔라리스와 자바를 창조해 낸 위대한 기업이었던 썬이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까요?

스콧 맥닐리는 이에 대해 ‘NO’라고 답합니다.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는 스콧 맥닐리와 썬의 전직 임원인 에드 잰더의 대담이 있었습니다.

스콧 맥닐리는 이 자리에서 “만약 우리가 애플을 매수했다면 아이패드도, 아이팟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그런 계획을 없애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유닉스 서버를 공급해 엄청난 성장을 해 온 썬이 MP3에 관심을 가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썬이 애플을 인수했다면 스티브 잡스 CEO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애플이 위기에 있을 때 스티브 잡스는 픽사를 설립해 디즈니에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스콧 맥닐리는 썬이 무너진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인텔칩을 너무 늦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우리의 실수는 x86용 솔라리스 탑재 머신을 빨리 제공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닷컴 버블이 끝난 후 썬은 10년 동안 계속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는 IBM에 밀리고, 로우엔드 시장에서는 HP나 델에 밀렸습니다.

썬은 “솔라리스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기 때문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평해 왔지만, 고객들은 솔라리스를 구매한 것이 아니라 그냥 썬의 서버를 구매했던 것입니다.

스콧 맥닐리 전 CEO는 “만약 우리가 인텔 펜티엄 칩을 재빨리 채용해 1CPU나 2CPU 탑재 머신에 솔라리스를 넣어 판매했다면 리눅스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우리는 2000년 이후 새로운 궤도에 올라, 구글도 지금 솔라리스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 판단 미스 때문에 썬은 2010년 오라클에 인수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기업이라도 한 순간의 판단미스로 순식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세상을 호령하는 애플, 구글, MS도 결국은 언제나 담벼락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삐끗하는 순간 담장 아래로 떨어지고 맙니다.
2011/03/02 14:39 2011/03/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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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CEO가 언제까지 MS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의 블로그 포스팅을 준비 중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구글의 에릭 슈미트 사장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화제군요.

구글은 공동창업주인 래리 페이지가 오는 4 4일부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관련기사 구글 에릭 슈미트는 왜 CEO에서 물러날까?)

슈미트 사장가 비록 구글 창업자는 아니지만 현재의 구글을 만드는데 엄청난 영향을 미친 인물입니다.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의 3대 축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썬마이크로시스템, 노벨 등을 거친 IT업체 전문 경영인인 슈미트 사장은 기술밖에 모르는 철부지들의 괴짜 집단이었던 구글을 글로럽 IT기업으로 자리매김 시켰습니다.

현재 구글을 만든 1등 공신, 아니 특등 공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측은 이번 인사가 경영진의 책임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래리 페이지가 CEO를 맡고, 세르게이 브린이 신제품 개발을 책임집니다. 슈미트 사장은 앞으로 대외 협상, 제휴, 고객관리, 대 정부 활동과 래리와 세르게이에 대한 자문을 맡는다고 합니다. 소위 고문또는 명예회장이 되는 것입니다. 이젠 뒷방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비칩니다.

아직 이 같은 인사조치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페이스북의 엄청난 성장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구글의 잇따른 실패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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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에 쓰려고 했던 MS 스티브 발머 CEO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스티브 발머도 MS의 창업주는 아니지만 초기부터 MS의 경영을 이끌어 온 인물입니다. 발머 CEO P&G에서 근무하다가 1980 MS에 입사했습니다. 하버드 동창인 빌 게이츠의 제안에 따른 것입니다. 이후 스티브 발머는 MS 성공의 역사를 함께 했고, 현재 MS 회장의 지위까지 올라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MS의 분위기를 볼 때 스티브 발머가 얼마나 더 MS 회장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의문이 듭니다. 애플, 구글 등에 맞서 잇따라 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검색, 모바일, 태블릿PC 등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에서 MS는 제대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동안 MS는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윈도폰7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준비했지만, 시장 대응이 너무 늦었습니다. 윈도폰7은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태블릿PC와 인터넷 검색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MS는 시장 진입이 늦었다 하더라도 금방 선두업체를 따라잡는 기염을 토하곤 했지만, 2000년 중반 이후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워졌습니다.

MS
가 여전히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주가가 현상유지 하거나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스티브 발머 CEO에게는 매우 부담스럽게 작용할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CEO를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주주들로부터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IT전문지 e위크는 스티브 발머 CES 성과는 떠날 준비가 됐음을 입증한다는 노골적인 제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 CEO에게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남아있습니다. 아마존,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앞서나가고 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전히 초기 시장입니다. 우열이 가려졌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특히 MS
는 스스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올인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니 1~2년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조차 리더십을 찾지 못한다면 스티브 발머 CEO는 더 이상 자리를 보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군다나 클라우드 컴퓨팅을 책임져 왔던 레이 오지 CTO마저 MS를 떠났기 때문에 그 책임은 발머 CEO에게 모두 전가될 것입니다.
2011/01/21 14:39 2011/01/21 14:39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 또는 이윤 극대화라는 것은 상식입니다. 요즘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등장해 기업이 무조건적인 이윤추구보다는 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기업 목표= 이윤 극대화’라는 공식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기업가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분의 말이 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상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가 현실의 경영자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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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사장입니다. 제니퍼소프트는 APM(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이 회사 제품은 국내 시장의 확고부동한 1위입니다.

이 회사는 직원이 15명에 불과한 매우 작은 회사입니다. 이 회사 APM 제품이 시장에서 일으키는 매출은 50~60억원 정도입니다. 파트너들의 몫을 제하면 이 회사의 매출은 20~30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매출과 이윤의 규모를 보면, ‘직원 복지’를 논하기 어려운 수준의 회사입니다.

그러나 이원영 사장의 관심은 회사의 매출과 성장에 있지 않습니다. 그의 관심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더 회사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사장은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회사를 파주 해이리 마을로 이사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각박한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문화 예술인 마을인 파주 해이리에서 문화적 감수성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기획입니다.

단순히 이사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지하에는 수영장을 만들고, 1층에는 정원과 카페를 구성할 계획이랍니다. 사내 유치원을 만들어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문화예술 환경에서 생활한 후, 저녁이 되면 함께 퇴근하도록 하겠답니다.

불과 직원 15명인 회사에 수영장은 웬 말이고, 유치원은 또 무슨 허황된 망상이란 말이냐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언젠가’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회사를 이전할 부지를 확보했습니다. 땅이 어는 겨울이 지나면 공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직원들은 이미 모두 회사 이전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허황된 꿈처럼 느껴지나요?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절대 허황된 꿈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허황되게 느껴지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직원에게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일 뿐,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기업들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사장은 SAS인스티튜트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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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 인스티튜트는 1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꼽힌 회사입니다. 구글도 SAS의 모델을 벤치마크 해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됐다고 합니다.

흔히 ‘고객은 왕’이라는 말을 하지만, SAS는 ‘직원이 왕’인 회사입니다. 4000명 이상 근무하는 SAS의 캠퍼스(사옥)에는 유아원이 두 개, 병원이 있습니다. 4명의 의사와 20명의 간호사가 상주한다고 합니다. 전 직원은 개인 사무실을 사용하고 식당에는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를 합니다. 수영장 등 체육시설과 마사지실, 미용실 등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야근도, 정년퇴임도, 해고도 없습니다.

직원 복지에 투자하다 보면 이윤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윤이 줄어들면 재투자가 적어지고, 결국은 회사 이윤이 사라져 직원 복지를 줄이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SAS는 창업이래 30년간 한 번도 적자를 경험한 적이 없으며, 연평균 8.8%의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이원영 사장은 “SAS 사례에서 보듯 허황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제니퍼소프트를 SAS처럼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돈을 많이 벌면 나중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직원 15명에 불과한 지금부터 시작한답니다.

이 사장은 직원에 대한 투자가 회사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답니다. 직원들이 어느 회사보다 능동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고, 위기에 대처하는 역량도 다른 회사에 비해 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사장은 “기업의 목표는 이윤극대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옛날 부족국가 시절에 한 부족의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맡아 부족의 삶을 유지했듯이 기업은 구성원들이 삶을 유지하는 하나의 시스템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과연 이 사장의 계획은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매우 궁금합니다.
2010/10/22 16:41 2010/10/22 16:41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하루하루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소셜네트워크는 하찮은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고, 어디에서 식사를 했는지 떠드는 것이 비즈니스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킹도 한 때의 유행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이도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소셜’이라는 트랜드가 잠시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들은 소셜이 웹의 등장과 비견될 정도로 비즈니스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과연 소셜과 기업의 비즈니스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앞으로 소셜과 비즈니스의 만남, 즉 ‘엔터프라이즈 소셜 컴퓨팅’을 주제로 여러 전문가의 목소리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소셜 컴퓨팅] 비즈니스, 소셜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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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관계관리(CRM) 전문가인 류승범 대표(UBCNS 대표 컨설턴트, 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 “콜 센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큼 파괴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새로 생긴 것”이라며 “기업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시장을 읽고 CRM 활동의 해 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CRM이란 ▲가망 고객 발굴 ▲신규 고객 창출 ▲재구매 ▲이탈방지를 위해 기업 내부의 세일즈 및 마케팅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는 활동이다.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도 이 같은 CRM의 원론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원론을 실현해 나가는 방법론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 CRM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기업은 고객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웹사이트, 콜센터, 마케팅 브로셔 등을 만들어 고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정보를 얻기 위해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마케팅 브로셔를 참조해야 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는 이 같은 활동만으로는 고객과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물론 소셜네트워킹 시대에도 CRM 원론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라는 전혀 새로운 채널은 기존의 CRM과 전혀 다른 활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류 대표의 말이다.

“기존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정보를 얻기 위해 웹사이트, 이메일, 콜센터 등의 채널을 통해 기업에 먼저 연락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고객들은 더 이상 기업 웹사이트에 찾아오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저 멀리 소셜 미디어 안에 무리 지어 있으며, 자신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정보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홍보∙마케팅에 대한 신뢰는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기업이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고객의 소셜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장(field)’을 만들어 놓고 고객이 들어오길 기다렸다면, 이제는 고객이 만들어 놓은 장으로 기업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이를 위한 대표적 실천방안으로 “일단 모든 영업사원들은 페이스북에 가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 동안 영업인들은 고객관리를 위해 DM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정기적인 만남을 유지해 왔다. 영업인들의 이 같은 활동은 당장 고객에게 제품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과 좋은 관계(Relationship)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좋은 관계만 유지한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었다.

 “페이스북에서 고객과 만나면 기존에 했던 것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비용은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모든 회원은 가망 고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는 기업에 항상 긍정적 영향만 줄까? 기업 영업 사원이 소셜 미디어에 중요한 기업 기밀을 노출한다거나, 비난 받을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 류 대표는 소셜 미디어는 오로지 관계 유지에만 사용하라고 충고한다.

 “소셜 미디어는 좋은 점이 많지만, 리스크도 매우 큽니다. 한 번 나쁜 소문이 퍼지면 치명적입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밥 먹고, 등산 가자는 식으로 평소의 대화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고객과 관계만 유지하면 성공입니다”

류 대표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분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 기업에 어떤 여론이 형성돼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고, 대처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텍스트마이닝 등의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류 대표는 예상했다.

그는 아울러 소셜 네트워크안에서 고객들의 관계도 분석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CRM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에만 관심을 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과 고객의 관계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얽히고 설킨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누가 ‘빅 마우스(big mouth)’인지 ‘스니저(sneezer,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인지 찾아서 그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집중하면 효과가 높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아울러 최근 일부 기업에서 소셜미디어 응대를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그는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또 하나 앞으로는 기업의 콜센터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 역시 수 많은 고객과의 대화채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응대는 콜센터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기술이 발전할 수록 또다른 새로운 채널이 계속 등장할텐데, 새속 새로운 팀을 만들 수는 없다”면서 “기업 내부에서 고객에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부서인 콜센터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응까지 책임져야 한다
”로 말했다.

“소셜 CRM은 기업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고객들의 관심과 행동을 분석하여 마케팅과 영업, 서비스, 제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전략입니다”

2010/10/07 15:40 2010/10/07 15:40
아마 애플은 현 시점에서 전 세계 모든 IT기업 중 가장 관심을 받는 회사일 것입니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 놓으면, 전 세계 모든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고객들은 애플의 신제품을 조금이라도 먼저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치곤 합니다. 가히 애플의 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애플은 지속가능경영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릿 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전 세계 3000개 기업의 데이터를 취합해 평가하는 글로벌 100대 지속가능기업에 애플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100대 지속가능경영 기업 확인은 여기서)

이 조사는 지속가능경영 리더십, 혁신 능력, 투명성, 에너지 생산성 등 10개 핵심 지속가능경영 성과 지표를 평가해 순위를 정합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 월드(DJSI 월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전문기관들은 애플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일까요?

한 글로벌 IT기업의 한 한국대표는 애플이 지속가능경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프로세스’보다 ‘CEO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더군요. 스티브 잡스 CEO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주가가 대폭 떨어지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애플도 오르지 못하는 글로벌 100대 지속가능기업에 삼성전자가 포함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의성 면에서는 애플과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최상의 프로세스를 구축했기 때문에 지속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공급망관리(SCM) 프로세스가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지난 2008년 비즈니스위크지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소니를 앞섰는지 분석하는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에 대한 대표적인 이유로 삼성전자의 SCM 시스템을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 전 세계적으로 21일치의 TV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급망관리시스템을 통해 프로세스를 혁신한 이후 1주일치를 줄였습니다. 전 세계에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회사의 1주일치 재고가 줄었다는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또 SCM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제품 글로벌 동시 론칭이 가능해졌으며, 신제품 출시 속도도 일본 기업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지난 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잘 단련된 생산과 추격능력을 통해 일본 IT업계를 따라잡았지만, 삼성전자의 성공요인은 기술적인 리더십보다 '속도와 민첩성'에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비록 기술력이나 창의력은 경쟁사에 비해 뒤쳐질지 몰라도 잘 갖춘 프로세스로 인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올 초만해도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대항할 제품을 갖추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갤럭시S는 아이폰과 맞설만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옴니아2 시절만해도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에 가깝던 아이폰이었는데, 갤럭시S를 통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역시 프로세스가 갖춰지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최근 애플, 닌텐도 , 구글 등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창조경영, 블루오션 전략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프로세스 경영은  여전히 놓치지 말아야할 화두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0/07/16 11:42 2010/07/16 11:42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계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7일) 중소기업청이 막연하게나마 국내의 벤처기업 성공률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매출 1000억원 정도면 성공한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런 전제 아래 국내에 성공을 거둔 벤처기업이 242개라는군요. 지난 해에 비해 40개가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조사는 벤처확인제도가 시행된 지난 1998년이후 1회이상 벤처확인인증을 받은 4만39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입니다. 4만397개의 벤처기업 중 겨우 242개만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약 0.6%군요.
그나마 2005년의 78개와 비교하면 4년사이에 3배로 급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벤처기업 성공률이 거의 복권 당첨될 확률과 비슷하군요. 우리나라 청년들이 벤처기업처럼 도전적인 길 대신 공무원 등 안정적인 길을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성공률이 대단히 낮기 때문이죠. 실패했을 경우 신용불량 등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벤처기업 중 5%가 성공한다고 합니다. 벤처기업 성공률도 미국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군요. 또 미국에서는 벤처기업에 실패해도 툭툭 털고 일어서서 다시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히 아쉬운 것은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벤처기업 중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은 10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2008년보다 2개 줄어들었군요.

이마저도 포털, 게임 회사들이고, 순수 소프트웨어 영역의 벤처기업 중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회사는 없군요.

업종별로 보면 첨단소재분야의 섬유,(비)금속 관련기업이 56개, 통신·방송기기 23개, 에너지·의료·정밀 기업은 23개였습니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반영하듯 기계·제조분야 매출 1000억원이상 벤처기업은 57개사에서 25개사로 급감했습니다.

한편 NHN은 모든 벤처기업 중 유일하게 1조원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가 됐습니다.
2010/07/07 16:36 2010/07/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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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목표가 0인 회사가 있습니다. 목표가 0이라는 것은 마이너스를 감수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과연 “기업 존재의 이유(목표)는 이윤 극대화”라는 아주 기초적인 경영학 상식을 벗어난 회사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NHN의 자회사 중 하나인 ‘NHN 소셜 엔터프라이즈(NSE)’가 그 주인공입니다. NSE는 NHN에서 장애인 고용 확대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2009년 2월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이윤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 고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SE는 사회봉사 기관이나 시민단체가 아닙니다. 엄연한 ‘기업’입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매출을 일으킵니다. 법인세를 내고 직원을 고용합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지난 해 2월 출범한 이 회사에는 현재 총 14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 중 10명이 시각 장애인입니다. 이 회사 송영희 대표도 시각 장애인입니다.

NSE는 올 초 드디어 첫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어둠 속의 대화’라는 공연(또는 전시회)입니다.

‘어둠 속의 대화’는 관객들이 불빛 하나 없는 공간에서 안내자(로드마스터)의 인솔하에 각종 공간(시장, 카페, 서점, 공원, 유람선)을 직접 경험하는 체험형 공연입니다. 일종의 시각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오늘 NHN측의 초청으로 이 공연의 맛을 약간 봤습니다. 전체를 관람한 것은 아닙니다. 약 90분 정도의 공연 중 30분 정도를 체험했습니다.

얼핏 보면 아주 단순한 이 체험을 마치고 나면 (저는 불과 30분 체험했을 뿐인데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몰려 오더군요. 인간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이라는 것을 몸으로 깨닫게 하고, 타인이 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이 블로그는 IT관련 블로그이니 자세한 공연평은 자제하겠습니다. 또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다보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꼭 한번 관람하시라는 추천을 드립니다. 저도 조만간 정식으로 다시 관람할 계획입니다.
 
 ‘어둠 속의 대화’는 8명이 짝을 지어 함께 체험을 합니다. 더 많은 인원이 함께 들어가면 한 명의 로드마스터가 인솔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번에 수십명에서 수백명이 입장 가능한 다른 공연과 달리 이 공연이 하루에 받아들일 수 있는 인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측에 따르면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290명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많은 매출을 일으키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2~3번 일반 기획사의 주도로 ‘어둠 속의 대화’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경영악화로 장기 공연에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연이 단기적으로 중단되는 일은 없을 듯 합니다. NSE 뒤에는 NHN이 있으니까요. 앞서 말한 대로 영업이익 목표가 0이라는 것은 마이너스 이익을 각오하고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하지만 NSE가 많은 매출과 이윤을 얻어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일자리보다 좋은 복지는 없으니까요.
2010/02/09 15:45 2010/02/09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