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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9일 윈도8.1 첫 번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윈도XP 지원 종료와 동시에 윈도 8.1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어떻게든 윈도8.1을 되살려 보겠다는 MS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윈도8.1 업데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마우스’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MS는 원래 윈도8.1을 태블릿과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메트로 화면(이 인터페이스의 이름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다)은 태블릿 디바이스를 겨냥한 인터페이스다. 때문에 ‘마우스’가 아닌 손가락 터치로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윈도8.1에는 메트로 인터페이스에서 마우스를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인 것이 마우스 오른쪽 클릭 기능이다. 윈도 8.1 업데이트에서 타일을 오른 클릭하면 바로 ‘시작화면에서 제거’, ‘작업표시줄에 고정’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마우스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것이다.

또 터치를 통해 오른쪽 참을 열지 않아도 검색과 전원에 대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부팅하면 첫 화면의 오른쪽 상단에 검색과 전원 관련 창이 나온다. 이 역시 손가락 대신 마우스의 활용도를 높인 선택이다.

윈도 스토어 앱의 화면에도 변화가 있다. 마우스 커서를 화면 상단에 올리면 제목 표시 줄이 표시된다. 이것은 데스크탑 화면 창과 비슷하다. 바의 오른쪽에는 ‘최소화’ ‘닫기’ 버튼도 있다. 지금까지 앱을 종료하려면 화면 상단에서 하단으로 드래그(또는 손가락으로 슬라이드)해야 했는데, 닫기를 클릭하면 된다. 이 외에도 스토어 앱의 하단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놓으면 작업 표시줄이 표시된다.

마우스의 활용도를 높인 것은 MS에게는 속쓰린 결정이다. MS는 윈도8을 태블릿 디바이스로 키우고 싶었지만, 사용자들은 MS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윈도8을 데스크톱이나 노트북(랩톱)에서 주로 사용했고, 손가락이 아닌 마우스를 사용하고 싶어 했다. 손가락에 최적화 돼 있는 윈도8은 마우스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줬고 윈도8.X가 시장에서 확산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마우스 활용도를 높인 것은 MS의 전략 실패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2014/04/14 14:05 2014/04/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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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9인치 이하 스마트폰 및 태블릿 운영체제를 무료로 공급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존심이 센 기업이다. 한 번 세운 전략을 좀처럼 굽히는 법이 별로 없었고, 그런 시도들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MS가 마음먹고 뛰어든 시장에서는 대부분 1위를 하거나, 못해도 2위 정도는 했다. PC의 운영체제(OS)나 오피스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이고 서버 운영체제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협업 솔루션 등에서도 IBM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MS가 자존심을 버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게 다 ‘모바일’ 때문이다.

이번 주 진행되고 있는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14’에서 MS는 9인치 이하의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의 운영체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MS가 ‘윈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선언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윈도OS는 MS 자존심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MS는 ‘OS는 컴퓨터를 사면 부가적으로 달려오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하던 시절에 “OS는 돈 주고 사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결국 MS의 의도대로 사람들은 OS를 돈 주고 사기 시작했다. OS 무료화는 30년 동안 고수해온 MS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첫 단계다.

‘9인치 이하 디바이스’만 무료OS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은 흥미롭다. 이는 9인치 이하 디바이스 시장에서 도저히 기존 MS 전략이 통하지 않음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료OS를 계속 고수해온 MS는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 외면이 계속될 경우 모바일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MS는 자존심을 버리고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에게 무료OS라는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렇지 않아도 구글에 종속되는 현실에 부담을 느껴온 제조업체들은 MS의 이런 변화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MS는 아직 자존심을 다 버리진 않겠다는 태도다. 10인치 이상의 디바이스에서는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겠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PC 시장은 갈수록 위축될 것이고 안드로이드가 PC 시장으로 슬금슬금 넘어오고 있다. 구글 크롬북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도 나타났다. 바다를 막은 둑에 조그만 구멍이 생겨도 금방 무너지는 법이다. MS가 남은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윈도8.1 신규 업데이트를 통해 시작단추를 완전히 되살린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작은 기능 변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작단추가 상징하는 바는 작지 않다.

MS는 윈도8을 내놓으면서 시작단추를 과감히 없앴다. 시작단추는 그 이전까지 윈도의 상징이었다. MS는 시작단추를 없앰으로써 윈도8이 그 이전의 버전의 윈도와는 완전히 다른 것임을 보여주려 했다. 시작단추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HMI(Human Machine Interface)로 활용하는 PC를 위한 존재였다. 시작단추를 없앤 것은 PC시대를 넘어 태블릿 시대의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MS의 의지를 표상한 것이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윈도8.1에서 시작단추 비슷한 것을 만들었지만, 이는 과거의 그것은 아니었다. MS가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에 세운 전략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MS의 꿈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해온 윈도8 운영체제 비전

그러나 결국 MS는 윈도8.1 업데이트에서 시작단추를 완전히 되살리고 말았다. MS의 의지와 달리 윈도8은 태블릿용 OS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시작단추가 없는 낯선 윈도8은 PC에서마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PC와 태블릿에서 모두 윈도8이 지배하는 MS의 꿈은 아직까지는 좌절 중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낼 MS는 아니다. MS는 한두 번 실패해도 끝내 성공시키는 저력을 보여준 경험이 많다. 자존심은 조금 구겼지만, MS는 여전히 IT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업체이고, 실패를 만회할 무언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기업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2014/04/04 12:08 2014/04/04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