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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어제(5일) 구글이 방통위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구글이 특정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처음이라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구글이 한국에 첫 굴복을 했다면서 방통위를 추켜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방통위 이번 결론은 문제의 본질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구글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구글의 개인정보통합 정책입니다. 이용자가 안드로이드, 지메일, 유튜브, 구글검색, 구글토크 등 구글의 60여 개 서비스 중 하나만 이용해도 이용내역과 사용정보가 공유되는 것이 논란이었습니다. 한 서비스 계정에 로그인하면 여기서 제공하는 정보가 다른 구글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자동으로 결합됩니다. 이를 원치 않는 사용자는 구글에서 떠나야 합니다.

이번에 방통위가 요청한 권고사항은 ▲개인정보 이용목적의 포괄적 기재 및 명시적 동의절차 미비 ▲정보통신망법상의 필수 명시사항 누락 ▲개인정보 취급방침을 수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도 선택권 보장 등입니다.

문제가 됐던 개인정보통합관리의 연기나 금지를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통합관리를 하긴 하되 명시하고 하라는 것입니다.

방통위의 이같은 요구에 구글은 ▲개인정보 수집항목 및 이용목적을 한국이용자에 추가 제공, 웹사이트에 고지 ▲개인정보 취급방침에 누락된 4개 사항과 관련, 이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연락처 등을 명시 ▲개인적으로 계정통합에 반대하는 이용자의 경우, 복수계정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키로 했습니다.
 
구글로서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저 웹사이트에 몇 글자 적어 넣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구글로서는 방통위에 고마워해야 할 판입니다. 유럽은 구글의 정책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미국에서도 집단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새 개인정보 통합 정책에 전 세계적 반발을 맞이하고 있는 구글은 한국에서 드디어 합법을 인정받게 됐습니다.

박재문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장은 "구글의 조치는 한국 이용자를 위해 개인정보 취급방침을 보완하고 이용자에게 충분히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글로벌 사업자가 현지 이용자들에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해당국가의 법령을 존중하기 위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방통위는 구글이 자신들의 말을 들었다고 웃고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진짜 웃는 것은 구글입니다. 그리고 한국 사용자들은 왠지 찜찜한 마음이 들어도 항변할 길을 잃었습니다.

2012/04/06 13:37 2012/04/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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